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The Last Lecture (마지막 강의)
우리집 애완견 도리가 어제 생을 마감했습니다. 생을 마감하기 까지 약 10일간의 죽음에 맞서 싸웠는데, 마지막 4일 중에 3일을 그나마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폐에 물이 차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동안 누워서 숨을 가쁘게 쉬는 친구 옆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옆에 붙어 있다가 도리의 숨이 너무 심하게 가쁘다 싶으면 제가 온라인으로 구매한 산소통으로 산소를 뿌려줘 조금이라도 숨을 쉽게 쉴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었습니다. 많은 시간 옆에서 자기도 했지만 책도 읽었습니다. The Last Lecture by Randy Pausch.
Randy Pausch라는 Carnegie Mellon의 Computer Science 교수(Carnegie Mellon의 Computer Science program은 미국내 학교 Computer Science program Top 5 어쩌면 3 안에 듭니다)께서 암(Pancreatic Cancer로 Steve Jobs가 앓던 암과 같습니다)으로 생을 마감하기 전에 쓴 책으로 어린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아이들이 컸을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정리한 책입니다. 책으로 쓰여지기 위해 내용이 쓰여진 것은 아니고, Carnegie Mellon에서 Last Lecture라고 저명한 인사들을 불러 강연을 하는 시리즈 강연을 열었는데 여기에 초청받아 그야말로 Last Lecture를 하게 됨에 따라 자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을 정리한 강연 내용을 Jeffrey Zaslow를 통해 책으로 옮겨진 것입니다.
똑같이 Computer Science를 공부한 사람으로써 이 교수의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하지만 좋았습니다. Computer Scientist도 이런 책을 쓸 수 있구나 싶었고, 정말 소박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그의 인생을 통해 그가 자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은 정말 귀담아 들을만 했습니다. Computer Scientist가 쓴 책이라 제가 잘 실천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인생에 대한 이야기중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꿈을 키우는 것에 대한 중요성,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삶을 살아가는 자세, 그리고 온갖 경험들을 통해 얻은 인생에 대한 교훈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한 중요성과 방법, 그리고 이런것들이 인생에서 왜 중요한지... 내용을 목차를 보고 나누자면 이런식으로 나눌 수 있겠지만, 사실 그 내용들의 뚜렷한 경계는 없는듯 합니다.
참 인간미 넘치는 분이신데, 결혼에 대한 특별한 생각 없이 살다가 정말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서 결혼했는데, 하루는 부인이 차고에서 차를 빼다가 뒤에 또 다른 차가 있는 것을 모르고 박았다고 합니다. 부인은 나편에게 혼날까봐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평소보다 친절하게 잘 대해주었고 맛있는 저녁도 해준 뒤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사고를 고백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Randy Pausch 교수는 별것도 아닌것을 가지고 왜 그러냐고, 차는 굴러가기만 하면 된다고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인은 그래도 미안하니까 그 다음날 당장 차 수리 맡기겠다고 했더니 차는 굴러가기만 하면 된다고 하면서 그러지 말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부인이 인상을 찌푸리면서 그럼 계속 찌그러진 차를 타고 다닐거냐고 했더니 Randy Pausch 교수는 당신이 이런 사고를 내고도 별일 없이 넘길 수 있는 나를 만나서 행복다면 찌그러진 차를 몰고 다닐 수 있는 나 자신도 사랑해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책을 통해서 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단점 중에 하나를 장점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저는 굉장히 부정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입니다. 예 어떻게 보면 저는 상당히 부정적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부정적이기도 하지만 그 많은 경우중에 절반 이상은 걱정을 많이 해서 그렇거나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객관적인 비판적 사고의 결과에 따른 말이나 의견을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걱정만 하고 비판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문제지만요... 어쨌든, Randy Pausch 교수도 저랑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항상 최악의 상황을 미리 생각하고 일을 준비하고 실행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은 낙관적으로 살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자질이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항상 최악을 생각하고 모든 것을 준비하면 어떤 상황이 와도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거라는 낙관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저는 누군가에게 잘못을 했을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사과를 잘 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항상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 변명을 하면서 제 스스로를 정당화 하려고 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책에서 진정한 사과를 하려면 자신이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서 사과하고, 어떻게 하면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지를 물어봐야지만 진정한 사과를 했다고 충고해 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저에게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좋은 말들, 필요한 인생에 대한 조언과 이야기들 많이 나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진부한 내용들일 수도 있고, 꿈을 이루는 것에 대한 내용에 있어서는 어떤 면에서는 The Secret(2008/04/03 - [Book] The Secret)을 읽는 듯한 부분도 있었습니다만, 저는 Computer Scientist가 해주는 이야기들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열린 마음으로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가 얼마나 인간미 넘치고 진실한 사람이었는지 알게 됨에 따라 본받고 싶어졌습니다. 분량이 많은 책도 아니고 가볍게라도 읽어볼만한 책인것 같습니다.
생을 마감하면서 쓰여진 책인 만큼 읽으면서 저는 우리집 애완견 도리는 과연 말을 할 수 있다면 인간의 나이로 치자면 70~80까지 살았기에 저에게 어떤 말을, 그리고 인생에 대한 충고를 해주고 싶었을까 참 궁금했습니다. 그런면에서 더 간절한 마음으로 죽어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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