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일하러 회사에 갔다가 갑자기 출근한 팀원들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해서 얼떨결에 보게 된 영화 Slumdog Millionaire.


인도의 빈민가에서 자란 어떤 청년(자말)이 Who wants to be a millionaire에 나가서 백만장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학교를 다니지 않은 빈민가의 무식한 청년이 퀴즈를 모두 풀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쇼 진행자는 그가 반칙을 했다고 생각하여 경찰에 신고한다. 하지만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형사는 그 청년의 순수함과 솔직함에 풀어줄 수 밖에 없게 된다. 그가 모든 문제를 풀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가 성장하는 동안 겪은 온갖 불운을 통해서 알고 배우게 된 것 때문이다. 종교분쟁으로 어머니를 잃고, 형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노동 착취(앵벌이)당하고, 형에게 애인을 빼앗기고, 형에게 사기 당하고... 뭐 여러가지 불운한 일들...

하지만 많은 영화가 늘 그렇듯이, Happy Ending으로 끝난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평생 겪은 불운을 엄청난 돈과 사랑하는 여인으로 단 한번에 보상 받을 수 있다면 나는 그 길을 택할 것인가? 처음에는 영화의 주인공이 완전 부럽다는 의도로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꼭 그게 좋을것 같지만은 않다.

대충의 이야기를 위에 정리해 봤지만, 사실 너무나 간단하게 정리한 것이고, 시나리오 상으로는 좀더 긴장감과 상황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도록 짜여져있다. 끝에부분에는 좀 지루한 부분이 없지않아 있지만, 그래도 볼만했다. 인도같은 나라들에서 벌어지고있는, 어쩌면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인권문제, 빈부 격차의 문제, 그리고 암흑가의 무서움을 다루어서 생각해보게 해주었던 영화다...

감독은 Danny Boyle로, 그의 작품중에 내가 잘 아는 것은 The BeachTrainspotting 정도... Trainspotting는 못봤지만 The Beach는 상당히 재미있게 본 작품이었다. 감독의 이름을 눈여겨 보게 된 계기가 있는데, 영화 끝나고 마지막에 올라가는 ending credit 부분에서 감독이 엄청난 센스를 발휘 하셨다. 영화의 주인공과 지리적 배경이 인도라서 자칫 인도 영화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감독이 Danny Boyle인 것으로 봐서는 인도에서 제작한 영화같지는 않다. 그리고 인도의 영화를 좀 봐보신 분들은 좀 아시겠지만, 인도 영화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인도의 영화는 거의 촌스럽고 유치한 뮤지컬 수준이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내가 미국에 있을때 학교에 인도 학생이 많아서 그런지 동네 케이블에서도 인동 방송을 틀어줬는데, 인도 채널에서 하는 영화를 보면 대부분 거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어쨌든, 감독의 발휘한 센스는, 마지막에 ending credit 올라가는 부분을 그런 인도영화식으로 마무리 했다는것...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주축으로 뮤직비디오 같은 형식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ending credit 자막이 올라간다. 그것이 참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친근한 인도식 영어발음에 미국에 있었던 인도 친구들이 생각이 났다.


별점: ★★★★★★★★☆☆ (8/10)
명대사: The guide book was written by a bunch of lazy good-for-nothing Indian beggars!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