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에 미국에서 친한 후배로부터 카카오톡 문자가 왔습니다. 글도 아니고 사진이었습니다.



Big Bang Theory라는 미드를 보시는분들은 딱 보면 딱 아시겠지만 설명을 하자면, Bazinga는 주인공 중에 한명인 Sheldon이 자주 쓰는 말로, 대략 깜짝놀랐지, 혹은 약오르지의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 입니다.



후배가 옷가게에서 저 옷을 발견해서 사야겠다고 막 자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겠다고 했더니... 시간이 조금 흐르고(망설였던거냐?)... 또 문자가 왔습니다...


"형도 사줄까?"


미국에서는 저렇게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재미 있는 옷을 종종 사 입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저런 옷을 동대문이나 가야 구할 수 있나요? 인터넷 쇼핑도 가능하겠지만, ActiveX도 싫고, 이래저래 사이즈 안 맞으면 환불이나 교환 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고 그래서 그런지 귀찮아서 잘 못 사 입었는데, 마침 내 취향과 체격을 잘 아는 후배가 옷을 보내준다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빛의 속도로 사주면 고맙게 받아서 잘 입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흘러 언제 보내주나 싶었는데, 며칠 전에 곧 받게 될거라고 해서 우체국 소포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페이스북으로 장모님께 짐 한꾸러미 보낼 일이 있어서 그 편에 보냈다고 장모님댁에 가서 찾아갈 수 있겠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불편하면 우편으로 보내주겠다고도 했는데, 마침 후배의 장모님께서 경비실에 맡겨놓는다고 하셔서 부담없이 찾아갈 수 있겠다 싶기도 했고, 차타고 5분 거리인데 굳이 우편으로 보내는 불편을 어른께 끼치기 송구스러워서 직접 찾으러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퇴근 하고 바로 차를 타고 후배 장모님댁에 갔습니다. 그래서 경비실에 갔더니 후배의 장모님께서 제가 오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고 하시면서 인터폰을 거셨습니다. 경비 아저씨께서 인터폰으로 몇마디 나누시더니 후배의 장모님께서 잠깐 내려오시겠다고 하셨다고 저보고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밖에서 후배의 어머님도 아닌 장모님을 잠깐 뵈었습니다.


후배를 통해서 제가 고향집 멀리 떠나 혼자 외롭게 살고 있는 슬픈 사연을 들으시고 제가 불쌍하셨는지 후배로부터 받은 제 옷과 함께 김, 멸치 볶음, 그리고 과일을 챙겨주셨습니다... 



밥도 잘 못 먹고 다닐텐데 어렵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부담갖지 말고 연락하라고 말씀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과일을 담은 상자에는 정성스럽게 저를 챙겨주시는 메모까지 쓰셨는데, 토마토가 남자들에게 좋다고... 아침에 꼭 챙겨먹으라고 하셨습니다... 뭐 토마토가 남자들에게 좋다는 것은 알지만... 음... 그런 걱정까지 해주시니 참 부끄러웠습니다...


*^^*


뭐 후배 장모님께 감사하지만 이번 포스트의 주 목적은 후배가 보내준 선물에 관한 것이므로, 후배가 보내준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하자면... 친구가 보내준 선물은 이렇게 포장 되어 있었습니다...



반팔 옷 한장 들어있는 것 치고는 한쪽이 무게가 좀 있어서 뭔가 다른것도 보낸것을 눈치 채고 좋아라 했습니다... 선물을 막상 뜯어보니, 반팔 옷과 함께 혼자 외롭게 사는 형 집에 홀애비 냄새 풍기지 말라고 바질 민트향 나는 양초 하나와 다가오는 겨울에 키스를 부르는 입술을 유지 하라고 립밤을 보내줬습니다. 그 두 선물은 분명 제수씨의 센스였으리라...



여름은 다 가고 겨울이 오지만 집에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반팔은 언제나 필요한법... 좋은 향이 나는 양초는 곧 이사하는 집에 가서 새 삶을 향기롭게 시작하기 위해 그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립밤은 들고 다니면 자주 잃어 버리는데 그러니까 회사에다 갖다 두고 열심히 발라야겠습니다...


오늘 다시 한번 제 주변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고맙다~ 감사합니다~

(- -) (_ _)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