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회사에서 건강검진이 있었던 날입니다. 그래서 사상 유래 없이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7시 20분쯤???

교대역 13번 출구로 나와서 약 50여 미터 걸으면 왼쪽편에 있는 꽃마을 한방병원에서 건강검진이 진행되었습니다. 병원을 들어서자 럭셔리한 느낌의 인테리어에 압도되었고, 데스크에는 아주 어여쁜 receptionist가 앉아있었씁니다. 교대역 근처에 계신분은 언제한번 꼭 그 병원을 방문하셔보기를 바랍니다... Receptionist가 이뻐서가 아니라, 깔끔하고 럭셔리한 병원 인테리어가 볼만합니다...

어쨌든, 저는 난생 두번째로 위 내시경 검사를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 할때는 부모님의 권유로 쌩 위내시경 검사를 했습니다. 쌩 위내시경 검사라 함은 정신이 말짱한 상태에서 진행한 것을 의미합니다. 위내시경 검사를 고통스러워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입으로 카메라가 달린 호스를 쑤셔넣고 바람이 제 위에 쑹쑹 불어넣어지면서 제 식도(?)와 위를 개방해주고 그 때문에 지속적인 트림이 나오고... ㅋㅋㅋ

이번에도 쌩으로 하라면 쌩으로 할 수도 있었는데, 자비로 2만원만 더 지불하면 수면내시경을 할 수 있는 옵션이 있어서 수면 내시경을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어떤건지 궁금해서 말이죠...

위 수면 내시경 검사는 여러가지 검사 중간에 이루어졌는데, 검사를 하기 전에 혈압을 측정했습니다. 혈압은 자동 측정장치를 이용해 이루어졌고 141/90이라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간호사분께서 좀 곤란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이 수치는 고혈압(수축기 혈압 140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수면 내시경 검사는 위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헐... 예전에 혈압이 조금 높았던 적이 있었지만 그때도 그렇고 그 후로 이렇게 높게 측정된적은 없었는데 말이죠...

어쨌든, 위 수면 내시경 담당 의사선생님을 만나봤는데, 약간 높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제가 고혈압을 앓고 있는것도 아니고 해서 그냥 진행해도 될것 같다고 해서 결국은 그냥 진행했습니다...(위 수면 내시경 검사가 끝나고 또 수동으로 혈압 검사를 했는데, 그때는 120/90이 나왔습니다. 역시 자동 혈압 측정 장치는 믿을게 못됩니다...)

일단 뭔지는 모르겠지만 손등에 어떤 링겔같은것을 꽂고(?), 아님 착용하고(?) 저는 수면 내시경 검사가 이루어지는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리고 입에 입벌림 고정장치를 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링겔이 수면 유도제인줄 알고 졸린것 같아서 눈을 감았는데, 갑자기 간호사 선생님께서 외쳤습니다... 수면에 빠졌는지 여부를 알아야 하니까 눈 뜨라고!!!

그리고는 간호사 선생님께서 링겔 튜브로 뭔가 주입할거니가 링겔 주사 부위가 약간 불편할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0초가 흘렀을까요??? 저는 아무렇지도 않음을 느끼고 이거 뭐야??? 라고 속으로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뭐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눈을 감고 있었고, 눈을 떴는데, 제가 위 내시경 검사를 시작할때 당시의 자세로 침대에 누워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깜짝놀랐습니다...

검사도 시작 안했는데 깨어나다니!!!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눈을 감고 잤습니다... 그러다가 또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검사가 시작 안된것 같았습니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않았지만, 그래도 잠은 다시 잘 오더라고요... 그리고 나중에 다시 눈을 떴는데, 이미 검사가 끝났음을 깨달았습니다. 수면 유도제가 링겔을 통해 주입될 당시에 분명 입을 벌려놓는 장치가 있었는데 그게 더이상 없었으니 말입니다... ㅋㅋㅋ

그래서 일어나서 간호사 선생님을 불러서 나머지 검사를 마쳤습니다. 위 수면 내시경 검사 시간가지 함쳐서 약 1시간 조금 넘게 잤던것 같습니다...

아~ 이렇게 놀라울 수가...

평소에 밤에 불면증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던 내가 주사 한방에 쥐도새도 모르게 잠들어서 정신못차리고 잠을 잤다니!!! 이 약물 괜찮다면 평소에 나도 쓰고 싶은데, 당연히 안되겠죠... 사람에 따라 이 수면 유도제가 잘 작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검사 전에 설명을 들었는데, 저는 정말 의지에 따라 잠을 자지 않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제가 잠에서 깨어났을때 어떤 아저씨는 검사중에 일어나셔서 간호사들이 난리도 아닌 장면도 목격한 것을 생각해보면 이 수면 유도제 제게 꼭 필요한 것인데 말이죠...

Anyway... 위 수면 내시경 못해보신 분들께 경험담을 전해드리고자 이렇게 제가 겪은 신기한 경험을 블로그에 올려봅니다... 검사 후에 정신이 몽롱해서 자가 운전은 안되고 중요한 일은 미루라는 경고도 의사 선생님께 들었는데, 그정도는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의사선생님 말은 들어야겠죠?

아~ 그리고 꽃마을 한방병원에서는 건강검진 후에 밤새 아무것도 먹지 않은 수고에 대해서 식사로 보상을 해줍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