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삼일절 이었습니다. 저는 어제 봄맞이 대청소를 하고 저녁을 먹으니 졸려서 잠을 좀 잤더니 지금 잠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블로깅이나 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하루를 5분 남기고 고등학교 후배가 페이스북에 삼일절이라고 태극기 이미지를 올리면서 늦었지만 국기게양 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 글을 보면서 제 자신이 참 부끄러워졌습니다. 삼일절이나 다른 국기를 게양해야 하는 국가 공휴일이 우리 세대에게, 혹은 적어도 저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릴때 저는 나름대로 애국심이 철철 넘치는 그런 새나라의 어린이였습니다. 비록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던것 같습니다. 국기를 게양하는 휴일이면 아침에 일어나서 국기를 게양하고, 국기 게양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을 보며 어쩜 저럴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던 시절 도 있었습니다...미국에서 학교를 다던 시절에는 방에 국기를 걸어놓고 생활하기도 했고,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우리나라에 와서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국기를 게양해야 하는 휴일이 와도 국기 게양에 대한 생각은 미처 하지도 못하고, 그저 이런 공휴일을 있게 해준 조상님들이 감사할뿐, 그 날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되새겨보거나 실질적으로 조상님들에게 감사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망각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현실의 원인을 저는 나라에 대한 자부심에 대한 결여라는 문제에서 찾고 싶습니다.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지금 이 나라를 있게 해준 조상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먼저 이 나라가 이렇게 될 수 있도록 나라를 유지 시켜준 조상님들에게 저절로 감사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저를 포함한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별로 없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을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투영하여 너무 일반화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살만한 것이 지금은 별로 없는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것, 역사상 짧은 시간 내에 이정도의 눈부신 발전을 이룬 나라는 없다는 것에 대한 것, 열악한 환경 속에서 세계규모의 스포츠 이벤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과 같은 사실들을 두고 자부심을 갖도록 선생님들께서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신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선생이 되어 애들을 가리치는 입장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어떤 점을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제가 초등 교육을 받으면서 자부심을 느끼라고 들었던 것들이 더이상 자부심을 느낄 수 없는 것으로 전락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사실들이 지속적으로 다음 세대들에게 나라에 대한 자부심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사실들의 전통성(legacy)이 유지되고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성인이 되고 우리나라 사회의 잘못된 단편들을 보고 있으면 그동안 자부심을 느끼고 살아왔던 것들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경우에 따라서는 경멸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자부심을 가지고 지내왔던 것들에 대한 전통성은 점점 깨어지는 것 같습니다.

동방예의지국의 문화는 윗사람들에게 있어서 권위주의를 내세우게 하기도 했고, 아랫 사람들에게는 윗사람에게 알아서 기게 하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공 뒤에는 정경유착이라는 문제와 불공정 거래가 성행하면서 건전한 경쟁 문화는 자리잡지 못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기량을 연마하여 국제적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운동 선수들의 뒤에는 폭력과 학연이 문제가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전통적으로 선진국이라고 평가되는 나라들에서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얼마나 간헐적으로 발생하는지, 그리고 고질적인 문제가 있어 그것이 공론화 되면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그 나라들과 우리 나라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안좋은 상황들이 점점 좋아지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변화의 속도는 경제나 문화가 발전하는 속도보다 느리고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에 따라 새로운 문제들이 생기는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점점 사회의 밝지 못한 면들만 계속 부각되는것 같고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점점 자괴감에 빠져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들이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려 해봤자 얼마나 가질 수 있겠습니까?

어제 하루를 마무리 하면서 조상들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잊은 제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지만, 독립을 위해 만세를 외치던 조상들이 지금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보면 얼마나 안타까워하실지 생각해 봤습니다. 요즘 나라 꼴이 정말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렇게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정부를 탓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물론 정부의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부를 논하기 전에 정부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도 우리 국민들이므로 국민 모두가 국가의 일원으로써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라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을 자키기고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기 사람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역할을 사람들이 서로 해치는 일을 규제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우리 나라를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 굳이 국가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서로에게 해가 되는 행위, 즉 규제 당해 마땅할만한 행위들을 사람들이 하지 않는다고만 해도 이 사회가 얼마나 바뀔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개개인에 따라 가치관이 다르고 그 기준은 다르겠지만, 모두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정부를 이끌어 나간다면 정말 좋지 않을까요?

물론 이 문제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매우 이상적인 말이고, 나라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과 집단이 워낙 많기 때문에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뭐가 좋고 나쁜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어떤 일이 진행 된다고 하여도 실제도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편중될 수도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꼭 다른 사람이 버는 만큼 자기도 벌어야 하는지, 다른 사람을 착취하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꼭 자신의 배를 채워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가치관이 돈이나 지위가 아닌 더 중요한 것으로 전환(shift) 되어야지만 가능하다고 봅니다. 자신의 욕심을 조금 버린다면 이 사회는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과연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을 두고 우리 아이들에게(물론 저는 없지만)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무엇을 가지고 자부심을 가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떤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라고 했을때 그 아이가 커서 자기가 자부심을 느끼고 있던 것의 이면에 자부심을 갖지 못할만한 사실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상심이 클까요? 저는 우리나라가 이루어 놓은 것들에 대해 느끼고 있었던 자부심 뒤에 그 이면에 있었던/있는 일들에 실망한 것을 생각하면 후세들에게는 저와 같은 처지에 놓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가치관의 전환을 통해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방법만이 우리 윗 세대가 이루어 놓은 것이 전통성이 있는 것으로 바꿔놓고 포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짧은 시간동안 이룬 것에 전통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이루어진 더욱 올바른 방법으로 변화시키고 유지시켜 우리 다음 세대에 물려줘 그 세대가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여러가지 생각을 짧은 시간에 정리하여 쓰다보니 논리적인 비약이 큰 글이 되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우리는 우리 조상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이 나라를 유지하고 발전 시켜가야 하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제가 쓴 말에 다 동조할 수 없다고 하여도 이 말 하나에만은 동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산율이 너무 낮아서 이대로는 나라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데, 이 문제도 우리 조상들이 생각하면 얼마나 안타까워 할까요... 유관순 누나를 생각하면서 빨리 장가가서 애를 낳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이만 글을 마칩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