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 있는 이 책의 저자로 추정되는 존 맥스웰 목사의 사진을 본 후 이 책에 대한 기대는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뻔뻔하게 생긴 그의 인상은 말장난에 유능한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항상 쌍으로 짝지어져 사용되어야할 따옴표가 몇군데 빠져있는 점, 가끔 어법이 부자연스러운 문장이 등장한다는 점, 그리고 역자의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번역이 약간 아쉽게 이루어진듯한 느낌이 든다는 점들 때문에 쉽게 돈을 벌기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자기 개발서 중에 하나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것 같고, 저에겐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것 같습니다.


이 책은 리더십을 위한 21가지 법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인생을 쉽게 정의 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부유한 삶, 그리고 명예로운 삶을 성공적인 삶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공적인 삶은 대개 리더십을 매개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지침서가 많이 나오고 있는것 같습니다.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제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제가 독자로 받은 느낌으로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독자들에게 말을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거만한것 같기도 하고, 인생에 있어서 리더가 되는것이 가장 값진 것인냥 설명하는 것 같아 거부반응이 일었습니다. 더군다나 목사님이 쓴 책에서 훌륭한 리더로 부유한 기업가나 돈을 많이 버는 스포츠 선수나 코치에 대한 예가 많이 나와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 세상에 필요한 진정한 리더 보다는 세상적인 리더가 되는 법칙들에 대한 이야기 같아서 아쉬움이 조금 느껴졌습니다(스스로 세상적인 리더가 되기를 원하면서도 목사님이 쓴 책이라서 고차원적이고 숭고한 내용을 기대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제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나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 이 책에서 읽은 것들을 숙지하고 내 인생에 그대로 반영할 것인가? 책을 다 읽은 후의 제 대답은 No 이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21가지 법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세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첫번째로 꼭 리더가 아니더라도 훌륭한 인격체로써 갖춰야할 자세의 법칙. 훌륭한 인격의 사람은 누구든지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그 인격체에 대한 존중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그들에게 영향력을 미친 훌륭한 지도자들을 보면 훌륭한 인격체가 기초가 되었다는 책의 여러가지 예에 공감합니다. 두번째로 리더가 아니더라도 어떤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성공여부를 좌우하게 하는 일반적인 법칙. 리더로써의 면모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지식을과 능력을 쌓아야 한다는 말은 직접적으로 책에 나오지는 않지만 어떤 자세로 일에 임해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암시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의 두가지 유형의 법칙들을 통해서 형성해 나갈 수 있는 기타 법칙들. 직관의 법칙, 임파워먼트의 법칙, 재생산의 법칙, 타이밍의 법칙, 이너서클의 법칙등이 이 유형에 해당합니다. 이 유형의 법칙들은 사실 인격을 함양하고, 자기 자신을 계발하는 태도와는 별개로 자신의 선천적인 능력이나 주변 환경으로 인해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각자의 능력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 결과의 차이가 있다는건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소개한 21가지 법칙을 위와 같은 세가지 유형으로 나눈 뒤에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언급 했듯이 책에서는 리더가 되는 21가지 법칙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따르게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자기가 어떤 조직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용해야지 일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나 고민때문에 책을 읽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너무 리더에 연연해 하는건 아닐까요? 모든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없고, 또 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더가 피라미드 형태의 수직적인 조직구조의 산물이라고 볼때 리더는 여러 단계에서 필요하지만 리더의 수보다는 팔로워(follower)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리더 못지 않게 훌륭한 팔로워로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에서 호튼의 법칙을 설명한 장에서는 진정할 리더는 항상 지위에서 나타나지 않는다고 역설하고 있는데, 리더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는 것입니다. 저는 아직 팔로워의 입장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랬는지 이 말에 많이 공감하면서 팔로워들도 조직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리더도 처음부터 리더였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팔로워의 단계에서부터 점점 중요한 리더로 성장했을 뿐입니다. 팔로워들이 자신의 일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영향력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는 자신의 그릇에 따라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어 자연스럽게 리더로 부상할 것입니다. 리더로써의 그릇이 부족한 사람이 리더가 되려고 한다거나 오로지 목적이 리더인 사람이 리더가 되면 리더로써 조직을 이끌어야하는 원래 방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의 대답은 No 였습니다. 처음에 책을 읽기 시작할때는 저 역시 훌륭한 세상적인 리더가 되어야겠다는 것 만이 목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인격을 다지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일에 능력을 키워 자연스럽게 영향력을 키워가면서 리더로 자리매김하여 의미있는 일에 기여하는 것이 값지고 소중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