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에 해당되는 글 463건

  1. 2012.06.23 [음식점] 수제 햄버거집 Farmer's Hamburger (파머스 버거) 5 by Dansoonie
  2. 2012.06.23 NHN 그린팩토리 LIBRARY 1을 다녀오다... 6 by Dansoonie
  3. 2012.06.13 WWDC Keynote을 보고... by Dansoonie
  4. 2012.06.11 [지름 신고] 휴롬!!! by Dansoonie
  5. 2012.06.06 현충원에 다녀오다... by Dansoonie
  6. 2012.06.05 Starting a movement!!! 혼자 잘 먹기... 6 by Dansoonie
  7. 2012.06.04 [TED Talk] How to start a movement...by Derek Sivers 2 by Dansoonie
  8. 2012.05.28 TEDxSeoul에 다녀오다... 4 by Dansoonie
  9. 2012.05.27 Season Day 둘째날 3 by Dansoonie
  10. 2012.05.26 Season Day 첫날 2 by Dansoonie

- 이곳은 폐업했다는 친구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

updated on 2013/08/19


요새 체중 감량에 더위를 먹어서 그런지 통 식욕이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배고파서 뭔가 먹고 싶은데 먹는 양이 줄어서 그런지 예전에 식당에서 먹고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할 1인분의 양을 먹고도 좀 과도한 포만감을 느끼다 보니 이제는 체중 조절이 신경쓰여 그런 느낌이 싫어져서 무엇을 먹던지 조금만 먹고 싶은데 딱 적당한 양을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 없는것 같아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건강한 밥상이 그립네요...


어쨌든, 그래도 뭔가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안가본 곳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문득 눈에 들어오는 안가본 집에 가봤습니다. 지나가면서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몇번 했던 곳이기는 하지만 늘 제 머릿속 어딘가 구석 깊숙히 쳐박혀 있어서 가보지 않았던 그곳... 위치는 위치태그를 참고하세요~



가게 벽에 메뉴일 것으로 생각되는 지명들이 나열되어 있고 "12."라고 써있는 것을 보고 햄버거 치고는 12,000원이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일단 먹어 보기로 했습니다.



가게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위에 사진 처럼 칠판에 메뉴들이 예쁘게 설명 되어있었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New York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도 가격을 9,800원이었고, 감자(wedges)와 탄산음료 포함이었습니다. 하지만 가게 주인으로 예상되는 누님(?)께서 계산할때 감자랑 탄산음료는 서비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뭐라고 해도 상관은 없지만 좀 생색내시는 듯한 느낌에 기분은 별로 안좋았습니다... 안그래도 좀 비싼것 같은데...


어쨌든, 주문을 하고 가게 안을 좀 들여다 봤습니다. 좀 좁은듯 하면서도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넉넉해 보이는 복층 구조의 공간...



가게 이름은 농부가 직접 만들어주는 맛있는 햄버거라는 식으로 지어놓고 내부 인테리어는 세계 각국의 도시의 지하철 노선들이... 그냥 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다른 가게였다는 것입니다... 가게 안은 참 아늑하고 예뻤던것 같습니다. 특히 위의 사진들 중에 오른쪽 아래 사진이 한쪽 벾을 찍은 사진인데 자세히 보면 "숙취엔 역시 햄버거"라는 재미있는 문구가 아기자기한 글씨체로 쓰여진 스티커 같은 것도 붙어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숙취 따위 술 잘 안마시는 나는 잘 모르지만요...


조금 기다리니 진동벨이 울리고 제가 주문한 New York 버거 세트가 나왔습니다.



감자를 몇개 안주는 것을 보니 진짜 서비스로 주는 것인가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크림이 곁들여진 햄버거를 먹어봤습니다... 맛은 정말 제가 여태 우리나라에서 먹어본 햄버거들 중에서 가장 색다른 그런 맛이었습니다. 맛있었어요!!! 하지만 햄버거를 커팅하고 칼이랑 포크를 주는 이 상황은 안습이었습니다... 햄버거 먹는데 있어서 반으로 커팅해 주고 칼과 포크를 주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또 다른 포스트에 대해서 하기로 하고요...


기대를 안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꽤나 만족스러운 맛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크라제 버거 보다 괜찮은것 같습니다... 햄버거 빵도 맛있었고, 맥도날드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음료수 리필도 가능합니다... 종종 가서 다른 햄버거들도 먹어봐야겠습니다. 아니면 누구랑 같이 가서 반반씩 나눠 먹어봐도 되고요...


새로운 맛집 발굴해서 뿌듯하네요~

Posted by Dansoonie

집에 있으면 자꾸 드러누워서 뒹굴뒹굴 거리고 버리는 시간이 많아 최근에 집중해서 책을 읽거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요즘에 스타벅스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생산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데(2012/05/22 - I've grown another habit...), 최근에 포스퀘어 친구를 통해서 알게되어서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어서 오늘 찾아가 봤습니다.


바로 정자동에 있는 NHN 본사 1층에 위치한 LIBRARY 1 입니다. NHN에서 최근에 일반인들에게도 개방한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디자인 및 IT분야 전문 도서관으로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취지에서 만들었다는 이 도서관은 저 같은 개발자에게는 정말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도서관은 건물 정문으로 들어가서 오른쪽에 위치 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건물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렸을때 나오는 LIBRARY 1의 입구 사진입니다.



입구 앞에 아래와 같은 안내문이 있습니다.



저는 이 안내문을 보고 건물의 안내 데스크로 가서 출입증을 달라고 했더니 출입증은 LIBRARY 1 안내 데스크에서 받는 것이라며 입구에 들어가라고 안내 받았습니다. 입구 사진에 보실 수 있듯이 문이 두개가 있습니다. 꼭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우측 보행을 함께 하시는 당신은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입구에 들어가시면 왼쪽에 안내 데스크가 있습니다. 신분증을 요구하고 가방과 기타 국가고시나 자격증 시험 준비 관련된 책은 반입이 금지 되어있다는 안내를 해주며(이곳은 단순히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디자인과 IT와 관련된 분야를 위한 공간임이 틀림 없습니다) 가방과 기타 반입이 안되는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사물함을 배정해 줍니다. 사물함 배정은 아래 사진에 보이는 초록색 플라스틱 막대기에 적힌 숫자로 해주고, 그 뒷면에는 사물함 사용 방법이 있습니다.



도서관은 두층으로 되어있습니다. 일단 두층 모두 골고루 둘러봤습니다. 아래 사진은 2층에서 바라본 1층의 모습입니다...



깔끔하고 시원하게 생겼죠? 보이는대로 깔끔하고 시원하고 쾌적합니다... 다만 공조기 돌아가는 소리가 좀 시끄러웠습니다...


1층은 주로 컴퓨터 관련 서적들이 많고, 2층은 디자인 관련 서적과 DVD가 있습니다. 책은 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했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원서의 비율이 상당히 컸다는 것입니다. 저는 기술서적은 주로 원서를 선호하는 편인데 컴퓨터라는 분야 자체가 미국이나 유럽쪽에서 주도적으로 발전해온 만큼 용어가 영어인 경우가 많아서 적지 않은 개발자들이 영어가 어렵더라도 원서를 선호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책방에 가면 원서로된 기술 서적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서 늘 불편했는데 이곳에 상당히 많은 서적들이 원서였습니다. 적어도 1/3 이상은 원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NHN의 개발자들이 추천해주는 책들도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내걸로 추천해주는 책인 만큼 꼭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층과 2층 모두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과 안락한 의자들은 두 층에 모두 고루고루 있습니다. 책상이나 벽에 보통 멀티탭이나 전기 아웃렛이 많이 있어서 랩탑이나 다른 모바일 기기를 충전하면서 여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나쁜 점이 있다면 어떤 책상은 멀티탭이 책상 아래책에 붙어 있으는데, 전기를 꽂기 위해서는 책상 밑을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혹시 맞은편에 치마를 입고 오신 여자분이라도 있다면!!!


