'My Life/일상'에 해당되는 글 271건

  1. 2012.06.05 Starting a movement!!! 혼자 잘 먹기... 6 by Dansoonie
  2. 2012.05.28 TEDxSeoul에 다녀오다... 4 by Dansoonie
  3. 2012.05.27 Season Day 둘째날 3 by Dansoonie
  4. 2012.05.26 Season Day 첫날 2 by Dansoonie
  5. 2012.05.23 About relationships... 2 by Dansoonie
  6. 2012.05.22 I've grown another habit... 2 by Dansoonie
  7. 2012.05.21 기억과 삶에 대한 고찰... by Dansoonie
  8. 2012.04.19 선정릉 나들이, 그리고 맛있는 오디차~ by Dansoonie
  9. 2012.04.15 새벽에 지구대 다녀오고 대한민국 경찰에 실망하게 된 사연... 2 by Dansoonie
  10. 2012.04.11 운동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The Ridiculously Photogenic Guy를 보며!!! 2 by Dansoonie

며칠 전에 트친중에 혼자 용기내어 쌀국수를 드시러 가시겠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저는 이미 몇번 해본터라 "been there, done that"이라고 리플라이를 날려드리며 용기를 북돋아드렸습니다. 오늘 퇴근하는 길에 마침 집 앞에 있는 삼겹살 집을 지나가다가 향긋한 삼겹살 냄새를 맡으며 트위터에 삼겹살이 먹고 싶다고 올렸더니 며칠전에 쌀국수를 혼자 드셨던  트친께서 "역시 혼자 삼겹살은 아직..." 이냐며 제게 멘션을 보내셨습니다...


순간 오기가 생겼습니다. 마침 지루하고 따분해진 인생, 시트콤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은 인생으로 살고 싶었던 터라 How I met your motherBarney Stinson을 떠올렸습니다... Barney는 분명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반응 했을 것입니다.



혼자 밥을 먹으러 간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닙니다. 혼자 밥을 - 더군다나 삼겹살 같은 음식을 - 먹으면 왕따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혼자 삼겹살 먹는다고 한 순간에 왕따가 됩니까? 이미 왕따였다면 할 수 없지만요... 다 잘먹고 잘 살자고 열심히 일하고 사는건데 왜 먹고 싶은 것을 혼자 먹는데 큰 용기가 필요해야만 할까요? 아! 이 불편한 진실...


어쨌든, 저는 트친님께서 저에게 제안(?)한 도전을 받아들임으로써 어제 올린 포스트(2012/06/04 - [TED Talk] How to start a movement...by Derek Sivers)의 말대로 하나의 변화의 물결(movement)을 만들어 내고자 합니다. 혼자 밥먹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더이상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하는 변화의 물결을 시작합니다.


물론 이런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어제 올린 글에서 처럼 배짱이 필요합니다. 또 도전 과제를 수행하려면 삼겹살이 무지 땡기는 그런 날이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언제 이 도전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실 분이 계시다면 제가 도전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얼마든지 이 변화에 동참해 주세요... 패스트 푸드나 샌드위치, 혹은 국밥같은 메뉴는 혼자 자주 먹기는 하지만 혼자 먹는 것을 상상하기 힘든 메뉴를 혼자 드실 분은 망설임 없이 도전해 주세요~ 그리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시고 트랙백을 남겨주세요...


I will be the lone nut, but you can be the follower and I will treat you well.


P.S. 경기도 분당에 거주하시는 분은 저와 같이 삼겹살을 먹으러 가주셔도 됩니다. 하지만 각자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드셔야 합니다. 식사 후에는 제가 후한 후식 대접을 해드리겠습니다... 콜드스톤 아이스크림이 좋을것 같네요...


Posted by Dansoonie

평소에 TED talk들을 YouTube나 Podcast로 즐겨 보는데 TEDxSeoul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가 신청을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참가 신청서 양식에는 개인을 잘 나타내는 단어 4개를 고르시오. 자신의 분야에서 남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일이 있는지 또 그일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해 주시오, TED에서 사람들에게 말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말들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해 보시오와 같은 단답형 질문이 아닌 내가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얼만큼 노력하면서 사는가에 대해 물어보는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그런 질문들이었습니다. 참가 신청 마감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서 차근차근 생각해 보고 성심성의껏 대답하고 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회사에서 해외 출장 일정이 갑자기 생기고 그 일 때문에 한동안 바빠서 결국  심오한 질문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시간도 없이 참가 신청 접수 기한이 훌쩍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신청인원이 미달 되었는지 추가 신청을 받는다기에 재빨리 어떻게든 신청서를 작성하려고 했는데 그 질문들에 대한 답변 여부가 optional로 바뀌는 바람에(원래 optional 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답변 안하고 신청했는데 운좋게 참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서대문역 8번출구에 있는 서대문 아트홀에 가서 TEDxSeoul을 참관하고 왔습니다. 세 세션에 걸쳐 15번의 talk가 이루어졌고 참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모르고 있던 분야에 대해서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이번 TEDxSeoul의 주제는 장(場) 이었습니다. 어떤 분야를 하나의 마당으로 봤을때 그 마당에서 어떤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해줄 수 있는지 사람들이 그 활동에 얼마나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할 수 있는지가 큰 주제였습니다.


1. 첫 연사는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와 개코였습니다. 자신들의 음악세계가 어떻게 변해왔으며 그 과정을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는지를 말해줬습니다. 힙합정신으로 무장해서 사회 비판적인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기만 하다가 어려움을 겪고 군대를 다녀오고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짐에 따라 긍정적으로 변하고 삶의 여유를 찾게 되었다고 고백한 그들은 자신들의 강연이 부족했으리라 말하면서 자신들이 자신있는 노래 부르기를 통해 부족했던 강연을 들어준 청중들에게 보답하겠다면서 노래도 한곡 불러주고 갔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노래라 잘 호응을 못해줬지만 일단 호응을 해주고 싶어도 new iPad로 촬영중이었기 때문에 뛸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한번 예전에 iPad2를 떨어뜨려 박살낸 기억이 있어서 차마 그 위기를 감수하고 펄쩍펄쩍 뛸 수 없었습니다...


