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 Mini를 사고(2008/03/31 - My Mac Mini has Just Arrived...) 딱 3년이 되기 한달 모자란 시점에서 마더보드가 고장나서 다행히 애플케어 덕에 무상 수리를 받았고(2011/02/17 - 맥 미니가 돌아왔다...) 1년을 더 썼더니 하드드라이브에서 이상한 용수철 튕기는 소리가 나기 시작해서 새 Mac Mini를 구매할 때가 되었구나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계속계속 미루었습니다. 그대신 하드드라이브가 완전히 맛이 가는 것을 대비해서 2TB 짜리 외장 하드를 구매해서 타임머신으로 사용하고 있었죠. 그러던 지난 6월 어느날. WWDC 2012 Keynote에서 Apple은 저의 지름 욕구를 불태우는 제품을 하나 내놓았으니 그것은 바로...


Retina Display를 사용한

MacBook Pro!!!


원래는 Apple Store에 올라오자마자 구매 하려고 했지만 초반에는 전파인증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 발매가 확정되지 않아서 주문을 미루었고, 전파인증이 완료되어 정식으로 판매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후에는 물량 조달 문제로 배송이 2주 이상 걸린다는 안내 문구를 보고 그냥 미루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덧 재고가 항상 있는 상태로 바뀌어서 주문을 하려다 보니 휴가 기간이랑 겹쳐서 혹시나 모를 분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휴가를 다녀온 후에 구매 하기로 했고. 휴가를 다녀왔더니 iPhone5 발표가 있어서 혹시 MacBook Pro Retina Display가 13 inch로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서 선택의 폭을 넓게 보고 구매를 결정하려고 했지만 결국 13 inch 버전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9월 14일 밤에 주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20일 목요일 오후에 회사로 배송 되었죠. 하지만 개봉기를 위해 개봉을 하면서 사진을 찍으려다 보니 방이 너무 지저분해서 방을 대충이라도 치우다 보니 피곤해서 그냥 자는 바람에 개봉이 미루어졌고, 그 다음날은 퇴근 후 결혼식이 있어서 결혼식 다녀와서 늦게 까지 노는 바람에 피곤해서 개봉이 미루어졌고, 그 다음날은 아침 일찍부터 부산에 또 결혼식을 다녀오느라 토요일 밤 늦게가 되어서야 개봉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압니다... 여러분은 이런 이야기 따위에 관심 없으시다는 것을...



얇은 비닐로 싸여진 포장을 행여나 알루미늄 유니바디에 기스가 날까 조심스럽게 벗겨내고 랩탑을 여는 순간 강화유리로된 화면의 보호를 위해 붙여져 있던 얇은 종이를 화면에 손가락 지문이 묻을세라 조심스럽게 떼어냈습니다...


이 과정 하나하나가 참 설레면서도 안타까웠습니다. 이 아름다운 제품이 앞으로 제 부주의에 의해 얼마든지 상처가 나고 더러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 말이죠... 하지만 일단은 컴퓨터이다 보니 잘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조심스럽게 사용해야겠다는 부담은 이런 아름다운 제품은 사용하는 사람의 숙명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제가 개발자이다 보니까 머리를 자주 잡아뜯고 Face Palm을 자주 하는데, 땀도 많이 나고 얼굴이 지성피부인지라 손이 아주 더럽습니다. 그래서 일단 이 아름다운 제품의 키보드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리 구매해 두었던 키스킨을 키보드에 붙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전원을 키고 OS 업데이트 및 번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제 MacBook Pro의 사양은 아직 공개 안는데 이렇습니다...



그리고 Mac Mini에 있는 iTunes 라이브러리를 home network를 통해서 복사를 시켰습니다. 아주 오래 걸리더군요... 생각해보면 Time Machine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그런 미련한 짓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오래 걸려서 복사를 걸어놓고 잠들고 그 다음 날에는 iPhoto 라이브러리를 Time Machine으로 복사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동안 사용하던 프로그램들 설치 하고 개발 환경도 마무리 했습니다.



직접 사용해 보니 만족스럽습니다. 화면은 말할것도 없고 스피커도 랩탑 스피커 치고는 좋다고 생각해서 집에서는 그냥 스피커로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속도도 아주 빨라서 아직 부팅은 두번밖에 안해봤지만 10초가 안되는 시간에 완료됩니다. 요즘에는 OS의 부팅 속도도 빨라졌고 SSD도 좀 대중화 되는 추세라서 아주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 그동안 4년 넘게 쓴 Mac Mini와 5400 rpm 사용하는 하드를 쓰는 울트라북 계열의 노트북만 쓰다보니 저에게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저는 Retina display를 사용하는 MacBook Pro라는 컴퓨터를 샀지만 솔직히 하드웨어 자체 보다는 소프트웨어가 더 만족스럽습니다. Track Pad를 사용한 Mountain Lion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따라서 컴퓨터 자체로만 놓고 보면 다른 MacBook Pro들과 비교해서 자랑할 만한 것은 Retina Display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HDMI 포트가 있다는것 정도??? ㅋㅋㅋ 그래서 제가 자랑은 많이 하고 다닙니다만 많은 MacBook Pro 사용자들은 좀 시큰둥하기도 하고 제가 봐도 딱히 자랑할 것은 화면 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강추 정도 까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화면은 정말 짱 좋습니다... 좀 후회가 되는 부분은 하드드라이브를 기본으로 256GB SSD를 그대로 놔뒀는데 돈을 조금 더 들여서라도 512GB를 살껄 그랬나 싶네요...


제가 처음에 MacBook Pro Retina Display를 산다고 했을 때 몇몇 분이 질투하면서 발열이 심하다던데라고 쓸데 없는 우려를 해주셨는데, 막상 사용해 보니 특별히 발열이 심하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첫날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복사할때 그리고 페이스북으로 SimCity Social 할때 말고는 제가 그동안 MacBook Pro로 주로 해 왔던 일은 웹서핑과 Eclipse로 Android 앱 개발인데 발열이 심하지는 않습니다... 전통적으로 MacBook들이 발열 때문에 팬 돌리느라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 나는 것으로 좀 유명한것 같은데 네트워크로 iTunes Library 복사하면서 SimCity Social 할때, 그때 딱 한번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 났습니다.


그리고 또 무게가 무겁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저 같은 경우는 예전에 들고 다니던 13인치 랩탑과 거의 무게가 동일하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있습니다. 비슷한 무게인데 15인치 화면인 데다가 Retina Display 아닙니까??? 그리고 남자라면 이정도 무게는 감당할 수 있어야지요!!!


암튼 저는 너무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제적으로는 좀 힘들겠지만요...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