※ 이곳을 방문하시는 여자분들은 꼭 긴 치마 혹은 바지를 입으시기 바랍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랩탑을 키고 무선 랜부터 잡아봤습니다. 역시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GreeN_FactorY에 연결하시고 브라우져를 실행하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뜹니다.




OS의 보안패치와 백신을 최신임을 확인하라는 안내문이 뜨는데, 안내문 아래에 있는 "위의 내용을 인지하신 후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시기 버튼을 클릭해주세요."의 체크 박스를 체크 하면 "무선 인터넷 사용하기" 버튼이 보입니다. 버튼을 누르시면 바로 인터넷이 사용 가능합니다. iPad는 아무 생각 없이 사용했는데, 저런 문구가 뜨지 않은 것을 보니 다른 AP에 연결되어 우연히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었거나 아니면 모바일 기기는 그냥 별 안내문 없이 사용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1층 한쪽 구석에는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컵이나 텀블러를 가지고 오면 무료로 마실 수 있고, 컵이 필요하다면 그곳에 비치 되어있는 종이 컵을 100원의 기부금을 내시고 사용하시면 됩니다. 잔돈이 없다면 다음에 와서 지불해 달라는 친절한 안내문이 있습니다. 커피는 제 입맛에는 별로 맞지 않았지만 졸립기도 했고 무료이고 해서 한 3잔 정도 마신것 같습니다. 커피 기계 맞은 편에는 정수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커피가 있는 곳 입구에는 Me2Day를 통해서 LIBRARY 1의 친구가 되어달라고 했는데... 아쉽게도 저는 Me2Day를 안해서...




개발자들에게는 참 귀중한 공간이지 않을 수 없는 곳입니다. 시원하고, 조용하고, 마실것도 있고, 참고할만한 책들도 많고... 오랜만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집중해서 무엇인가 공부 할 수 있었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책을 찾아서 보기도 했습니다. NHN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이런 식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은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그냥 대충 구색만 갖추고 사회에 환원했다고 생색내려고 하기 보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개발자들 혹은 디자이너들에게 정보를 습득하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산업구조에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보여 우리나라 회사들도 많이 바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원래는 예약제로 도서관은 운영했는데 당분간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평일 10:00~22:00, 주말 10:00~17:00 까지 개방되어있고, 둘째주 넷째주 월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이라고 합니다. 가끔 회사 내부 사정으로 휴관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 정보는 홈페이지를 꼭 확인해 보셔야 할것 같습니다. 아... 참고로 도서 대출은 안됩니다... 아쉽지만요... 어쨌든 그래도...


고마워요 NHN~

Posted by Dansoonie

매우 인상적인 WWDC 2012 Keynote이었습니다. 올 초에 Tim CookThe New iPad를 발표할때 "We have plenty of exciting things to show you this year"라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보여줄게 있어봤자 얼마나 되겠어라고 생각하며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던것 같습니다.


오픈되지 않은 기술은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이 있고, 늘상 Sonybetamax 방식의 VCR를 대표적인 예로 듭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VCR라는 기계의 기술의 우수성을 가린다고 해봤자 그 기술의 우위를 따지는데 있어서 기준은 더 좋은 화질을 보여주는 것 말고는 특별히 다른 기준이 없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활 가전 및 IT 기기들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처음 맥이 나왔던 30년 전에 비하면 상황은 더욱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Apple은 오늘 우리에게 2012년이 더이상 2012년 같지 않을 것(1984년 Apple이 Macintosh를 처음 출시하고 광고할때 쓰던 카피 패러디입니다)이라는 인상을 다시금 심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아주 새로운 기술은 없었습니다. 기존의 기술을 응용해서 조금 더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었을 뿐이죠. 애플은 늘 그런 식으로 새 제품과 서비스들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회사들에서 시도는 실패로 돌아갈때 Apple은 대다수의 경우에 그들이 또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는 대중의 환호와 함께 성공적으로 마케팅 캠페인을 이끌어 갑니다. 완전히 새롭고 생소한 기술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적어도 컴퓨터 관련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혁신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런 제품들을 성공적으로 잘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 현재 Apple의 웹사이트 첫 화면에 또는 Next Generation Mac Book Pro 홍보 동영상을 보면 Apple의 Senior Vice President of Design, Jonathan Ive는 이렇게 말합니다.

To create something genuinely new, you have to start again. And I think with great intent,  you disconnect from the past.


그리고 Senior Vice President of Hardware Engineering, Bob Mansfield는 이렇게 말합니다.

If you never change anything then what you can engineer is kind of incremental. But when you're willing to change things, then you kind of open up a whole new kind of design.


결국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방법을 택하는 수 밖에 없었을것 같습니다. 고객에게 선사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자기들의 방식대로 어떻게든 가능하게 하는 것이 Apple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기들의 기술을 공개하지 않으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짜내고 짜내서 사람들이 감동받을 수 밖에 없는 제품들을 만들어내는 그들의 문화가 부럽습니다.


요즘의 생활가전은 I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그 기능이 다양해 졌고, 그 활용 방법도 다양해 졌습니다. 따라서 이런 제품들에 있어서 약40년 전의 페러다임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뛰어난 화질만이 관건이었던 VCR 제품과는 달리 요즘에 나오는 생활 가전은 우리의 삶의 방식을 풍부하게 바꿔주기 때문에 기능에 충실하고 사용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제품들만 만든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용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적인 요소에 있는데, Apple이 그것을 제일 잘 합니다.


Apple 처럼 제품 하나가 아닌 제품군을 만들어 각 제품들 간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란 하루 아침에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이 아니지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계획하고 개발하는 기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기반이 되는 기술에 꾸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했다시피 요즘에는 하드웨어 제조 기술 보다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성공을 좌우 한다고 봅니다. 감동을 주는 기능의 다양성을 위해서 말이죠.


물론 Sony도 여러가지 혁신적인 기술들을 개발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갔던 면이 없지않아 있었고, Apple은 자사의 사업으로 인해 혜택을 줄 수 있는 제3자들(앱 개발자들)을 찾아서 사업의 선순환 과정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반면에 Sony는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Sony도 소프트웨어 기술 보다는 하드웨어 기술에 치중하다 보니(제 개인 적인 생각이고 그렇다고 해서 소니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무시할 수준은 아니라고도 생각합니다) 제조업에 대한 의존성이 커지기 시작하여 하향길로 더 빨리 접어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삼성이 요새 갤럭시S III 출시를 앞두고 홍보에 여념이 없는듯 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출시 시기가 명확하지 않아 소식을 자주 접하지는 못하지만 외국 사이트에서는 한동안 갤럭시S III로 떠들썩 했습니다. 하지만 Apple은 오늘 Keynote에서 차세대 iPhone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iOS 6 하나로만 가지고도 갤럭시S III를 볼품없어 보이게 만들어버린듯 합니다.


내부적으로는 삼성이 어떤 준비를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나 Apple과 비교해 보면 안타깝습니다. 제가 볼때 삼성은 Apple 보다 더 다양한 제품들을 팔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로 무궁무진한 일들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하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IT관련 업계 대기업 총수들은 모두들 입을 모아 앞으로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고 말은 합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로 어떤 일을 해야지 성공을 할 수 있는지는 모르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에 대한 투자도 소극적으로 보이고 태도도 근시안적입니다.