2. 두번째 연사는 황두진 건축가였습니다. 이 분은 세계화(Globalization)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세계화는 하루아침에 되지 않고 자신의 사회에 이바지함으로써 그 첫걸음을 떼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자신이 건축사무소를 차리고 지역사회에 시작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전국으로 진출하고 또 세계로 진출하게 된 과정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세계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먼저 타국의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며 우리의 것을 그들과 나누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와 그들의 차이를 좁혀 나가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 진정한 세계화라고 생각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3. 세번째 연사는 CLO Virtual Fashion의 오승우 CEO CFO 였습니다. 가장 인상깊게 들은 강연중에 하나였습니다. 대학원에서 연구한 옷의 3D 렌더링 기술을 바탕으로 차린 회사를 운영하면서 겪은 일들, 그리고 꿈꾸는 비전을 공유하셨습니다. 마치 실사와 같이 렌더링된 옷을 보여주면서 이것이 자신들이 가진 기술이라고 하면서 옷은 어떤 도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형태로 제작된다고 보여주시면서 각 부위에 해당하는 도면을 실시간으로 편집하면서 최종 결과물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여주는 툴을 개발한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것이 패션계에서 큰 인기를 끌것이라고 확신했었다는데 패션계에서는 예전의 프로세스에 너무 익숙해져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툴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이 있어서 새로운 시장을 찾게 되었다는데 그 시장은 디지털 케릭터를 디자인하는 사람들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업 모델을 바꾸어 툴을 그 목적에 맞게 개선해서 오픈을 했는데 툴이 크랙되었다는 웃지 못할 사연을 들려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통해서 미국의 대형 CG 스튜디오들과 게임 회사들에서 연락이 오고 더 큰 기회들이 찾아오고 있음을 말해주었습니다. 오승우 대표의 꿈은 현실 세계의 옷과 가상 세계의 옷이 하나가 되어 옷을 구입하면 그 옷을 가상세계의 케릭터에 입히고 유통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오승우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제가 예전에 회사에서 같이 일하다가 다른 대기업으로 직장을 옮기신 분께서 이런 비슷한 일을 기획해서 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벌써 몇번 시작했다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는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입장에서 오승우 대표께서 하신 일들을 대충 머리 속으로 그렸고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었는데 결국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은 이 사업 모델이 씨알도 먹히지 않는 패션계 쪽으로만 파고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기술을 개발하는데도 매우 인색하지만 그 기술을 사업화 하는데 있어서도 그 잠재력이나 사업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또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일에 인색할 수 밖에. 저는 오승우 대표의 이야기에 기립박수를 쳐주고 싶었는데 기립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혼자라도 기립해서 박수 쳐줄걸 이라는 생각이 이제서야 듭니다...


4. 네번째 연사는 문화로 놀이짱 안연정 CEO 였습니다. 이 분은 소비를 공유의 개념으로 바라보고 사람들이 창의적인 일을 하기 위한 공구들을 공유하는 시스템도 만들고 무심코 낭비되는 자원들을 어떻게 하면 재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여 그 방법을 고안하여 홍대 근처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5. 다섯번째 연사는 붕가붕가 레코드의 고건혁 대표였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음반 사업에 대해서 예전에 TEDxSeoul에서 말씀하신 것을 영상으로 봤는데 이번에는 그것을 넘어서 어떻게 하면 인디 음악을 문화 산업으로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을 하신 것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관광상품과 결함한 형태의 공연문화에 대한 개념을 설명해 주셨고, 그것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또 그 결과는 어떤지 말씀해 주셨고 현재 대형 기획사들에서 키운 아이돌 위주로 돌아가는 공중파 방송 때문에 우리가 문화적 다양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인디 음악을 홍보하는 매체가 되기로 했다면서 인디 음악에 대해 관심을 더 많이 갖아달라고 호소하셨습니다.


6. 여섯번째 연사는 Oliver Griem 이라는 독일 media artist였습니다. 독일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말로 우리나라의 도시 문화를 보면서 느낀 생각들을 말해주어서 많은 사람들이 놀랐습니다. 이 분은 우리나라 특히 서울을 90년대 부터 유심히 지켜봐왔다고 합니다.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서양 문물을 동경하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서울의 고유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 한탄하였습니다. 또 그 모습을 잃어가는 재개발 과정에서 주거권을 잃거나 상권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 대한 나라의 처사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했습니다.


7. 일곱번째 연사는 Ablar Company 신정규 CSO 였습니다. 알고보니 이분은 Tatter Tools를 만드신 분이셨고, 현재 TextCube와 여러가지 open source 활동을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Open Source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이 전부가 아니라며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었고, Open Source가 선의의 자기 조직화라고 표현하면서 지식을 공유하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고 그런 활동들을 통해서 인간이 선하다는 것을 알게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꼭 소프트웨어의 소스를 오픈해서 공유하는것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관점에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소중한 일이고 중요한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8. 여덟번째 연사는 Enswers 라는 회사의 이재형 CTO 였습니다. Enswers라는 회사는 이미지 검색엔진 서비스를 하는 회사라고 설명을 해주셨는데, 그런 기술적인 이야기 보다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준비 하셨다고 하면서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인간이 에너지를 통해서 얼마나 자유로워졌는지 설명하면서 에너지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그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지금 지구 온난화와 같은 문제, 그리고 그로 인해 자연 재해가 많이 일어나는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재생 가능한 에너지도 지금으로써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에 대한 꿈을 설명했습니다. 엔트로피와 열역학을 언급하면서 공돌이인 저도 잘 이해가 안가는 말씀을 하시는 바람에 청중이 한순간 멍때리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결론은 Victor Schauberger가 고안한 발전 방법(refer to tornado generator)에 한발 다가서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하는것 같았습니다. 역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진짜 잘하는 사람들은 물리쪽에도 능통한 것 같습니다...


9. 아홉번째 연사는 이재준 디자이너였습니다. 이분은 우리의 생활속에서 가장 기초가 되고 중요한 의식주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주거라고 했습니다. 옷은 덜 예쁘고 싼 옷을 입으면 되고 밥은 조금만 먹어도 되지만 살 공간이 없으면 그것만큼 인생을 비참하게 하는것 없다면서 주거가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 내집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고 그것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건설사와 은행들 그리고 자본가들로 인해 투기가 만연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의 주택 보급율은 98%를 넘고 전국 주택 보급율은 101%가 넘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에는 빈집이 50만호가 넘고 전국적으로는 80만호가 넘는다는 충격적이고도 불편한 진실. 이런 상황에서도 거리로 내몰리는 노숙자들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취나 하숙집을 찾기 어려운 대학생들이 많은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런 문제 대한 해답이 될만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4시간 이상 앉아있다보니 집중력이 떨어져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이분께서 진행하고 계신 새동네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힘드네요.


10. 열뻔째 연사는 자칭 Science Oriented Engineer 김주환 박사였습니다. 박사님은 고등학교때 어떤 공식을 통해서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그런 문제들만 접하다가 대학교에 가서 토목공학을 공부하면서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토목공학에서 구조물이 지진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을 하면서 그 과정은 어떤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에 맞는 실험 결과를 얻는지를 보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대학원에서는 수학을 공부하셨고 결국에는 우주과학을 하게 되셨는데 목성의 자기장을 연구하면서 똑같은 과정을 통해 연구를 하셨다고 합니다. 나중에 컨설팅 업계에 뛰어들어 문과를 공부한 사람들과 20년 만에 처음으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마케팅 기법을 살펴보니 그것 또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반복적인 작업을 하더랍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어떤 공식을 통해서 해답을 찾기 보다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인생의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면서 시도와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는 금쪽같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11. 열한번째 연사는 TEDxSeoul Organizer인 곽인호님이셨습니다. 자기 소개를 시작으로 TEDxSeoul을 기획하게 된 사연, 그리고 TEDxSeoul을 통해서 우리들이 변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TEDxSeoul의 목적은 Inspire, Share, 그리고 Change라고 했는데, inspire 와 share는 오늘과 같은 행사를 통해서 사람들이 만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나중에 영상으로 강연을 보는 것으로 가능하지만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가 이런 일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가 변하고 나아가 사회를 변화 시켜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12. 열두번째 연사는 또 다른 독일 출신의 Visual Artist Nils Clauss였습니다. 이 사람 역시 서울이라는 도시의 매력에 빠져 우리나라에 머무르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모습을 보면서 건물의 벽이나 담장들에 그려진 자연의 모습들을 종종 보면서 사람들이 자연을 그리워 하고 있는것 같다면서 자신도 시골인 독일의 고향을 가고서야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 분은 Visual Artist로 서울이 겪고 있는 문제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들을 사진으로 찍고 뮤직비디오로 나타내기도 한다면서 부분부분을 보여줬는데 제가 보기에는 서울이 점점 자연을 파괴하면서 개발되는 모습을 통해서 사람들의 감정이 삭막해지고 얼마나 무자비하게 변하는지 보여주면서 모두들 자신의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깨우쳐주려고 하는것 같았습니다.


