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에 샤워를 하다가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전기가 나갔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아침이라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대충 씻고 나와서 뚜꺼비집을 살펴보니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어쩄든, 내렸다가 올려봤는데 여전히 전기는 들어오지 않는 상황...

출근하는 길에 관리사무소에 들러 전기가 나갔다고 말했더니 지금 바로 기사를 불러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출근해야 하는지라, 혹시 야간에도 부를 수 있는지 여쭤봤더니 24시간 대기라고 해서 퇴근후에 고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습니다... 오랜만에 자리가 나서 편안하게 앉아서 가려고 하는데, 의자에 앉는 순간 갑자기 스쳐지나간 생각...

아~ 냉장고 !!!

부랴부랴 부서장님께 전화를 드려서 오전반차를 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전기기사를 불렀습니다. 알고보니 집 밖에 있는 더 큰 두꺼비집이 내려갔고,  두꺼비집이 내려간 원인은 쇼트였습니다...

화장실에 25W짜리 전구 두개가 있었는데, 너무 어두워서 이사오자마자 100W 두개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전등에 걸린 부하가 너무 커서 전선이 과열되어 녹아버리는 바람에 쇼트가 발생한것 같다고 합니다.

헐...

이참에 그래서 기사 아저씨를 통해서 전등을 바꿨습니다... 형광등으로...

<더욱 밝아진 화장실>


기사아저씨의 말씀을 들어보니 이런일이 자주 있다고 합니다. 오피스텔 건설 당시 화장실 전등을 용량이 작은것이 설치되어 기본적으로 50W 짜리 두개의 전구가 꽂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이 어두워 밝은 전구로 바꿔서 저와 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안그래도 제가 전구를 밝은 것으로 교체후 불을 오래 켜 놓으면 뭔가 타는 냄새가 나기는 했는데, 외관상으로 타는 것이 눈에 안보여 괜찮겠거니 하면서 놔뒀는데, 쇼트가 발생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쇼트 발생으로 집안의 다른 전기 outlet에 surge가 발생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케이블 모뎀이 박살나서 한동안 인터넷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지역 케이블 회사에서 서비스를 받았는데, 알고보니 케이블 모뎀은 멀쩡했고, 전기 아답터가 망가졌습니다. 

세상 참 많이 좋아졌습니다. 쇼트가 발생해도 화재가 나지 않고, 2중으로 설치되어있는 두꺼비집이 위험한 상황을 막아주고, 싸구려 케이블 모뎀을 제외하고는 모든 전자 제품이 쇼트 발생에 의한 surge를 훌륭하게 견뎠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좋은 세상에 화장실을 어둡게 써야만 하도록 건물이 설계가 되었을까요??? 그것은 참으로 제겐 의문입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