따라서 대기업 위주로 경제가 돌아가는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의 일거리를 받아서 하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에서도 역시 소프트웨어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또 대기업의 일거리를 받아서 하는 형태로 회사가 운영되다 보니 어떤 일을 비전을 가지고 추진해 가야 할지 생각해보는 능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WWDC 2012 Keynote를 보면서 이번에도 감동과 멘붕(멘탈 붕괴)의 감정이 교차하는 미묘한 순간들을 경험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인력들을 통해 우리도 충분히 Apple에서 만드는 기술들과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기업은 아직까지 없어 보이네요... 그런 가능성이라도 보이는 회사가 있다면 제발 좀 알려주세요~


마지막으로 이번 keynote를 통해서 Apple은 Steve Jobs 없이도 건재 함을 유감없이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The New iPad 발표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보여준 것 같습니다다. Steve Jobs가 참 회사를 잘 가꿔놨다는 생각이 듭니다.

Posted by Dansoonie

작년 연말에 어머니께서 제게 자꾸 살을 빼라고 하시면서 저같이 나이 30에 접어들고 사회 생활하는 사람은 자의로 살빼기 힘들다면서 돈은 대줄테니 헬스장 다니면서 PT를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뭐 그렇게 저는 싫다고 하고 그냥 살다가 올해 초에 갑자기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뛰었습니다. 뛰는데에는 Nike+(2012/04/05 - 거의 한달 동안 꾸준히 달리기를 한 결과는?)가 큰 공을 세웠고, 오늘 운동 직후 몸무게를 쟀을때 키에서 몸무게 빼서 100이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생길것 같지 않았던 그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어쨌든, 5월 셋째주 주말에 어머니와 할머니께서 좋아하시는 JYJ의 김준수 콘서트가 있었습니다. 어느정도로 좋아하냐면 저와 있을때면 항상 김준수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하시며 가끔 저를 준수라고 부르기도 하십니다... 이름이 비슷하기도 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정도로 좋아하십니다. 부모님과 할머니는 그때 서울에 올라오셨고, 저는 그때 어머니와 딜을 했습니다...


PT에 돈을 들이지 않고 살을 많이 뺐으니 휴롬을 사달라고!!!

게다가 저는 아버지께 제가 쓰던 iPad 2를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조건이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구매하신 휴롬 유사상품이 아닌 휴롬 정품을 사달라고... 어머니께서는 쉽게 제 딜에 응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을 이용해 대전에 가서 어머니께서 구입하신 후에 결함이 없는지 테스트 해보신 휴롬을 업고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밤에 부랴부랴 득템한 것을 써먹기 위해 슈퍼에 가서 갈아먹을 것을 잔뜩 사왔습니다. 이 것들이 앞으로 제가 1주일동안 열심히 갈아먹을 것들입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오렌지, 당근, 사과, 키위, 포도...


오늘은 시범삼아 사과 당근 쥬스를 해 먹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내일 회사에 가서 마실것 까지 만들기로 했습니다. 당근 하나와 사과 두개로 800ml를 만들었습니다.



당근과 사과가 맛있어서 그런지 맛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거 갈아먹는 것이 번거롭더군요... 그래도 뭐 건강을 위해서 앞으로 이 기계를 묵히지 않고 열심히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당근을 갈고 난 후에 나온 찌꺼기를 보니 계란말이 같은거 해 먹을때 사용해도 괜찮을듯 싶더군요. 휴롬으로 인해 저의 요리에 대한 욕구까지 불타오르게 생겼습니다. 다만 오피스텔에 살아서 부엌이 너무 좁아요... 부엌이 어느정도 넓은 아파트로 정말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그나마 요리를 좀 해 먹을텐데...


휴롬 쓰고 계신 분들 어떤 야채 과일을 어떤 조합으로 먹으면 건강에 좋고 맛있는지 정보 공유해 주세요...


아울러 매일 밤 과일 야채 쥬스 뽑아서 배달해다 줄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Posted by Dansoonie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현충일을 맞이하여 국립 현충원에 다녀왔습니다. 단지 현충일이라 갔었던 것은 아니고 한국 전쟁때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현충원에 안장되셨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할머니께서 건강하실때는 그래도 매년 현충일 전이나 후에 주말에 진척들이 모두 모여 현충원에 그나마 일년에 한번이라도 가고는 했는데, 지금은 누가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년부터 혼자라도 할아버지의 묘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솔직히 할아버지 잘 모릅니다. 아버지께서 태어나신지 얼마 안되어서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그런지 아버지로부터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고, 워낙 무뚝뚝한 아버지의 집안 특성 때문인지 몰라도 할머니와 두분의 큰아버지들로 부터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은 것이 별로 없는것 같습니다. 어쩌면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가족들이 힘들게 살아온 세월동안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어딘가 저편에 묻어두고 열심히 사느라 자연스럽게 할아버지 얘기는 안꺼내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나마 사촌 형이 할아버지 사진을 어디서 찾았는지 사진을 찍어서 보여준 적이 있어서 얼굴만 어렴풋이 알고 있고, 제가 고등학교때 미국에 계신 작은 할아버지(할아버지의 동생)께서 한국에 방문하셔서 할아버지께서 어떤 분이셨는지 들려주셔서 할아버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충원에 가는 길에 저는 문득 할아버지에 대해서 아는게 많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요새 할머니께서 기억도 많이 안좋아지시고 그래서 앞으로 할아버지에 대해서 알려줄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을 생각하니 뭔가 제 뿌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한국전쟁을 거친 세대와 같이 사는 세대라서 어쩔 수 없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가 살아온 30여년의 세월동안 제게 할아버지에 대해서 그 누구도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과 저도 할아버지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고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뭔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유전적인 측면에서 보면 조상은 후대의 거울이라는 말이 어느정도 들어맞는다고 말할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의 조상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신념과 믿음을 가지고 어떤 가치를 위해 살았는지 알고 조상들의 뜻을 이어 가문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할아버지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저는 나중에 자식들이 생기면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오셨는지 그리고 저는 부모님으로 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말해주고 그들이 저와 부모님을 거울삼아 각자 자신의 정체성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쩄든, 지하철을 타고 가서 동작역에서 내렸습니다. 현충원으로 가는 길에 마음에 드는 만원짜리 꽃다발을 사들고 할아버지 묘까지 걸어갔습니다. 오늘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 처럼 느껴졌는데, 할아버지의 묘는 한참 위쪽에 있어서 묘에 도착하니 옷이 땀에 흠뻑 젖었습니다.



<할아버지 묘 근처에서 찍은 현충원 전경 - 2011년에 찍었음>



매번 올때마다 묘비 옆에 꽂혀있는 꽃병에 물을 떠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근처에 물을 떠올 장소가 화장실 밖에 없는데 화장실의 세면대가 작아서 꽃병에 물을 넣기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집에서 1.5리터 PET병에 미리 물을 담아서 가지고 갔습니다. 그래서 꽃병에 가지고 갔었던 물을 넣고 꽃을 고이 꽂았습니다.



올때마다 "할아버지는 경감(군인이 아니라 경찰이셨습니다)이셨고,  순창에서 1953년 3월 29일에 돌아가셨구나..." 라고 알게 되고 돌아가지면 항상 까먹습니다... 이번에는 부디 잊지 않아보기를 희망합니다.


오래 머물지는 않았고 할아버지 묘비 앞에서 잠시 추모의 기도를 드리고 유독 우리 할아버지 묘비에만 새똥이 두군데 떨어져 있길래 그거 닦아드리고 왔습니다.


어릴때 부터 미국에 있었던 시간들을 제외하면 매년 왔던 곳인데, 머리가 조금 크고 어떤 곳인지 알게 되면서 부터 괜히 엄숙해게 있다가 가야만 할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랬는지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현충원에 온 사람들의 표정들도 모두 한결같이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굳이 저 혼자 엄숙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작년부터 느꼈습니다.