13. 열세번째 연사는 이종범 웹툰 작가였습니다. 이 분은 어릴때 부터 만화가의 꿈을 가지고 컸는데 막상 만화가가 되려고 보니 시대가 전통적인 만화책에서 인터넷이라는 매체로 만화가 옮겨가고 있어서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를 하면서 웹툰이 만화 창작에 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새로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테크닉들,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더 풍부한 감성이 전달될 수 있고 독자는 몰입할 수 있는 그런 환경으로 바뀐 만화의 세계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14. 마지막 연사는 제네럴닥터였습니다. 의사의 신분으로 다른 의사들과는 다르게 인간미가 넘치는 진료법을 연구하고 그 방법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 두분이 강연해 주셨습니다. 세상에 병원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생각으로 사람의 건강을 지켜주는 의사의 입장에서 그런 안타까움 때문에 더욱 인간미 넘치는 진료법을 생각해내고 확장하려고 하신다는 의사 두분. 병원을 꼭 아파서 오는 곳이 아니라 감성의 교류의 장소로 변모시키고 더 나아가 사람들이 건강할때 건강을 더 잘 챙기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살아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따라서 병원을 카페처럼 꾸미고 누구든지 언제나 방문할 수 있게 하여 주 수입원이 진료가 아닌 커피와 빙수 판매라고 합니다. 이분들은 주치의라는 개념과 비슷한 "안녕하세요"라는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을 만드셨는데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의사 한명을 배정하여 사람들이 의사와 인간적인 관계도 유지하면서 바쁜 현대인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전화로 건강에 대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입니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특정 분야의 전문의가 아닌 나 자신에 대한 전문의라는 개념으로 사람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중간에 빼먹은 연사가 있네요... 몇번째인지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9번째에서 11번째 사이인것 같은데 서대문 아트홀 극장주이자 허리우드 극장 대표인 은주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요즘에 멀티플렉스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을 잃어버린 노인들을 상대로 문화 사업을 펼치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이 분의 말씀에 의하면 노인들은 옛날에 영화를 보려면 하루종일 줄을 서야 했고 운이 좋아야만 영화 표를 구해서 영화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가 그들에게 주는 가치는 요즘 세대들 보다 더 귀중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멀티플렉스라는 요즘의 극장 형태는 노인들이 가기에는 복잡한 구조이며 젊은이들의 애정행각 때문에 노인들이 멀티플렉스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꺼려하신다고 합니다. 노인들이 그동안 우리 세대를 위해 전쟁에 나가서 싸우고 외화를 벌기 위해 중동에 가는 등 많은 것을 해주었지만, 바쁘게 살아온 그들이 이제와서 여유를 즐길 수 있을때 우리는 그들을 소외해왔다는 것이 김은주 대표님의 주장입니다. 따라서 김은주 대표님은 단관 극장을 운영하시면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를 상영하신다고 합니다. 이런 문화사업을 통해서 옛 향수를 되새기며 알츠하이머가 호전되는 노인분들도 계시고 문화생활을 통해서 삶의 재미를 다시 찾게 된 경우가 많다면서 이 사업의 소중함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1시를 조금 넘어 시작해서 7시반에 행사가 끝났습니다. 많은 유익한 이야기들을 듣기도 했지만 회사에서 다녀온 여행의 여파 때문인지 집중력이 떨어져서 아쉬웠습니다. 게다가 이번 행사를 통해서 제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정리를 해서 제 스스로 이해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함을 깨달았습니다. 강연을 들으면서 그 강연을 열심히 노트에 정리를 해보려고 해도 무엇이 중요한지 잘 모르겠고 정리를 하다보면 중요한 사실들을 하나씩 꼭 놓치는것 같은 그런 느낌... TEDxSeoul 해시태그 달린 트윗들 보면 다들 연사들의 강연 내용을 잘 정리해주고 자신의 느낌도 140자로 정리를 잘 해주시던데 저는 그러지 못하겠더라고요... 왜 저는 어렸을때 글쓰기와 책 읽기를 소홀이 했을까요? 저도 제 생각을 조리있게 설득력있게 풀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동안 제가 나름 생각을 많이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연사들을 보니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일을 통해서 남들에게 어떤 유익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자리에 서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오늘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해서 불만족스러웠던 부분들도 있었지만 이 행사를 준비하시는 모든 Staff들이 본업을 가진채 시간을 쪼개어 열심히 준비해준 덕택에 그나마 이런 행사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고마움이 더 앞서네요. 이번에는 쓸쓸하게 홀로 다녀오고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제가 원래 낯을 좀 가려요) 다음부터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처럼 추상적인 생각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 노력해야겠습니다...

Posted by Dansoonie

Season Day 둘째날

My Life/일상 : 2012. 5. 27. 01:42

시즌 데이 첫째날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회사 동료들과 2시까지 즐거운 만담의 시간을 가지고 아늑한 한옥집에서 푹 잤습니다. 아무리 푹 잤어도 낯선 곳에서 자는 것이다 보니 예민해져서 그런지 옆방에 누가 일어나는 소리에 깨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즌데이 오기 전에 농암종택 주변의 지도를 보고 낙동강 상류의 물줄기를 따라 좋은 경치를 보면서 아침에 죠깅을 해보겠다고 다짐한 터라 저는 서둘러 나왔습니다. 그리고 약 5.3 Km를 뛰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좋은 경치를 보면서 뛰어서 그런지 전날 저녁에 많이 먹고 몸이 약간 무거워진 상태에서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길을 뛰어서 평소 페이스보다 약간 느리게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30분이 금새 흘러갔습니다. 


다 뛰고 제 방으로 돌아와서 갈아입을 옷을 챙겨서 샤워를 하러 샤워실로 갔습니다. 한옥집 하나를 샤워실 전용으로 개조를 해놔서 현대인들이 한옥집에서 몇일 묵는데 있어서 불편하지 않게 잘 개조했더군요. 이미 다른분이 샤워를 하고 계셔서 저는 잠시 짬을 내어 네잎 클로버를 또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5분도 채 되지 않아 또 하나를 찾았습니다.



얼마 후에 샤워를 먼저 하고 계시던 분께서 나오셨고 저는 샤워를 하러 샤워실에 들어갔습니다. 급속 온수기가 있었고 작동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뜨거운물이 나오지 않아 할 수 없이 차가운 물로 샤워를 했습니다. 5Km를 넘게 뛰고 난 후라 그런지 별 여러움 없이 시원하게 샤워할 수 있었습니다. 샤워를 하고 온수가 나오는지 여부를 사람들에게 묻자 제가 샤워를 한 샤워실에서 샤워한 사람들 말고는 모두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다더군요. ㅡ.ㅡ


이미 샤워를 별 어려움 없이 다 한 상태라 상관 없었지만요...


그렇게 아침에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뛰고 찬 물로 샤워를 하니 기분이 참 상쾌했습니다~ 그리고 배고파졌습니다. 다행히 샤워를 하고 얼마 되지 않아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은 농암종택에서 마련해 주는 식사를 했습니다. 돈은 회사에서 냈기 때문에 숙박을 하면 공짜로 먹는지 아니면 식사는 따로 계산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회사 동료분의 말에 의하면 식사가 9,000원이라고 써있었다고 합니다. 자... 9,000원 짜리 식사가 어땠는지 한번 보시죠...



