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그리고 오늘은 로즈데이
작년 여름에 서점에 갔다가 문득 눈에 띈 책... 왜 여자들은 나를 내버려 두는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던 터라 괜히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 읽고 있었던 책도 있었고, 그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출퇴근 길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열심히 하느라 책을 읽지 않다가 스티브 잡스(2012/03/06 -[Book Review] Steve Jobs)가 나와서 스티브 잡스를 읽었고, 그것을 다 읽었더니 고모가 책을 내서 고모의 책을 읽느라 계속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최근에 한달에 걸쳐 두권을 다 읽었습니다.
번거롭게도 또 오늘은 로즈데이라고 합니다. 로즈데이만 아니었다면 그냥 감상평만 간단히 썻을텐데 오늘이 로즈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이런 날에 대한 제 생각도 좀 써보고자 합니다...
사실 저는 오늘이 로즈데이인지 몰랐습니다. 트위터 타임라인에 꽃 사진과 얘기가 나오고 길거리에 꽃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이 보이기 시작해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문의를 했더니 이런 기념일에는 좀 문외한 저를 불쌍히 여기신 최근에 아빠가 된 수석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로즈데이의 공식성(?)을 확인해 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해봤더니 위키피디아에 나오더군요... 하지만 일본어와 한국어로된 페이지 밖에 없다는 것이 함정... 그나마 연인들이 사랑을 담아 장미를 서로에게 주는 날이라고 설명되어있지만, 사실 장미 받은 남자는 아마 없을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저 뿐일까요?
여자들은 아마도 남자는 꽃을 싫어하니까라고 대답하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을 담아 주는 선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만약 당신이 남자친구에게 사랑을 담아 꽃을 줬더니 싫어했다면 나는 감히 그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네요...
오랜 시간 미국에 있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느낀 것은 요즘에 너무 많은 것이 여자 위주로 돌아가는것 같다는 것. 물론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특히 많은 것들이 남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고, 사회도 여전히 남성 위주로 돌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연인 또는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 만큼은 너무 여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게 되면 그 만큼 양보하고 맞춰줘 가는 것인줄 알았건만...
어쨌든, 제 마음 속에 어딘가에는 여자에 대한 증오심이 어느정도 있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싫어하는것은 아닌데, 제가 아직 솔로라는 것이 증오의 가장 큰 이유이고 다른 하나는 여자들은 커플들을 위한 기념일들은 모두 여자들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분위기로 만들어 버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론 남자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 해주는 것에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자기가 무엇인가 여자에게 해주었을때 좋아하면 더욱 좋아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발렌타인즈 데이, 화이트 데이, 로즈 데이, 키스 데이, 크리스마스에 남자가 느끼는 부담이 더 크지 않나요? 요새는 나이가 들다 보니 여자도 부담을 느끼고 사실 여자쪽에서도 뭔가 많은 것을 바라는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듣기도 합니다. 여자들도 나이가 들면서 남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달라져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건 30 즈음이 되고서야 요새 들은 말들이고, 소시적에 어떤 날에는 여자에게 어떻게 해줘야 되고 여자는 어떤 것을 좋아한다는 식으로 저에게 교육을 시켜준 많은 여성 동지들 때문에 저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솔직히 저는 여자친구도 그동안 오랫동안 없었기 때문에 느낄 부담이 사실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생기면 어떻게 해줘야 되나 싶어서 부담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내가 좋아하면 그런 날 아니어도 잘해줄 수 있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부담을 느꼈습니다...
뭐 그건 그렇고 제가 예전에도 어느 블로그 포스트에서 썼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이런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남자로써 좋아하기 보다는 한 인간으로써 좋아해 주는 사람. 저도 상대를 한 여자로써 좋아하기 보다는 한 인간으로써 좋아할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래서 서로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면서 살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남녀 사이에 차이점이 있고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가 다를 수도 있지만 서로를 이성으로 바라보기 전에 사람으로 본다면 그 차이점을 너그러이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런 차이점은 동고동락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맞춰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제가 연애를 제대로 안해봐서 그런 이상적인 얘기만 떠들어 댄다고 하더군요... 어쩄든, 저는 여자친구가 없어서 그런지 여자가 나한테 잘해준다는 느낌은 받아본 적이 별로 없는것 같네요... 솔직히 난 잘해줄 필요도 없어요... 그냥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옆에 있어준 사람도 그동안 없었기 때문에... 물론 옆에 있어주면 다른 욕심도 생기는 것이 인간의 생리이겠지만요... 일단은 옆에만 있어줘요~
뭐 그건 그렇고... 감상평으로 돌아가서... 제목만 보고 너무나 가볍게 생각했던 책. 알고보니 이미 베스트셀러였던 책. 읽어보니 매우 흥미진진했지만 막판에는 역겨웠던 책 입니다. 이 소설 속의 미스테리가 풀리는 순간 미스테리의 희생자들은 모두 여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인 내 자신도 뭔가 무서움을 느꼈습니다... 예전에 선배 중에 하나가 말하기를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은 변태라는 말에 심히 공감은 가지만, 변태들 중에서도 유독 유별난 취향을 가진 변태들이 있나봅니다. 사실 우리가 말하는 변태들은 그런 유독 유별난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고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선에서의 변태는 고작 Fantasy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소설은 작년 말인가 올해 초에 영화로 개봉을 했고, 우리나라에서는 밀레니엄이라는 제목으로 들어왔습니다. 미국에서는 The Girl With a Dragon Tattoo라는 제목으로 개봉을 했습니다. 영화를 본 사람들 말에 의하면 3시간 동안의 긴 시간동안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했건만, 소설상으로는 제가 놓친 부분이 있어서 그런지 좀 비약도 있고 엉성한 부분도 있던데... 어쨌든, 저는 오늘 로즈 데이를 맞이해서 장미를 못받아서 꿀꿀해진 기분을 달래기 위해 얼마 전에 마트 주류 코너에서 산 non-alcoholic malt를 마시며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Apple TV로 $4.99를 내고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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