현충원에 안장된 많은 사람들이 각자 어떤 사연으로 현충원에 안장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할아버지께서 한국전쟁 때 전사하셔서 그런지 할아버지와 같은 분들 덕분에 자유롭게 살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앞섭니다. 이런 사상 자체는 애국심을 중심으로 군사 활동의 정당성을 자유 수호에서 찾는 그런 미국의 문화에 영향을 받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틀린 생각은 아니라고도 생각합니다.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국 전쟁에서 싸운 분들께 감사하고 그들이 우리에게 선물해준 자유를 만끽하고 즐기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따라서 너무 엄숙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작년에 현충원에서 목격했던 한 장면을 또 올려봅니다.


 

현충원은 엄숙해야 하는 그런 곳이라고만 생각했던 시절이라면 누가 현충원에 개를 데리고 오냐고 질색을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생각이 바뀌니 주인이 끌고 가는 케리어 가방 위에 가만히 앉아있는 개를 보니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충일을 맞이해서 할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본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Dansoonie

며칠 전에 트친중에 혼자 용기내어 쌀국수를 드시러 가시겠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저는 이미 몇번 해본터라 "been there, done that"이라고 리플라이를 날려드리며 용기를 북돋아드렸습니다. 오늘 퇴근하는 길에 마침 집 앞에 있는 삼겹살 집을 지나가다가 향긋한 삼겹살 냄새를 맡으며 트위터에 삼겹살이 먹고 싶다고 올렸더니 며칠전에 쌀국수를 혼자 드셨던  트친께서 "역시 혼자 삼겹살은 아직..." 이냐며 제게 멘션을 보내셨습니다...


순간 오기가 생겼습니다. 마침 지루하고 따분해진 인생, 시트콤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은 인생으로 살고 싶었던 터라 How I met your motherBarney Stinson을 떠올렸습니다... Barney는 분명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반응 했을 것입니다.



혼자 밥을 먹으러 간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닙니다. 혼자 밥을 - 더군다나 삼겹살 같은 음식을 - 먹으면 왕따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혼자 삼겹살 먹는다고 한 순간에 왕따가 됩니까? 이미 왕따였다면 할 수 없지만요... 다 잘먹고 잘 살자고 열심히 일하고 사는건데 왜 먹고 싶은 것을 혼자 먹는데 큰 용기가 필요해야만 할까요? 아! 이 불편한 진실...


어쨌든, 저는 트친님께서 저에게 제안(?)한 도전을 받아들임으로써 어제 올린 포스트(2012/06/04 - [TED Talk] How to start a movement...by Derek Sivers)의 말대로 하나의 변화의 물결(movement)을 만들어 내고자 합니다. 혼자 밥먹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더이상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하는 변화의 물결을 시작합니다.


물론 이런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어제 올린 글에서 처럼 배짱이 필요합니다. 또 도전 과제를 수행하려면 삼겹살이 무지 땡기는 그런 날이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언제 이 도전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실 분이 계시다면 제가 도전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얼마든지 이 변화에 동참해 주세요... 패스트 푸드나 샌드위치, 혹은 국밥같은 메뉴는 혼자 자주 먹기는 하지만 혼자 먹는 것을 상상하기 힘든 메뉴를 혼자 드실 분은 망설임 없이 도전해 주세요~ 그리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시고 트랙백을 남겨주세요...


I will be the lone nut, but you can be the follower and I will treat you well.


P.S. 경기도 분당에 거주하시는 분은 저와 같이 삼겹살을 먹으러 가주셔도 됩니다. 하지만 각자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드셔야 합니다. 식사 후에는 제가 후한 후식 대접을 해드리겠습니다... 콜드스톤 아이스크림이 좋을것 같네요...


Posted by Dansoonie

예전에 TED의 많은 talk들을 보다가 보게 되었다가 기억속에 잊혀졌던 talk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저번주 일요일에 갔었던 TEDxSeoul에서(2012/05/28 - TEDxSeoul에 다녀오다...) session 중간 휴식 시간에 보여주어 다시 인상깊게 본 talk이 있습니다. 바로 How to start a movement 라는 Derek Sivers의 talk 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고 그동안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해서 그런지 내용이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어떤 변화를 위해 그 변화를 위해 앞장서는 리더가 나서고 다른 사람들도 그 변화에 동참하게 되는 과정을 간단한 일화를 통해서 설명해 주면서 리더쉽에 대해서 말해 주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변화의 물결(movement)는 이런 과정을 거쳐 일어난다고 합니다.


  1. 먼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변화를 줄 수 있을만한 돋보이는 행동을 할만한 배짱이 있는 사람이 리더로 나섭니다.

  2. 리더가 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어서는 안됩니다. 자연스럽게 리더를 따르는 사람이 생겨 다른 사람들에게 리더를 따르는 방법을 보여주어 변화를 일으키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사람이 등장하게 됩니다.

  3. 리더는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행동에 동참하게 된 사람을 자신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해줍니다. 그러면 사람들의 초점은 리더의 행동이 아닌 그들의 행동으로 바뀝니다. 여기서 우리는 리더를 따르게 된 처번째 사람의 리더쉽을 과소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비록 그가 리더의 행동에 동참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선택 또한 리더 만큼이나 배짱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자칫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 처럼 보이는 사람을 비로써 리더로 만들어 주는 중요한 사람임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4. 이어서 두사람의 행동을 모방하고 따라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게 되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변화의 물결이 시작되는 행동 양상은 감추어져서는 안되고 개방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리더만 내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동참자가 모두 드러나는 그런 행동 양상을 보여야지만 더 많은 동참자를 모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은 리더를 따라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다른 동참자들을 보고 따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5. 이런 변화의 흐름에 따라 동참자들은 늘어나고 드디어 변화의 물결(movement)이 됩니다. 변화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변화에 동참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게 됩니다. 사람들은 이제 앞서서 그 변화에 동참하고자 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는 그 변화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게 여겨지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movement가 발생하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얻을 교훈이 있다면...

Movement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 즉 그 movement를 위해 리더가 되기로 결심한 사람은 movement에 동참하기로 결정한 첫 몇몇 사람을 자신과 동등하게 대해주고 같이 movement에 앞장 설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movement를 일으키고자 함에 있어서 그 핵심에는 리더인 당신이 아닌 movement 자체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리더쉽은 우리 사회에서 과대 평가되고 있다는 점을 인지 해야 합니다. 무엇인가 시작한 사람이 리더가 되기는 하지만 사실상 그 리더를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그 리더를 따르게되는 첫 몇몇 사람들 입니다. 따라서 movement를 일으키는데 있어서 리더가 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는데 있어서 리더가 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혼자 무엇인가 멋진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마땅히 그를 따라 새로운 movement를 일으키는데 동조하는 것입니다.



저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많은 불평 불만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어떤 변화를 주고자 했던 노력은 해본 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제 자신의 생각을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기도 했지만 그 변화에 앞장서본 적은 없었던것 같습니다. 물론 무슨 일을 벌려 앞장서기 쉬운 입장의 위치에 있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부터 너무 자포자기한 상태로 무기력하게 불만만 토로하면서 살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그동안 불만을 가지고 살았던 것들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들도 해봤고 어떤 변화를 꽤해야 할지 나름 고민도 많이 했기에 앞으로는 그 변화에 앞장서 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우리는 이대로 괜찮은가...