정말 맛있었습니다. 한 12가지 반찬을 뷔페 식으로 진열해 놓고 먹고 싶은 만큼 퍼가서 먹는 방식으로 아침 식사가 대접되었습니다. 그리고 콩가루를 함께 끓여서 만든 안동의 별미 시레기 국과 간고등어도 같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전날 아침에 맥모닝 하나와 김밥 한줄 먹고 저녁 7시 까지 버틴 것을 생각하고 아침을 든든히 먹겠노라 다짐하고 맛있어 보이는 반찬을 하나 둘씩 접시에 쌓아가다보니 저렇게 산처럼 쌓였습니다. 제가 저것을 혼자 다 먹었습니다.


한식은 반찬을 따로 먹어서 누가 배식을 해주지 않으면 과식을 해서 저는 한식이 싫습니다... 정말 싫어하는게 아니고 많이 먹게 되어서 싫습니다. 다음 부터는 다른 여자 동료에게 밥을 퍼달라고 부탁해야겠습니다. 아래 사진이 제가 앞으로 표본으로 삼을 뷔페식 식당에서 먹을 양입니다.



그렇게 아침 식사를 맛있게 하고 다시 떠나기 전에 주변을 둘러보면서 놀았습니다. 농암종택에서 키우는 개하고 놀기도 하고...



아침에 100% 충전되었던 아이폰이 죠깅을 한 후에 70%로 배터리가 떨어진 것을 보고 충전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사진 찍으면서 노는 모습을 주변 경치와 함께 감상했습니다...



떠나기 전에 멋진 경치를 배경삼아 단체 사진 한번 찍고 관광버스에 탑승했습니다. 관광버스에 탑승하자마자 배가불러서 그런지 잠들었고, 약 한시간 후에 이번 여행의 마지막 경유지인 부석사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차에서 내리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내렸습니다... 그것이 바로 단체생활이라는 것이니까...


내리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연못, 그리고 거기서 솟아 오르는 시원한 분수!!! 그냥 순간적으로 제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고 잠을 확 깨워줬습니다...



부석사는 대략 이렇게 생겼습니다...



분수가 있는 곳에서 절 입구까지의 거리는 약 600미터 정도. 곧 석가탄신일이라고 길가에는 등을 매달아 놨습니다...



예쁘다는 생각은 안들었고, 그냥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소년처럼 그려진 저 사람은 부처님인가요? 불교신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럴 것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저런 등이 달린 거리를 쭈욱 올라가서 도착한 부석사 입구...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의 최고의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보 18호 무량수전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부석사는 아마도 제가 카메라를 구입한 후 가장 찍을 거리가 많았던 장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사진을 많이 찍기는 했지만 회사 동료들의 초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 사진이랑 풍경 사진만 몇장만 더 올려 봅니다.


일단 무량수전 앞에서 부석사 밑으로 내려다 본 풍경입니다.



그리고 무량수전 옆에 입에서 약수물을 뿜어댔을 법한 Finding Nemo에서 등장하는 바다거북이 Crush를 연상하게 하는 거북이 석상... 약수물이 나오지 않는 이상 담배를 물고 있는듯한 모습에 불과함...



그리고 거북이 옆에 피었던 꽃을 피사체 삼아 무량수전 앞쪽의 풍경을 잡아본 사진...



이렇게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그러다가 부석사 옆에 있는 박물관에 가서 다른 역사적 유물들도 보고 그러다가 내려와서 처음에 부석사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봤던 분수가 있는 연못 앞에 있는 무량수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이미 아침을 많이 먹은 터라 고통 가운데 꾸역꾸역 맛잇는 나물반찬들을 먹었습니다... 



그곳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다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요양과 쉬는 것이 이번 여행의 컨셉이라고 했던 사장님의 말씀과는 달리 힘들었던 여행. 여러가지 이유로 사실 이번 시즌데이는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막상 가서 좋은 경치도 구경하고 맑은 공기도 흡입하고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관광하러 다닌 곳에 대해 너무 무지한 상태로 가서 별 감흥이 없었다는 것... 사장님께서 열심히 설명은 해주셨지만 너무 피곤해서 그냥 아... 그렇구나 하는 정도로 밖에 들을 수 없었던 이번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Posted by Dansoonie

Season Day 첫날

My Life/일상 : 2012. 5. 26. 23:49

제가 다니는 회사는 매년 두번씩 반기별로 회사 전체가 시즌데이라는 이름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1박 2일로 가기도 하고 한번은 못가서 그 다음 시즌데이에는 제주도로 2박3일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시즌데이는 안동으로 떠났습니다. 금요일 아침에 출발해서 오늘 이른 저녁시간에 도착했습니다...


금요일 아침 10시까지 모두 회사에 모여 출발했습니다. 아침은 회사에서 맥도날드의 소세지 에그 맥머핀과 김밥을 제공해줘서 관광버스 안에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So called brunch라며 배식을 해줬는데, brunch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양이 적었습니다. 왜냐하면 공식 일정상 그날 저녁 7시 까지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버스안에서 책을 좀 읽다가 잠들었는데 차가 멈추길래 깨어봤더니 충주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내려서 볼일을 보고 저는 덤으로 7시까지 공식 일정상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뭔가 먹을것을 찾아다녔습니다. 휴게소를 배회하다가 찾은 것은 구글 순대가 아닌 구슬 순대... 구슬 순대라는 단어를 본 순간 저도 모르게 구글 순대로 읽어버렸습니다. 역시 안드로이드 개발자인 저의 무의식 세계에 구글은 이미 깊이 침투해 들어와 있나봅니다... 사실 나는 애플이 더 좋은데...



맛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냥 먹을만 했습니다. 그냥 7시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신기함 때문에 사먹은 것이라 대체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시 관광버스에 탑승해서 잠을 자다 깨다를 반복했습니다. 지방으로 가면서 제 아이폰의 3G 신호는 약하게 잡히기 시작했고 첫 목적지인 병산서원에 도착했을 때에는 배터리가 출발 당시 80%에서 30%로 떨어졌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단체 사진을 찍으려는 와중에 저는 이것을 발견했습니다...


럭키가이가 된 기분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병산서원 안을 관광했습니다...


서애 류성룡 선생이 계시던 곳이라던데 역사적 학식이 별로 없는 저에게는 별 감흥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하기 전에는 공부를 해야 하지 말입니다... 그나마 관리인 아저씨께서 설명을 재미있게 잘 해주셔서 이곳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록 이 문화유적이 우리에게 주는 그 의미를 잘 알지는 못했어도 공기 좋고 경치가 좋은 곳에서 학문을 닦았던 유생들을 생각하니 부러웠습니다. 서원 뒤는 숲이 우거져 있고, 앞에는 강이 흐르고, 그 뒤에는 또 산이 병풍처럼 멋지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서원의 가장 중앙에 위치한 입교당 천장에는 제비가 집을 틀고 살고 있기도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자연과 함께 숨쉬면서 공부하는 것... 상상만 해도 상쾌했습니다.



물론 이곳 생활도 몇일이면 좀 지루해지겠지만요... 당장 병산서원 안에서 3G 데이터 통신이 되지 않아서 막 화가 났으니까요... 덕분에 제가 Life Logging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 FourSquare에서 병산서원을 체크인 하지 못해서 안절부절 못했는데, 웃기게도 병산서원을 나오니까 3G 데이터 통신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사장님께서 이번 시즌데이의 컨셉은 요양하고 쉬고 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뭔가 예감이 안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유생들이 풍류를 즐기기 위해 놀러 갔다는 하회마을이었는데, 거기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유생들은 서원 앞에 있는 강에서 나룻배를 타고 유유히 하회마을까지 갔다는데 60명이 넘는 우리 회사 직원들이 모두 나룻배를 탈 수는 없었던 노릇...



