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모던 타임즈

Reviews/Books : 2009. 10. 20. 18:20

<이사카 코타로의 장편소설 모던 타임즈>


 그냥 책방에 갔다가,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냥 표지만 보고 골라서 사서 읽은 책입니다. 책의 표지만 보고 샀기 때문에, 큰 기대감은 없었고, 그냥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만 바랄 뿐이었습니다.

 책은 재미있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매우 mysterious한 여자와 결혼을 했고, 괴짜 상사를 위해 일을 하고, 아주 성실한 부하 직원을 둔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그에게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고, 이상한 업무가 회사에서 주어지고, 주변 인물들이 사라지거나 사망합니다.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연관성이 있을 것 같은 일들이 계속 생기면서, 책에서 손은 떼어낼 수 없었습니다. 왜냐면...

궁금하니까 !!! 

결국 이상한 일들은 어느정도는 연관성이 있고, 어떤 일은 별로 연관성은 없었습니다. 이야기를 신선하게 풀어가면서 작가가 우리에게 운명의 존재 여부에 대한 문제와, 세상을 사회와 개인이라는 두 관점에서 생각해 보도록 해줍니다. 이렇게 두가지의 별개의 문제를 독자로 하여금 생각해보게 합니다.

 소설의 핵심은 역시 세상을 사회와 개인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보라볼때, 어떤 것에 대하여 그것의 옳고 그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데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봤을때 문제가 될 수 있는(옳지 않은) 일들이 우리가 이루고 있는 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공익을 위해서 정당화 될 수 있는데, 이것은 우리 모두 이 사회를 이루는 하나의 부품이 되어 너무 자신의 일에 충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Charlie ChaplinModern Times라는 영화에서 우리모두 기계화된 문명에서 사람들의 생활이 기계화 되고 단조로워지는 것을 풍자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 사회를 풍자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아마 똑같습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운명적인 만남이 존재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논란도 있는데, 이 논란은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 간의 논쟁거리로만 나올뿐, 이야기 상으로는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가볍게 다루어진 문제도 아닙니다만... 그냥 생각해보게 합니다... 뭔가 계속 생각하게 해주는 책... 그렇다고 스트레스는 쌓이지 않는... 그냥 그런면에서 여운이 남는것이 좋았습니다...

 마지막 1/5 분량을 남겨놓고,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여태까지 책에 대해서 쓴 내용들을 보면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이 가십니까? 읽고 있는 사람 조차 예상하기 힘들었습니다. 예상과 이야기가 다르게 전개 되고, 앞 쪽에 뿌려놓은 떡밥중에 가짜인것도 있고, 점점 황당한 일들이 펼쳐집니다(미국의 영화 한편이 갑자기 짬뽕되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떤 영화인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현실적이지 못한 황당한 일들... 어차피 소설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끝은 이상합니다... 무슨 말인지 읽어보시면 압니다...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지루하지도 않고, 너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고... 책 중간중간에 삽화가 껴있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두꺼운 책이라서 읽은 후에 더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