Posted by Dansoonie

평소에 TED talk들을 YouTube나 Podcast로 즐겨 보는데 TEDxSeoul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가 신청을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참가 신청서 양식에는 개인을 잘 나타내는 단어 4개를 고르시오. 자신의 분야에서 남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일이 있는지 또 그일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해 주시오, TED에서 사람들에게 말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말들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해 보시오와 같은 단답형 질문이 아닌 내가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얼만큼 노력하면서 사는가에 대해 물어보는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그런 질문들이었습니다. 참가 신청 마감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서 차근차근 생각해 보고 성심성의껏 대답하고 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회사에서 해외 출장 일정이 갑자기 생기고 그 일 때문에 한동안 바빠서 결국  심오한 질문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시간도 없이 참가 신청 접수 기한이 훌쩍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신청인원이 미달 되었는지 추가 신청을 받는다기에 재빨리 어떻게든 신청서를 작성하려고 했는데 그 질문들에 대한 답변 여부가 optional로 바뀌는 바람에(원래 optional 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답변 안하고 신청했는데 운좋게 참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서대문역 8번출구에 있는 서대문 아트홀에 가서 TEDxSeoul을 참관하고 왔습니다. 세 세션에 걸쳐 15번의 talk가 이루어졌고 참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모르고 있던 분야에 대해서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이번 TEDxSeoul의 주제는 장(場) 이었습니다. 어떤 분야를 하나의 마당으로 봤을때 그 마당에서 어떤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해줄 수 있는지 사람들이 그 활동에 얼마나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할 수 있는지가 큰 주제였습니다.


1. 첫 연사는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와 개코였습니다. 자신들의 음악세계가 어떻게 변해왔으며 그 과정을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는지를 말해줬습니다. 힙합정신으로 무장해서 사회 비판적인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기만 하다가 어려움을 겪고 군대를 다녀오고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짐에 따라 긍정적으로 변하고 삶의 여유를 찾게 되었다고 고백한 그들은 자신들의 강연이 부족했으리라 말하면서 자신들이 자신있는 노래 부르기를 통해 부족했던 강연을 들어준 청중들에게 보답하겠다면서 노래도 한곡 불러주고 갔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노래라 잘 호응을 못해줬지만 일단 호응을 해주고 싶어도 new iPad로 촬영중이었기 때문에 뛸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한번 예전에 iPad2를 떨어뜨려 박살낸 기억이 있어서 차마 그 위기를 감수하고 펄쩍펄쩍 뛸 수 없었습니다...


2. 두번째 연사는 황두진 건축가였습니다. 이 분은 세계화(Globalization)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세계화는 하루아침에 되지 않고 자신의 사회에 이바지함으로써 그 첫걸음을 떼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자신이 건축사무소를 차리고 지역사회에 시작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전국으로 진출하고 또 세계로 진출하게 된 과정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세계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먼저 타국의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며 우리의 것을 그들과 나누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와 그들의 차이를 좁혀 나가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 진정한 세계화라고 생각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3. 세번째 연사는 CLO Virtual Fashion의 오승우 CEO CFO 였습니다. 가장 인상깊게 들은 강연중에 하나였습니다. 대학원에서 연구한 옷의 3D 렌더링 기술을 바탕으로 차린 회사를 운영하면서 겪은 일들, 그리고 꿈꾸는 비전을 공유하셨습니다. 마치 실사와 같이 렌더링된 옷을 보여주면서 이것이 자신들이 가진 기술이라고 하면서 옷은 어떤 도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형태로 제작된다고 보여주시면서 각 부위에 해당하는 도면을 실시간으로 편집하면서 최종 결과물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여주는 툴을 개발한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것이 패션계에서 큰 인기를 끌것이라고 확신했었다는데 패션계에서는 예전의 프로세스에 너무 익숙해져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툴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이 있어서 새로운 시장을 찾게 되었다는데 그 시장은 디지털 케릭터를 디자인하는 사람들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업 모델을 바꾸어 툴을 그 목적에 맞게 개선해서 오픈을 했는데 툴이 크랙되었다는 웃지 못할 사연을 들려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통해서 미국의 대형 CG 스튜디오들과 게임 회사들에서 연락이 오고 더 큰 기회들이 찾아오고 있음을 말해주었습니다. 오승우 대표의 꿈은 현실 세계의 옷과 가상 세계의 옷이 하나가 되어 옷을 구입하면 그 옷을 가상세계의 케릭터에 입히고 유통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오승우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제가 예전에 회사에서 같이 일하다가 다른 대기업으로 직장을 옮기신 분께서 이런 비슷한 일을 기획해서 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벌써 몇번 시작했다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는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입장에서 오승우 대표께서 하신 일들을 대충 머리 속으로 그렸고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었는데 결국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은 이 사업 모델이 씨알도 먹히지 않는 패션계 쪽으로만 파고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기술을 개발하는데도 매우 인색하지만 그 기술을 사업화 하는데 있어서도 그 잠재력이나 사업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또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일에 인색할 수 밖에. 저는 오승우 대표의 이야기에 기립박수를 쳐주고 싶었는데 기립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혼자라도 기립해서 박수 쳐줄걸 이라는 생각이 이제서야 듭니다...


4. 네번째 연사는 문화로 놀이짱 안연정 CEO 였습니다. 이 분은 소비를 공유의 개념으로 바라보고 사람들이 창의적인 일을 하기 위한 공구들을 공유하는 시스템도 만들고 무심코 낭비되는 자원들을 어떻게 하면 재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여 그 방법을 고안하여 홍대 근처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5. 다섯번째 연사는 붕가붕가 레코드의 고건혁 대표였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음반 사업에 대해서 예전에 TEDxSeoul에서 말씀하신 것을 영상으로 봤는데 이번에는 그것을 넘어서 어떻게 하면 인디 음악을 문화 산업으로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을 하신 것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관광상품과 결함한 형태의 공연문화에 대한 개념을 설명해 주셨고, 그것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또 그 결과는 어떤지 말씀해 주셨고 현재 대형 기획사들에서 키운 아이돌 위주로 돌아가는 공중파 방송 때문에 우리가 문화적 다양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인디 음악을 홍보하는 매체가 되기로 했다면서 인디 음악에 대해 관심을 더 많이 갖아달라고 호소하셨습니다.


6. 여섯번째 연사는 Oliver Griem 이라는 독일 media artist였습니다. 독일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말로 우리나라의 도시 문화를 보면서 느낀 생각들을 말해주어서 많은 사람들이 놀랐습니다. 이 분은 우리나라 특히 서울을 90년대 부터 유심히 지켜봐왔다고 합니다.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서양 문물을 동경하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서울의 고유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 한탄하였습니다. 또 그 모습을 잃어가는 재개발 과정에서 주거권을 잃거나 상권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 대한 나라의 처사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했습니다.


7. 일곱번째 연사는 Ablar Company 신정규 CSO 였습니다. 알고보니 이분은 Tatter Tools를 만드신 분이셨고, 현재 TextCube와 여러가지 open source 활동을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Open Source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이 전부가 아니라며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었고, Open Source가 선의의 자기 조직화라고 표현하면서 지식을 공유하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고 그런 활동들을 통해서 인간이 선하다는 것을 알게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꼭 소프트웨어의 소스를 오픈해서 공유하는것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관점에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소중한 일이고 중요한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8. 여덟번째 연사는 Enswers 라는 회사의 이재형 CTO 였습니다. Enswers라는 회사는 이미지 검색엔진 서비스를 하는 회사라고 설명을 해주셨는데, 그런 기술적인 이야기 보다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준비 하셨다고 하면서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인간이 에너지를 통해서 얼마나 자유로워졌는지 설명하면서 에너지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그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지금 지구 온난화와 같은 문제, 그리고 그로 인해 자연 재해가 많이 일어나는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재생 가능한 에너지도 지금으로써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에 대한 꿈을 설명했습니다. 엔트로피와 열역학을 언급하면서 공돌이인 저도 잘 이해가 안가는 말씀을 하시는 바람에 청중이 한순간 멍때리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결론은 Victor Schauberger가 고안한 발전 방법(refer to tornado generator)에 한발 다가서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하는것 같았습니다. 역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진짜 잘하는 사람들은 물리쪽에도 능통한 것 같습니다...