도보로 4Km를 위의 오른쪽과 같은 길, 그리고 그보다 더 경사가 급하고 나무가 우거져 좁기도 했던 길을 1시간이 약간 넘는 시간동안 걸어갔던것 같습니다. 땀이 계속 흐르고 목은 마르고, 가지고 있던 얼음 물은 미지근해지고... 나의 지루함을 달래주는 아이폰은 남은 반나절 동안 돌아다니면서 FourSquare로 체크인 할 수 있도록 꺼놨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30%의 배터리도 병산서원을 떠날때 쯤에는 15%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어쨌든 힘들게 하회 마을에 도착...



예전부터 남희석 아저씨르르 보면서 하회마을에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볼꺼리는 별로 없었습니다. 마을 내부는 제가 민속촌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그 어느 민속촌만도 못한것 같고, 여기저기 뭔가 공사가 이루어졌는지 하다 만건지 알 수 없는 정돈되지 않은듯한 그런 느낌, 그리고 그런 모습 때문에 역사적으로 뭔가 그 모습이 고이 간직된 역사마을이라는 느낌도 들지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그나마 좀 뭔가 역사적이고 전통적이고 민속적이라고 생각 되었던 마을의 한 부분입니다...



주말에 오면 탈춤과 같은 공연도 있고 볼거리가 좀 더 있다는것 같기는 합니다만 금요일 오후에 하회마을을 방문한 저에게 가장 큰 볼꺼리는 낙동강이 흐르는 경치였습니다. 신기전의 마지막 전투씬에서 등장하는 그런 장소를 방불케 하는 강변의 모래사장, 그리고 강 옆에 있는 산에 생긴 절벽 부용대.



볼거리가 이정도 밖에 없으니 하회 마을의 가장 큰 재미는 마을 곳곳을 쉽게 누비고 다닐 수 있도록 마을에서 대여해주는 전기 스쿠터를 타는 것일것 같습니다... 



얼마에 대여해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인 관광객들이 좀 타고 다니는 것을 봤고, 남녀 커플이 다정하게 영화 타이타닉의 유명한 포즈로 타고 다니는 모습도 봤고 재미있어 보여서 그랬는지 남자 둘이 같이 타고 신나게 돌아다니는 것도 봤습니다. 스쿠터 구조상 서로 껴앉지 않으면 불안정한 자세가 나오는데 남자 둘이 더운 날씨에 잘도 껴안고 타더군요... 그들의 우정에 감동받았습니다... 그들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하회마을을 쭈욱 둘러 보고 간 곳은 하회 장터였습니다... 병산서원에서 하회마을까지 오는 길과 유사 하지만 그보다는 좀 무난한 길을 또 한 20~30분 정도가 걸었습니다.


 

저는 뭔가 전통 재래시장과 같은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이것은 뭐 잘 정돈된 그런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장터였습니다. 게다가 그곳에서 파는 하회탈 기념품들도 전통성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Made in China로 보이는 탈들이었습니다. 저는 적어도 여기에 오면 한복을 입은 장인들이 탈만 만드는 곳이 있어서 어떻게 만드는지 볼 수도 있고 세계에 유일무이한 탈 하나 정도는 기념품으로 살 수 있을줄 알았습니다. 그랬더라면 한 7~8만원 정도는 투자해서라도 탈을 살 생각이 있었는데 말이죠... 어쨌든, 이 기대 이하의 하회마을 장터에 있는 여러 식당중에 하나 들어가 우리 회사 사람들은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힘든 공식 일정은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막걸리 한잔씩 들이키고 다시 관광버스에 탑승해서 하루 묵게될 농암종택으로 갔습니다.


이곳은 병산서원보다 경치가 더 좋았습니다. 다만 여기저기 공사를 하다 만듯한, 또는 건설 폐기물 같은 것이 보여 보기는 안좋았습니다.



이렇게 산좋고 물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집도 짓고 서원도 짓고 농암 이현보 선생은 그렇게 사셨나 봅니다. 제가 하룻밤 잔 방은 농암종택 옆에 있는 분강서원의 서재였습니다. 바로 아래 사진에 나오는 이 방입니다.



짐을 대략 풀고 하루종일 힘들게 돌아다녔던 터라 좀 편한 반바지로 갈아입고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는 이름모를 꽃들이 예쁘게 많이 피어있었고 그중에 제가 아는건 오로지 데이지 뿐!!! 너무 힘들었던 하루라 오로지 밥먹을 생각에 사진을 안찍다가 싱싱하게 피어오른 데이지를 보고 사진 한장 정도는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장 찍어봤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갔던 곳은 대자연 가든... 그곳에 먹은 음식은 안동에서 유명하다는 간고등어와 찜닭 이었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그랬는지 진짜 맛있어서 그랬는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진짜 맛이었습니다. 아울러 된장찌개와 반찬으로 나온 파김치는 예술이었습니다. 파김치는 어떻게든 라면을 소환하고자 하는 제 의지를 불타오르게 했지만 그 외진 시골에 음식점에서 라면을 먹는다는 것은 좀 힘들어보였습니다...



이렇게 맛있게 식사를 한 후에 다시 농암종택으로 돌아와 회사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사장님의 간에서 분비되는 알파효소와 베타효소에 대한 설명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Dansoonie

About relationships...

My Life/일상 : 2012. 5. 23. 01:15

Once again, I went to Starbucks again in my attempt to use my time more productively. Unfortunately, I forgot to bring my earphones that I could shove into my ears to keep me away from distraction. Could have gone back home for my earphones as the Starbucks I usually go to is right in front of my place. However, I just thought I could give it a try spending my time without my earphones. Besides, I have this sucky earphone that came with the Galaxy Player.


Anyway, I failed. Although my sucky pair of earphones are also kernel type earphones, the surrounding noise seem to have no problem penetrating the rubber stuffed in my ear. So I was able to listen to a group of women about my age having a chat about their relationships (with men).


Since I was reading something I wasn't able to pay full attention to all of their conversation (and it's also rude to secretly overhear others talk) but I heard a great deal of disappointment they have about their significant other or maybe just boy friend because they all each said something like "if I were to marry him" at some point in their conversation.


Honestly, I hardly know about women and I suck at understanding them. If i had a relationship with someone if I really cared about, eventually I'll try to do anything for her including trying to listen and adjust to her. I know it won't be easy after all because I'll probably never understand them, but at least I'll try. All they would have to do is just tell me what's wrong and I'll tell her why I did such a thing that made her upset.


My point here is that when there is something unsatisfying about your relationship you should talk it through with the person you are having a relationship with. If you are in a healthy relationship either one of you or both will be adjusting to the person you really care about. Talking about the person you care about on his or her back will probably lead to something ugly. Sometimes you may get frustrated because your partner may not adjust to you as you have expected and all the talking the problem through together may not seem to be working. But that is when you have to step aside and try to adjust to the person you care about. If you really care.


On my recent attempt to pursue a relationship didn't work out quite well, but I've learned that fondness does not result from the similarities you have with another. It's the fondness you have towards another that makes you want to adjust to that person. If you have become fond of someone you should be able to adjust to that person. Probably not always, but isn't that how love is supposed to work? If you can't you might as well break up. But please don't use the word break up to threaten the person you care about to adjust to you. Just say it when you really mean to do so.


People say that I am looking for an ideal relationship and that is because I never had a serious relationship before (I'm just really careful about picking the right woman). People say that relationship between men and women just don't work out the way I say it should. But I'm ready to make it work. I just need to find the right woman... Let's see if I change my mind later...

Posted by Dansoonie

I have grown a new habit during the past few days. This may sound really gay for my Korean friends, but I have started to come to Starbucks to get things done like studying new technology and do some reading. Because Starbucks in Korea is always crowded and noisy it seemed to be a stupid idea, but I found Starbucks to be a perfect place to get things done over the weekend when my parents and grandma visited. As a matter of fact, I'm at Starbucks right now...


My place isn't that small for myself, but it could get really overcrowded with 3 more people plus our pet Dori. My mom would watch drama from my now not-so-beautiful 40 inch LED TV. But since my parents own a TV from a decade ago, they seem to be very impressed with my TV set. Anyway, for that reason, my mom will watch a drama most of the time she stays. Dad will do his usual Chinese studies, and grandma will do whatever she feels like. In this environment, I can hardly do anything. But usually I stay home and try to be with my parents and play with my pet dog. However, I have a presentation to give to my colleagues this week, so I needed to get some work done. So I escaped and started to come to Starbucks.


Yes, Starbucks is overly crowded and noisy during the daytime and early evening, but something has changed. Since last winter I own a new pair of kernel type earphones which can be shoved deep inside my ears preventing most of the noise reaching my eardrum. And if I start listening to Mozart, the noise has almost no affect on me. I can still hear some noise, but its just random noise that I will never be able to interpret. Almost like random white noise. So, the noise problem has been solved.


And there's more to doing things at Starbucks. Since you are at a public place there are a lot of eyes on you. I doubt anybody will pay attention to me, but still... There are some people studying or doing work like me and those people can be motivating. Also, with all the other people who are enjoying their time around me makes me feel that I'm using my time more wisely.Thus making me proud. Silly but true story. So I cannot slack off.


I now seem to understand why some people like to spend their time in a cafe. I've been in Starbucks like about total of 6 hours since the weekend, and I've been really productive. There are only a couple downsides to this habit. One is that I have to buy a drink. Maybe I don't have to, but I feel more comfortable. And doing this alone makes it really hard to have bathroom breaks. Not that I've stayed in Starbucks that long up until now, but someday I will be worrying that my laptop would get stolen while I have a bathroom break. Anyway, if I can spend my time efficiently, a cup of iced tazo chai tea latte every night might be worth it...


And one more thing... which might sound super GAY...

I need company to drink frappuccino with. 






Posted by Dansoonie

할머니께서는 당뇨를 앓고 계시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치매는 아니라지만 치매 증상을 보이시고 계십니다. 따라서 할머니께서는 자기 몸을 돌보실 수 없는 상태이며 24시간나 돌봐드릴 사람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인 요양원에 모시고 있습니다.


오늘 오랜만에 부모님께서 올라오셔서 부모님과 함께 할머니를 뵈러 요양원에 갔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본인이 왜 요양원에 와 계신지도 잘 기억 못하시고, 그곳이 요양원인지도 잘 모르시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께서 건강하실때 마지막으로 뵈었던 때도 미국으로 유학가기 전에 대학생 때 였음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한 기억은 애기때의 기억밖에 없으셔서 언제 이렇게 컸냐고 그러십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가면 저를 알아보시는 것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찡합니다.


1시간동안의 짧은 면회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와 같이 말씀을 나누다 보면 본인이 하신 말씀도 10분 정도만 지나면 잊어버리시고 똑같은 질문만 계속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억이라는 것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어차피 나도 이렇게 늙어서 기억을 잃게 된다면 현재의 삶에 대한 기억이 중요할까? 그런 측면에서 좋은 기억, 즉 추억을 만들려고 하는 내 자신의 노력은 헛된 것일까? 도대체 기억이 우리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크게 이런 질문들을 제 스스로에게 던져봤습니다.


기억이라는 것은 인간 더 나아가 인류에게 두가지 측면에서 바라보고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기억을 자기가 겪었던 일이나 보고 들은 것을 Fact로 받아들이고 이 정보를 나중에 다시 머리 속에서 되살릴 수 있는 능력으로 바라봤을때 기억은 인간이 문명을 이룩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그런 요소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기억을 통해 지식은 계속 축적 되었고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문명은 계속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오랜 역사를 바라볼때 문명이 훨씬 발달하기 이전에도 사람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기준으로 보면 그 당시의 삶은 지금 보다 좀 불편 했을지 몰라도 우리가 10년 전에 그냥 그런대로 그때의 삶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살았듯이 그 당시의 사람들도 그러지 않았을까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사람의 기억을 통해서 문명은 발전 했고 문명의 발전을 통해 사람들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편하게 살게 되었지만 기억이 문명 발전의 중대 요소였다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기억을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여 나중에 머리 속에 정보를 되살리는 것에 그치지는 않습니다. 기억이라는 것이 머리속에 어떤 정보를 저장해 뒀다가 나중에 다시 끄집어낼 수 있는 그런 능력에만 그쳤다면 우리는 Star Trek에 나오는 Vulcan족 처럼 참으로 무미 건조한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사람의 기억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인해 문명은 발전 했겠지만 그 문명은 무미건조한 과학적 문명의 발전에 그쳤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기억을 하는 능력도 있지만 그 기억에 자신이 가진 감성을 그 기억에 부여합니다. 이 말은 위에서 말한 기억이라는 것을 바라보는 측면에서의 기억이라는 것이 전제가 되기는 하겠지만 사람이 기억에 감성을 부여하게 됨에 따라 그 기억은 전혀 새로운 기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기억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기억에 감성을 부여하는 능력은 사람의 문명을 더 풍요롭게 해줬습니다. 기억에 감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자신이 좋았던 것 싫었던 것이 결정 되고, 그 사람의 취향이 결정됩니다. 이런 각자의 감성이 부여된 기억을 사람들은 서로 공유하게 되고 서로의 기억속에 남은 상대방의 기억은 또 다시 각자의 감성에 의해 다른 발전된 형태의 감성이 형성 됩니다. 이렇게 우리는 감성이 부여된 기억을 공유하게 됨에 따라 우리의 자아가 형성 되고, 사회적인 존재로 발전해 갑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우리의 감성은 계속 풍부해지고 따라서 우리는 예술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예술의 주된 주제가 되기도 하는 사랑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봅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억에 좋은 감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되면 그것은 우리의 머리속에 오래 남아  그 기억을 통해 느꼈던 감성을 되살릴 수 있게 되고, 때로는 간접적으로 경험한 좋은 것들 까지도 기억의 형태로 머리속에 담아두어 우리가 느껴보지 못했던 감성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는 것. 이런 능력을 통해 우리는 희망이라는 것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전에 느꼈던 감정을 기억을 통해 되살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큰 축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불행일 수 있기도 하죠. 하지만 그것은 삶의 자세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Up이라는 Disney Pixar의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보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보고 참 슬픈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 할아버지는 유년시절에 만난 단짝 친구와 성장하면서 같이 미래에 대한 꿈도 꾸고 결혼해서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갑니다. 그런 식으로 분명 할아버지의 기억속에는 할머니에 대한 좋은 기억(추억)들이 생생하게 남겨졌겠죠. 하지만 할머니는 할아버지보다 먼저 병들어 죽고 결국 둘이 같이 꿈꾸던 꿈은 이루지 못합니다. 분명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같이 꾸던 꿈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그동안 같이 꿈을 이루리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던 희망이 한순간에 사라졌을 것이고, 같이 보낸 좋은 추억들을 머리 속으로는 되살릴 수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그와 비교가 될만한 것은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할아버지에게 얼마나 큰 좌절감을 줬을까요? 실제로 애니메이션에서도 할아버지는 그것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하지만 결국 둘이 꾸던 꿈을 혼자 이루고자 하면서 그 꿈을 막상 이루고 나니 기대 했던 것과  달랐고, 목숨이 오가는 그런 경험을 하면서 그 좌절감을 극복 하기는 하지만, 제가 할아버지의 입장이 된다면 참 많이 힘들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기억들을 통해서 고통받게 된다면  우리 할머니 처럼 기억력이 나빠지는 편이 오히려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옛날에 좋은 기억들은 할머니께서는 여전히 잘 기억하고 계신다는 것이 오늘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의 요지를 정리해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좋았던 기억들을 기억하시는 할머니를 보면서 내가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추억을 같이 만들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기억이 오락가락하시는 할머니를 보면서 잠시 지금 좋은 추억들을 만드는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라는 생각을 해본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이가 나이인 만큼, 그리고 외로운 만큼 제가 요새 고민하는 것이 연애다 보니 어떤 여자를 만나느냐에 대한 고민에 제 생각을 투영해 본다면, 그냥 아무나 괜찮은 사람이랑 결혼해서 그저그런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더 좋을지, 아니면 오래 걸리더라도 정말 좋아해서 평생 살면 같이 행복할것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지에 대한 고민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역시 좋은 추억은 나중에 Up에서 나온 할아버지 처럼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도 하지만은 살아가는 인생의 긴 여정에서는 그만큼 값진 것은 없을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말했지만 좋은 추억들 때문에 가슴아프게 사는가 마는가에 대한 문제는 그 시점이 왔을때의 마음자세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늙어서 추억하면서 슬퍼할 일 없는것도 참 슬픈 일인것 같기도 하고...