9. 아홉번째 연사는 이재준 디자이너였습니다. 이분은 우리의 생활속에서 가장 기초가 되고 중요한 의식주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주거라고 했습니다. 옷은 덜 예쁘고 싼 옷을 입으면 되고 밥은 조금만 먹어도 되지만 살 공간이 없으면 그것만큼 인생을 비참하게 하는것 없다면서 주거가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 내집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고 그것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건설사와 은행들 그리고 자본가들로 인해 투기가 만연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의 주택 보급율은 98%를 넘고 전국 주택 보급율은 101%가 넘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에는 빈집이 50만호가 넘고 전국적으로는 80만호가 넘는다는 충격적이고도 불편한 진실. 이런 상황에서도 거리로 내몰리는 노숙자들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취나 하숙집을 찾기 어려운 대학생들이 많은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런 문제 대한 해답이 될만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4시간 이상 앉아있다보니 집중력이 떨어져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이분께서 진행하고 계신 새동네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힘드네요.


10. 열뻔째 연사는 자칭 Science Oriented Engineer 김주환 박사였습니다. 박사님은 고등학교때 어떤 공식을 통해서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그런 문제들만 접하다가 대학교에 가서 토목공학을 공부하면서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토목공학에서 구조물이 지진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을 하면서 그 과정은 어떤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에 맞는 실험 결과를 얻는지를 보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대학원에서는 수학을 공부하셨고 결국에는 우주과학을 하게 되셨는데 목성의 자기장을 연구하면서 똑같은 과정을 통해 연구를 하셨다고 합니다. 나중에 컨설팅 업계에 뛰어들어 문과를 공부한 사람들과 20년 만에 처음으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마케팅 기법을 살펴보니 그것 또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반복적인 작업을 하더랍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어떤 공식을 통해서 해답을 찾기 보다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인생의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면서 시도와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는 금쪽같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11. 열한번째 연사는 TEDxSeoul Organizer인 곽인호님이셨습니다. 자기 소개를 시작으로 TEDxSeoul을 기획하게 된 사연, 그리고 TEDxSeoul을 통해서 우리들이 변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TEDxSeoul의 목적은 Inspire, Share, 그리고 Change라고 했는데, inspire 와 share는 오늘과 같은 행사를 통해서 사람들이 만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나중에 영상으로 강연을 보는 것으로 가능하지만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가 이런 일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가 변하고 나아가 사회를 변화 시켜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12. 열두번째 연사는 또 다른 독일 출신의 Visual Artist Nils Clauss였습니다. 이 사람 역시 서울이라는 도시의 매력에 빠져 우리나라에 머무르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모습을 보면서 건물의 벽이나 담장들에 그려진 자연의 모습들을 종종 보면서 사람들이 자연을 그리워 하고 있는것 같다면서 자신도 시골인 독일의 고향을 가고서야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 분은 Visual Artist로 서울이 겪고 있는 문제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들을 사진으로 찍고 뮤직비디오로 나타내기도 한다면서 부분부분을 보여줬는데 제가 보기에는 서울이 점점 자연을 파괴하면서 개발되는 모습을 통해서 사람들의 감정이 삭막해지고 얼마나 무자비하게 변하는지 보여주면서 모두들 자신의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깨우쳐주려고 하는것 같았습니다.


13. 열세번째 연사는 이종범 웹툰 작가였습니다. 이 분은 어릴때 부터 만화가의 꿈을 가지고 컸는데 막상 만화가가 되려고 보니 시대가 전통적인 만화책에서 인터넷이라는 매체로 만화가 옮겨가고 있어서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를 하면서 웹툰이 만화 창작에 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새로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테크닉들,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더 풍부한 감성이 전달될 수 있고 독자는 몰입할 수 있는 그런 환경으로 바뀐 만화의 세계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14. 마지막 연사는 제네럴닥터였습니다. 의사의 신분으로 다른 의사들과는 다르게 인간미가 넘치는 진료법을 연구하고 그 방법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 두분이 강연해 주셨습니다. 세상에 병원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생각으로 사람의 건강을 지켜주는 의사의 입장에서 그런 안타까움 때문에 더욱 인간미 넘치는 진료법을 생각해내고 확장하려고 하신다는 의사 두분. 병원을 꼭 아파서 오는 곳이 아니라 감성의 교류의 장소로 변모시키고 더 나아가 사람들이 건강할때 건강을 더 잘 챙기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살아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따라서 병원을 카페처럼 꾸미고 누구든지 언제나 방문할 수 있게 하여 주 수입원이 진료가 아닌 커피와 빙수 판매라고 합니다. 이분들은 주치의라는 개념과 비슷한 "안녕하세요"라는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을 만드셨는데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의사 한명을 배정하여 사람들이 의사와 인간적인 관계도 유지하면서 바쁜 현대인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전화로 건강에 대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입니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특정 분야의 전문의가 아닌 나 자신에 대한 전문의라는 개념으로 사람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중간에 빼먹은 연사가 있네요... 몇번째인지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9번째에서 11번째 사이인것 같은데 서대문 아트홀 극장주이자 허리우드 극장 대표인 은주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요즘에 멀티플렉스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을 잃어버린 노인들을 상대로 문화 사업을 펼치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이 분의 말씀에 의하면 노인들은 옛날에 영화를 보려면 하루종일 줄을 서야 했고 운이 좋아야만 영화 표를 구해서 영화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가 그들에게 주는 가치는 요즘 세대들 보다 더 귀중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멀티플렉스라는 요즘의 극장 형태는 노인들이 가기에는 복잡한 구조이며 젊은이들의 애정행각 때문에 노인들이 멀티플렉스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꺼려하신다고 합니다. 노인들이 그동안 우리 세대를 위해 전쟁에 나가서 싸우고 외화를 벌기 위해 중동에 가는 등 많은 것을 해주었지만, 바쁘게 살아온 그들이 이제와서 여유를 즐길 수 있을때 우리는 그들을 소외해왔다는 것이 김은주 대표님의 주장입니다. 따라서 김은주 대표님은 단관 극장을 운영하시면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를 상영하신다고 합니다. 이런 문화사업을 통해서 옛 향수를 되새기며 알츠하이머가 호전되는 노인분들도 계시고 문화생활을 통해서 삶의 재미를 다시 찾게 된 경우가 많다면서 이 사업의 소중함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1시를 조금 넘어 시작해서 7시반에 행사가 끝났습니다. 많은 유익한 이야기들을 듣기도 했지만 회사에서 다녀온 여행의 여파 때문인지 집중력이 떨어져서 아쉬웠습니다. 게다가 이번 행사를 통해서 제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정리를 해서 제 스스로 이해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함을 깨달았습니다. 강연을 들으면서 그 강연을 열심히 노트에 정리를 해보려고 해도 무엇이 중요한지 잘 모르겠고 정리를 하다보면 중요한 사실들을 하나씩 꼭 놓치는것 같은 그런 느낌... TEDxSeoul 해시태그 달린 트윗들 보면 다들 연사들의 강연 내용을 잘 정리해주고 자신의 느낌도 140자로 정리를 잘 해주시던데 저는 그러지 못하겠더라고요... 왜 저는 어렸을때 글쓰기와 책 읽기를 소홀이 했을까요? 저도 제 생각을 조리있게 설득력있게 풀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동안 제가 나름 생각을 많이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연사들을 보니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일을 통해서 남들에게 어떤 유익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자리에 서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오늘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해서 불만족스러웠던 부분들도 있었지만 이 행사를 준비하시는 모든 Staff들이 본업을 가진채 시간을 쪼개어 열심히 준비해준 덕택에 그나마 이런 행사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고마움이 더 앞서네요. 이번에는 쓸쓸하게 홀로 다녀오고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제가 원래 낯을 좀 가려요) 다음부터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처럼 추상적인 생각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 노력해야겠습니다...

Posted by Dansoonie

Season Day 둘째날

My Life/일상 : 2012. 5. 27. 01:42

시즌 데이 첫째날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회사 동료들과 2시까지 즐거운 만담의 시간을 가지고 아늑한 한옥집에서 푹 잤습니다. 아무리 푹 잤어도 낯선 곳에서 자는 것이다 보니 예민해져서 그런지 옆방에 누가 일어나는 소리에 깨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즌데이 오기 전에 농암종택 주변의 지도를 보고 낙동강 상류의 물줄기를 따라 좋은 경치를 보면서 아침에 죠깅을 해보겠다고 다짐한 터라 저는 서둘러 나왔습니다. 그리고 약 5.3 Km를 뛰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좋은 경치를 보면서 뛰어서 그런지 전날 저녁에 많이 먹고 몸이 약간 무거워진 상태에서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길을 뛰어서 평소 페이스보다 약간 느리게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30분이 금새 흘러갔습니다. 


다 뛰고 제 방으로 돌아와서 갈아입을 옷을 챙겨서 샤워를 하러 샤워실로 갔습니다. 한옥집 하나를 샤워실 전용으로 개조를 해놔서 현대인들이 한옥집에서 몇일 묵는데 있어서 불편하지 않게 잘 개조했더군요. 이미 다른분이 샤워를 하고 계셔서 저는 잠시 짬을 내어 네잎 클로버를 또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5분도 채 되지 않아 또 하나를 찾았습니다.



얼마 후에 샤워를 먼저 하고 계시던 분께서 나오셨고 저는 샤워를 하러 샤워실에 들어갔습니다. 급속 온수기가 있었고 작동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뜨거운물이 나오지 않아 할 수 없이 차가운 물로 샤워를 했습니다. 5Km를 넘게 뛰고 난 후라 그런지 별 여러움 없이 시원하게 샤워할 수 있었습니다. 샤워를 하고 온수가 나오는지 여부를 사람들에게 묻자 제가 샤워를 한 샤워실에서 샤워한 사람들 말고는 모두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다더군요. ㅡ.ㅡ


이미 샤워를 별 어려움 없이 다 한 상태라 상관 없었지만요...


그렇게 아침에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뛰고 찬 물로 샤워를 하니 기분이 참 상쾌했습니다~ 그리고 배고파졌습니다. 다행히 샤워를 하고 얼마 되지 않아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은 농암종택에서 마련해 주는 식사를 했습니다. 돈은 회사에서 냈기 때문에 숙박을 하면 공짜로 먹는지 아니면 식사는 따로 계산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회사 동료분의 말에 의하면 식사가 9,000원이라고 써있었다고 합니다. 자... 9,000원 짜리 식사가 어땠는지 한번 보시죠...



정말 맛있었습니다. 한 12가지 반찬을 뷔페 식으로 진열해 놓고 먹고 싶은 만큼 퍼가서 먹는 방식으로 아침 식사가 대접되었습니다. 그리고 콩가루를 함께 끓여서 만든 안동의 별미 시레기 국과 간고등어도 같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전날 아침에 맥모닝 하나와 김밥 한줄 먹고 저녁 7시 까지 버틴 것을 생각하고 아침을 든든히 먹겠노라 다짐하고 맛있어 보이는 반찬을 하나 둘씩 접시에 쌓아가다보니 저렇게 산처럼 쌓였습니다. 제가 저것을 혼자 다 먹었습니다.


한식은 반찬을 따로 먹어서 누가 배식을 해주지 않으면 과식을 해서 저는 한식이 싫습니다... 정말 싫어하는게 아니고 많이 먹게 되어서 싫습니다. 다음 부터는 다른 여자 동료에게 밥을 퍼달라고 부탁해야겠습니다. 아래 사진이 제가 앞으로 표본으로 삼을 뷔페식 식당에서 먹을 양입니다.



그렇게 아침 식사를 맛있게 하고 다시 떠나기 전에 주변을 둘러보면서 놀았습니다. 농암종택에서 키우는 개하고 놀기도 하고...



아침에 100% 충전되었던 아이폰이 죠깅을 한 후에 70%로 배터리가 떨어진 것을 보고 충전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사진 찍으면서 노는 모습을 주변 경치와 함께 감상했습니다...



떠나기 전에 멋진 경치를 배경삼아 단체 사진 한번 찍고 관광버스에 탑승했습니다. 관광버스에 탑승하자마자 배가불러서 그런지 잠들었고, 약 한시간 후에 이번 여행의 마지막 경유지인 부석사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차에서 내리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내렸습니다... 그것이 바로 단체생활이라는 것이니까...


내리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연못, 그리고 거기서 솟아 오르는 시원한 분수!!! 그냥 순간적으로 제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고 잠을 확 깨워줬습니다...



부석사는 대략 이렇게 생겼습니다...



분수가 있는 곳에서 절 입구까지의 거리는 약 600미터 정도. 곧 석가탄신일이라고 길가에는 등을 매달아 놨습니다...



예쁘다는 생각은 안들었고, 그냥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소년처럼 그려진 저 사람은 부처님인가요? 불교신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럴 것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저런 등이 달린 거리를 쭈욱 올라가서 도착한 부석사 입구...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의 최고의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보 18호 무량수전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부석사는 아마도 제가 카메라를 구입한 후 가장 찍을 거리가 많았던 장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사진을 많이 찍기는 했지만 회사 동료들의 초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 사진이랑 풍경 사진만 몇장만 더 올려 봅니다.


일단 무량수전 앞에서 부석사 밑으로 내려다 본 풍경입니다.



그리고 무량수전 옆에 입에서 약수물을 뿜어댔을 법한 Finding Nemo에서 등장하는 바다거북이 Crush를 연상하게 하는 거북이 석상... 약수물이 나오지 않는 이상 담배를 물고 있는듯한 모습에 불과함...



그리고 거북이 옆에 피었던 꽃을 피사체 삼아 무량수전 앞쪽의 풍경을 잡아본 사진...



이렇게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그러다가 부석사 옆에 있는 박물관에 가서 다른 역사적 유물들도 보고 그러다가 내려와서 처음에 부석사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봤던 분수가 있는 연못 앞에 있는 무량수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이미 아침을 많이 먹은 터라 고통 가운데 꾸역꾸역 맛잇는 나물반찬들을 먹었습니다... 



그곳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다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요양과 쉬는 것이 이번 여행의 컨셉이라고 했던 사장님의 말씀과는 달리 힘들었던 여행. 여러가지 이유로 사실 이번 시즌데이는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막상 가서 좋은 경치도 구경하고 맑은 공기도 흡입하고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관광하러 다닌 곳에 대해 너무 무지한 상태로 가서 별 감흥이 없었다는 것... 사장님께서 열심히 설명은 해주셨지만 너무 피곤해서 그냥 아... 그렇구나 하는 정도로 밖에 들을 수 없었던 이번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Posted by Dansoonie

Season Day 첫날

My Life/일상 : 2012. 5. 26. 23:49

제가 다니는 회사는 매년 두번씩 반기별로 회사 전체가 시즌데이라는 이름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1박 2일로 가기도 하고 한번은 못가서 그 다음 시즌데이에는 제주도로 2박3일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시즌데이는 안동으로 떠났습니다. 금요일 아침에 출발해서 오늘 이른 저녁시간에 도착했습니다...


금요일 아침 10시까지 모두 회사에 모여 출발했습니다. 아침은 회사에서 맥도날드의 소세지 에그 맥머핀과 김밥을 제공해줘서 관광버스 안에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So called brunch라며 배식을 해줬는데, brunch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양이 적었습니다. 왜냐하면 공식 일정상 그날 저녁 7시 까지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버스안에서 책을 좀 읽다가 잠들었는데 차가 멈추길래 깨어봤더니 충주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내려서 볼일을 보고 저는 덤으로 7시까지 공식 일정상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뭔가 먹을것을 찾아다녔습니다. 휴게소를 배회하다가 찾은 것은 구글 순대가 아닌 구슬 순대... 구슬 순대라는 단어를 본 순간 저도 모르게 구글 순대로 읽어버렸습니다. 역시 안드로이드 개발자인 저의 무의식 세계에 구글은 이미 깊이 침투해 들어와 있나봅니다... 사실 나는 애플이 더 좋은데...