쓰다보니 또 제 의사가 잘 전달이 안될것 같지만... 

Star Trek에서도 그렇게도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기만한 Vulcan족 외교관이 인간과 결혼해서 Spock을 낳게 된 것도 모두 인간들만이 가지고 있는 이런 감성적인 매력 때문이었을 겁니다... 

Posted by Dansoonie

오늘 날씨가 매우 좋길래, 저도 봄 기운을 좀 느껴볼까 하고 혼자 여유롭게 회사 근처에 있는 선정릉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성인 1회 입장료 1,000원을 내고 들어갔습니다. 




제가 돌아다닌 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점심시간을 틈타 방문하셨더군요... 날씨도 좋아서 먹을것 사와서 돗자리 펴고 먹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고, 커플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 몇장 올려봅니다...

아래 사진은 정릉 앞에 있는 건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신도와 어도가 있어서, 신도는 신, 또는 혼만 다니는 길로 사람은 어도로 다녀야 한다고 안내 되어있었습니다. 어도도 따지고 보면 왕의 길인데, 다녀도 되나 싶었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안내를 보더니 그냥 걸어서 가더군요... 그래서 저도 어도를 따라 걸었습니다. 


사진을 잘 보시면 신도 위에 작은 새가 있는데, 아마도 동물들은 신계에 있나 봅니다... 새를 한번 잘 찾아보세요~




정릉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다보니 나무가 우거진 곳이 나왔습니다... 그곳에서 길을 걷다가 나무들 있는 쪽에서 부스럭 부스럭 소리가 나길래 봤더니 신기하게 생긴 새 한마리가 있었습니다. 장끼(꿩)인가요??? 카메라를 찍으려고 했더니 막 도망가길래 제대로 된 샷을 잡지 못해 아쉽네요...




이것 외에는 별로 재미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차분하게 음악을 들으면서 살림욕(?)을 하니 좋았습니다. 긴 거리는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날씨가 더워서 갈증을 느끼고 있는데, 선정릉을 한바퀴 돌고 첫 사진의 지도에서 주황색 원이 표시된 부분에 다다랐을때 컵라면과 음료수를 파는 곳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음료수를 마시려고 했는데, 메뉴에 보니 차 종류도 있길래 차를 마셨습니다.


제가 시도한 차는 오디차. 오디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뽕나무 열매입니다. 무심코 시켰는데 알고보니 가격이 5,000원!!! 그렇게 비쌀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비싸서 놀랐고, 가게가 볼품 없어서 별 기대 안하고 마셨는데 맛있었습니다... 색깔도 예쁘고요... 하지만 지금 보니 사진이 초점도 배경으로 잡히고 색깔도 제대로 안나왔네요... 게다가 회사에 다시 돌아왔을때쯤 다 마셨더니 바닥에는 오디가 통으로!!!



이 오디차가 오늘 선정릉 탐방의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혹시 선정릉 근처에 회사 다니시는 분들 점심시간이나 퇴근후에 가보셔서 꼭 오디차 드셔보세요~ 얼마전에 가봤더니 오디차를 팔던 가게는 감쪽같이 없어졌음을 확인했음을 알려드립니다(2012-6-13)


Posted by Dansoonie

오늘은 개인적으로 참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낮에는 혼자 만들고 있는 앱 개발에 시간을 투자하고, 밤에는 미국에서 잠깐 한국에 방문중인 형과 심야영화를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형이 지내고 있는 서울의 숙소까지 데려다 집에 막 도착하려던 찰라에 사람을 칠뻔하면서 오늘 하루 마무리는 참 이상해졌습니다. 요새 우리나라 경찰들에 대한 말들이 많은데 저도 한마디 해야겠습니다...


판교 톨게이트를 들어와서 파란 신호를 받으며 쭉 쭉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연비에 신경쓰르나 과속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매송사거리를 지나려는 순간에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습니다. 급제동을 걸고 매송 사거리를 지나지 못했고 신호는 빨간 불로 바뀌었습니다. 움직이는 물체는 어두운색 옷을 입은 술에 잔뜩 취하신 어떤 할아버지셨습니다.


길을 잃었다고 하시면서 비틀거리고 계시길래 위험해 보여서 일단 차에 태워드렸습니다. 그리고 댁이 어디시냐고 그랬더니 계속 서현동 넘어 거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드님이나 따님 전화번호 아시냐고 했더니 혼자 산다고 그러시고, 어디 사시는지도 잘 모르시고 술에 잔뜩 취하시기도 했고 옷에서 찌린내가 나길래 치매기도 있는것 같아 일단 지구대로 모셨습니다.


지구대에 들어가서 수고하신다고 인사하고 할아버지를 모시고 오게 된 경위를 말했더니 친절해 보이시는 경찰 한분(경찰 1)이 제가 할아버지를 모셔오게된 정확한 경위와 차를 태운 장소와 제 신상 정보를 물어보셨습니다. 그리고 할어버지께 신상에 대한 질문을 하셨지만 할어버지께서는 겨우 성함과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동수만 말씀하시니 경찰이 어쩔줄 몰라 하시며 우왕좌왕 하셨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정자동에 있는 어떤 아파트에 사실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왕자왕하면서 일 처리는 잘 못하고 있어도 귀찮아 하지 않으시고 친절히 도와주시려는 모습이 역력해서 경찰 1에게 좀 감동 받았는데, 그때 다른 경찰(경찰 2)이 나오더니 저와 할아버지께 똑같은 질문들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서는 그 경찰은 할아버지께 순찰하느라 바빠서 못데려다 주는데 왜 이러냐고 짜증을 냈습니다. 그리고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또 우왕좌왕 하시더군요.