맛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냥 먹을만 했습니다. 그냥 7시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신기함 때문에 사먹은 것이라 대체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시 관광버스에 탑승해서 잠을 자다 깨다를 반복했습니다. 지방으로 가면서 제 아이폰의 3G 신호는 약하게 잡히기 시작했고 첫 목적지인 병산서원에 도착했을 때에는 배터리가 출발 당시 80%에서 30%로 떨어졌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단체 사진을 찍으려는 와중에 저는 이것을 발견했습니다...


럭키가이가 된 기분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병산서원 안을 관광했습니다...


서애 류성룡 선생이 계시던 곳이라던데 역사적 학식이 별로 없는 저에게는 별 감흥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하기 전에는 공부를 해야 하지 말입니다... 그나마 관리인 아저씨께서 설명을 재미있게 잘 해주셔서 이곳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록 이 문화유적이 우리에게 주는 그 의미를 잘 알지는 못했어도 공기 좋고 경치가 좋은 곳에서 학문을 닦았던 유생들을 생각하니 부러웠습니다. 서원 뒤는 숲이 우거져 있고, 앞에는 강이 흐르고, 그 뒤에는 또 산이 병풍처럼 멋지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서원의 가장 중앙에 위치한 입교당 천장에는 제비가 집을 틀고 살고 있기도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자연과 함께 숨쉬면서 공부하는 것... 상상만 해도 상쾌했습니다.



물론 이곳 생활도 몇일이면 좀 지루해지겠지만요... 당장 병산서원 안에서 3G 데이터 통신이 되지 않아서 막 화가 났으니까요... 덕분에 제가 Life Logging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 FourSquare에서 병산서원을 체크인 하지 못해서 안절부절 못했는데, 웃기게도 병산서원을 나오니까 3G 데이터 통신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사장님께서 이번 시즌데이의 컨셉은 요양하고 쉬고 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뭔가 예감이 안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유생들이 풍류를 즐기기 위해 놀러 갔다는 하회마을이었는데, 거기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유생들은 서원 앞에 있는 강에서 나룻배를 타고 유유히 하회마을까지 갔다는데 60명이 넘는 우리 회사 직원들이 모두 나룻배를 탈 수는 없었던 노릇...



도보로 4Km를 위의 오른쪽과 같은 길, 그리고 그보다 더 경사가 급하고 나무가 우거져 좁기도 했던 길을 1시간이 약간 넘는 시간동안 걸어갔던것 같습니다. 땀이 계속 흐르고 목은 마르고, 가지고 있던 얼음 물은 미지근해지고... 나의 지루함을 달래주는 아이폰은 남은 반나절 동안 돌아다니면서 FourSquare로 체크인 할 수 있도록 꺼놨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30%의 배터리도 병산서원을 떠날때 쯤에는 15%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어쨌든 힘들게 하회 마을에 도착...



예전부터 남희석 아저씨르르 보면서 하회마을에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볼꺼리는 별로 없었습니다. 마을 내부는 제가 민속촌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그 어느 민속촌만도 못한것 같고, 여기저기 뭔가 공사가 이루어졌는지 하다 만건지 알 수 없는 정돈되지 않은듯한 그런 느낌, 그리고 그런 모습 때문에 역사적으로 뭔가 그 모습이 고이 간직된 역사마을이라는 느낌도 들지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그나마 좀 뭔가 역사적이고 전통적이고 민속적이라고 생각 되었던 마을의 한 부분입니다...



주말에 오면 탈춤과 같은 공연도 있고 볼거리가 좀 더 있다는것 같기는 합니다만 금요일 오후에 하회마을을 방문한 저에게 가장 큰 볼꺼리는 낙동강이 흐르는 경치였습니다. 신기전의 마지막 전투씬에서 등장하는 그런 장소를 방불케 하는 강변의 모래사장, 그리고 강 옆에 있는 산에 생긴 절벽 부용대.



볼거리가 이정도 밖에 없으니 하회 마을의 가장 큰 재미는 마을 곳곳을 쉽게 누비고 다닐 수 있도록 마을에서 대여해주는 전기 스쿠터를 타는 것일것 같습니다... 



얼마에 대여해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인 관광객들이 좀 타고 다니는 것을 봤고, 남녀 커플이 다정하게 영화 타이타닉의 유명한 포즈로 타고 다니는 모습도 봤고 재미있어 보여서 그랬는지 남자 둘이 같이 타고 신나게 돌아다니는 것도 봤습니다. 스쿠터 구조상 서로 껴앉지 않으면 불안정한 자세가 나오는데 남자 둘이 더운 날씨에 잘도 껴안고 타더군요... 그들의 우정에 감동받았습니다... 그들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하회마을을 쭈욱 둘러 보고 간 곳은 하회 장터였습니다... 병산서원에서 하회마을까지 오는 길과 유사 하지만 그보다는 좀 무난한 길을 또 한 20~30분 정도가 걸었습니다.


 

저는 뭔가 전통 재래시장과 같은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이것은 뭐 잘 정돈된 그런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장터였습니다. 게다가 그곳에서 파는 하회탈 기념품들도 전통성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Made in China로 보이는 탈들이었습니다. 저는 적어도 여기에 오면 한복을 입은 장인들이 탈만 만드는 곳이 있어서 어떻게 만드는지 볼 수도 있고 세계에 유일무이한 탈 하나 정도는 기념품으로 살 수 있을줄 알았습니다. 그랬더라면 한 7~8만원 정도는 투자해서라도 탈을 살 생각이 있었는데 말이죠... 어쨌든, 이 기대 이하의 하회마을 장터에 있는 여러 식당중에 하나 들어가 우리 회사 사람들은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힘든 공식 일정은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막걸리 한잔씩 들이키고 다시 관광버스에 탑승해서 하루 묵게될 농암종택으로 갔습니다.


이곳은 병산서원보다 경치가 더 좋았습니다. 다만 여기저기 공사를 하다 만듯한, 또는 건설 폐기물 같은 것이 보여 보기는 안좋았습니다.



이렇게 산좋고 물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집도 짓고 서원도 짓고 농암 이현보 선생은 그렇게 사셨나 봅니다. 제가 하룻밤 잔 방은 농암종택 옆에 있는 분강서원의 서재였습니다. 바로 아래 사진에 나오는 이 방입니다.



짐을 대략 풀고 하루종일 힘들게 돌아다녔던 터라 좀 편한 반바지로 갈아입고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는 이름모를 꽃들이 예쁘게 많이 피어있었고 그중에 제가 아는건 오로지 데이지 뿐!!! 너무 힘들었던 하루라 오로지 밥먹을 생각에 사진을 안찍다가 싱싱하게 피어오른 데이지를 보고 사진 한장 정도는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장 찍어봤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갔던 곳은 대자연 가든... 그곳에 먹은 음식은 안동에서 유명하다는 간고등어와 찜닭 이었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그랬는지 진짜 맛있어서 그랬는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진짜 맛이었습니다. 아울러 된장찌개와 반찬으로 나온 파김치는 예술이었습니다. 파김치는 어떻게든 라면을 소환하고자 하는 제 의지를 불타오르게 했지만 그 외진 시골에 음식점에서 라면을 먹는다는 것은 좀 힘들어보였습니다...



이렇게 맛있게 식사를 한 후에 다시 농암종택으로 돌아와 회사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사장님의 간에서 분비되는 알파효소와 베타효소에 대한 설명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