그때 119 구급차가 왔습니다. 경찰 1께서 제가 할아버지를 칠 뻔했기도 했고 술에 잔뜩 취한 상태라서 몸 상태가 걱정이 되어서 119를 불러왔다고 했습니다. 119 구급대원들은 나와서 상황을 물었습니다. 경찰 1이 상황 설명을 구급대원들에게 합니다. 그러자 구급대원들은 할아버지께서 말씀을 하시는것을 보면서 이상이 없는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경찰 2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할아버지께서 의식이 없었는데 내가 모셔왔고 얼마전에 의식을 되찾았다는 엉뚱한 소리를 만들어내서 말하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구급대원은 의식이 있는 사람은 병원에 대려가봤자 보호자 대기실에 방치된다고 이것이 자기네들이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말하면서 병원에 데려갈 것을 거부합니다.


그러더니 경찰 2가 저의 팔목을 붙잡고 어디론가 끌고 갑니다. 그러더니 우리는 바쁘니까 다음부터는 이런 일 생기면 소방서나 119에 신고하라고 하더군요. 제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지금이라도 당장 할아버지 모시고 소방서로 가겠다고 했더니 또 말리더군요...


결국 다른 좀 높아보이는 경찰(경찰 3)이 나와서 사태 수습에 나섭니다. 경찰 3이 지시를 내립니다. 신원조회 해서 주소가 일치하면 댁에 모셔다 드리면 되지 않느냐고. 할아버지께서 말하는 주소가 신원 기록이랑 일치하지 않으면 뭘 어떻게 할지는 제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제가 그것이 걱정되어서 처음부터 지구대로 간 것이 아니겠습니까? 일이 이렇게 지극히 상식적으로 처리되기 까지 왜 3명 이상의 경찰들이 개입을 해야 했고, 시간은 30분이 넘게 걸렸을까요?


결국 경찰 3께서 사태 수습을 해주셔서 저는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단순한 사건 하나 가지고 경찰들이 우왕좌왕하고 소방서나 119로 일을 떠넘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황당하고 실망했습니다. 그냥 경찰이 아닌 일반 시민이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집 주소 물어보고 신원 조회해서 일치하나 보고 일치하지 않으면 보호자 조회해 보고 어떻게든 처리해주면 될 일을... 집에다가 모셔다드릴 순찰차가 부족하면 지구대에서 잠시 보호하고 있다가 나중에 순찰차 여유가 생기면 모셔다 드리면 될 일을... 왜 경찰들은 어떻게 일을 처리해야 할지도 잘 몰라 우왕좌왕 쩔쩔매고 소방서나 119로 책임을 떠넘겨 보려고 하고 그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경찰 3께서 일을 수습해 주셔서 그나마 기분좋게 집에 들어올 수는 있었지만, 대한민국 경찰이 이정도 수준 밖에 안된다는 것은 좀 뜻밖이었습니다. 새벽까지 우리의 치안을 책임지기 위해 수고해 주시는것도 알고 고생하시는 것도 알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길 잃은 할아버지를 이런식으로 대우하고 일을 처리해서야 될까요? 예전에도 길 잃은 할머니(물론 그 할머니는 노숙자 같아서 찜질방에 보내드렸지만)를 도와드린 적이 있어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많이 일어날듯 한 일인데 기본적인 일 처리 프로토콜이나 매뉴얼도 없나봅니다. 이런 기본적인 일 처리 시스템 부터 바뀌어야 할것 같습니다...


어쩄든, 오늘 진심으로 정성스럽게 도와주시고 할아버지 걱정하시면서 119 구급대원까지 부른 경찰 1께서 많이 감사드립니다. 나중에나마 사태를 수습해 주신 경찰 3께도 감사드리지만, 경찰 2는 정말 아니었어... 책임 떠넘기기에 사실왜곡까지 해버리다니...



오늘 배운것...

  1. 오늘 제가 한일을 전문 용어로 보호요청이라고 합니다. 지구대에 길 잃은 할아버지에 대한 보호요청

  2.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생기면 소방서에 가거나 119에 신고 해야겠습니다. 


Posted by Dansoonie

오늘은 운동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간단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이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해 집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죠...

A sound mind in a sound body

그렇습니다...


최근 인터넷에 화제가 된 인물이 있는데, 운동이 얼마나 우리의 정신 건강을 이롭게 해주는지 증명해 줍니다... 바로 The ridiculously photogenic guy라는 별명이 붙은 한 남성인데, 먼저 사진을 한번 보시죠...



바로 이 사진에 나온 사람인데, 딱 봐도 제가 누구를 말하려고 하는지 아시겠죠? 지금 이 사진은 어떤 마라톤 대회의 한 장면입니다. 왼쪽에 있는 남성의 얼굴을 한번 보세요~ 한번 더 클로스업으로 볼까요?



정말 잘생긴 청년이죠? 이 청년은 Zeddie Little이라는 25살의 미국 청년이라고 합니다. 잘생겼을 뿐만 아니라 몸도 굉장히 fit하고, 저 해맑은 미소를 보십시오!!! 사진이 찍힌 순간이 마라톤 대회임을 감안해 보면 정말 놀랍습니다. 옷이 땀으로 젖은 것으로 보아 뛰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순간 같지는 않습니다...


저렇게 힘든 상황속에서 저렇게 광고 모델과 같은 미소를 보여준 저 남성은 인터넷에서 얼마나 유명해졌는지,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진을 보고 패러디물도 만들고 재미있는 합성사진도 만들었으며 그에 대한 많이 이야기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그중에 하나). 그리하여 인터넷을 넘어 TV 뉴스에서도 소개 되었습니다.



저는 이 청년을 보면서 정말 건강한 몸과 정신을 소유 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건강한 정신을 간직하지 않고서 저렇게 아름다운 미소를 가지고 있을 수 있을가요?


저도 열심히 뛰기 시작한 뒤로 많이 긍정적으로 변한것 같습니다. 여전히 사회에 대한 불만은 많지만 적어도 제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는 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무엇이든 해보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어디서 오는 자신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몸이 건강해 지면서 건강해진 정신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라고 밖에 설명을 못하겠습니다...


Runner's high 효과에 대해서 혹시 들어보셨나요? 계속 뛰다보면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데 그때 엔돌핀이 몸 속에서 분비 되면서 고통을 느끼지 않고 오래 뛸 수 있는 상태를 말 합니다. 이 상태가 되면 행복감도 같이 느끼기도 한다고 합니다. 위키피디아에 Endorphin(엔돌핀)을 찾아보시면 runner's high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재미있는(?) 사실들과 함께 정보가 기록 되어있네요... Runner's high를 상태를 경험하고 나면 뇌 속에 그 여운이 남아서 일까요? 아무튼 요새 운동을 해서 그런지 굉장히 부정적이었던 제 자신에게도 긍정적인 변화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언젠가 저도 저렇게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은 남자가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열심히 뛰어야겠습니다. 여러분도 동참하세요...


Just do it!!!  








참고로, 저번주에 글 올린 이후로 

30Km 가까이 더 뛰었습니다~


빨리 누구든지 제 Nike+ 친구가 되어주세요!!!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