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too much HATE in this world...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말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어떠한 것인가라는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 던진 가장 오래된 질문을 두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영화였습니다. 과연 인간의 본성은 원래 악합니까 선합니까? 아니면 백지와 같은 상태로 태어나 성장하면서 그 본성은 환경과 경험으로부터 정해집니까?

이 영화는 지금 전 세계가 겪고있는 갈등 문제를 서로간에 가지고 있는 "difference(차이)"를 가지고 설명하려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love and mercy(사랑과 자비)"를 제시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자폐증상(Asperger's syndrome)을 가지고 있는 인도의 무슬림 집안에서 태어났습니. 똑똑하기는 하지만 자폐증상 때문에 정상인 처럼 생활하지 못하고, 특정 상황이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는 그는 동네에서 바보취급을 받으며 시달림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이렇게 영화는 주인공의 자폐 증상을 통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자기 자신과 다른것을 수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일반사람들과의 차이로 인해 겪는 개인적인 사건을 넘어서 인도에서 발생했던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무력 마찰 사건을 통해서 사람들이 서로의 차이를 통해 겪는 문제들은 결코 개인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자폐증세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은 길거리에서 힌두교인을 증오에 가득찬 목소리로 그들을 모조리 잡아서 죽이겠다고 말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그대로 따라하게 되는데, 이 말을 들은 주인공의 어머니는 깜짝놀라 몽둥이를 들고 힌두교인을 구타하는 이슬람교인과 사탕을 힌두교인에게 주는 힌두교인의 비유를 통해서 주인공에게 세상에는 나쁜 행동을 하는 나쁜 사람과 착한 행동을 하는 착한 사람 두 부류가 존재 하지만, 그들은 행동으로만 차이가 존재할뿐 결코 두 부류의 사람이 다르지 않다고 가르쳐 줍니다. 모두 똑같은 사람이므로 모두 똑같이 대해줘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주인공은 성장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먼저 미국으로 유학가서 정착한 동생 곁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동생의 사업을 도와주면서 어느날 아들이 있는 아름다운 이혼녀 만디라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비록 자폐증세때문에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지는 못하지만 순수함을 간직한 주인공의 매력에 빠진 여자는 주인공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만디라는 힌도교도였고, 동생은 이에 분노를 하고 형과의 절교를 선언합니다(뭐 결국에는 그냥 말로만 끝나기는 했지만요). 어쨌든, 주인공은 만디라와 만디라의 아들 샘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하지만 9.11 사태가 벌어지고 사람들이 주인공과 그의 가족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샘은 무슬림 아버지를 두었다는 이유 때문에 아이들과 싸움에 휘말리게 되고, 사고로 죽게 됩니다. 만디라는 이 모든것이 주인공과 결혼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하여 주인공인 남편에게 떠나달라고 분풀이를 합니다. 자폐증상을 보이는 주인공은 눈치 없게 언제 돌아와도 되냐고 물어봅니다. 만디라는 미국 대통령에게 주인공이 테러리스트가 아님을 말해 미국 전체가 그실을 알게 되면 그때 돌아오라고 합니다... 단순한 주인공은 그래서 결국 미국 대통령을 만나러 떠납니다... My name is Khan, and I am not a terrorist 라는 말을 하기 위해...

위에서 말한 내용이 줄거리 흐름으로 따지자면 약 45%에 해당되는 내용이고, 세세한 디테일을 빼먹은 것을 감안한다면 약 전체 영화의 22.5%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그럼 다시 이 영화의 테마로 돌아가서 감상평을 이어가며 제 생각을 말하자면... 주인공은 미국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과정 속에서 그는 인종과 종교, 사상을 뛰어넘는 사랑을 실천하게 됩니다. 그리고 9.11 테러가 터진 직후 무슬림에 대한 미국 사회의 반감이 팽배해있는 시기에도 자신의 종교적 신념 또한 버리지 않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인정하며 인류애를 실천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저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여러가지 이해관계 때문에 발생하는 분쟁도 많지만 종교적 사상적 이유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분쟁은 과연 의미가 있는 분쟁인지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과연 그런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얻은 결론은 심각한 수준에 이른 집단과 집단간에 이른 분쟁은 소수의 선동에 의해 발생한 것이며, 이런 서로에 대한 Hate(증오심)은 대물림 되기 때문에 끊이지 않는다는 것...

제가 미국에서 많은 이슬람교 배경을 가진 중동국가 친구들을 접해 봤지만 그들은 매우 평범한 사람들이며 때로는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중동의 테러 단체들을 거론하며 모든 이슬람권 국가와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로 매도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슬람 국가들과 미국간의 분쟁도 그렇지만 더 나아가 이슬람교와 기독교간의 종교 분쟁도 있는데, 이 분쟁은 과거에 십자군 전쟁으로 부터 시작된 분쟁이라고도 보는 시각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이런 분쟁은 소수의 종교지도자들에 의해 시작되었고, 그 분쟁은 대물림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나온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도시에서 힌두교도들을 모조리 잡아서 죽이겠다고 말하는 어떤 사람의 말을 듣고 따라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우리는 과연 우리 후세에게 그런 악감정을 대물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봤습니다.

사람과 사람간에 있어서 이견은 있을 수 있고, 그 이견 대문에 충돌이 생기고 큰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저도 종종 그런 싸움에 휘말리기도 하고요. 하지만 우리의 문제를 굳이 대물림 해줄 필요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모두들 각자의 생각이 있고, 각자 자신의 생각에 따라 행동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이나 집단과 마찰이 생길 수도 있지만, 우리가 우리 후세에게 우리의 생각이 무조건 옳고 대립적인 입장에 있는 사람이나 집단이 나쁘다라고 판단하여 우리 후세에게 생각해볼 여지를 주지 않으면서 우리의 주관적인 생각을 주입시키는 것이 옳을까라는 말입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그저 한 인간으로써 사랑해주고 대우해줘야 하지 않겠냐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또 좁은 시야로 보면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슬람 국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벗기기/벗어주기 위한 영화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국과 그 사람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반감은 미국 정부와 테러를 저지르는 극단적인 이슬람교 단체에서 비롯되었다고 평가하고 이런 오해들을 풀기 위해서 노력하는 움직임들이 있는데 (참고글 - 'Axis of Evil' inspires laughs), 그런 움직임과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기독교인으로써 이 영화는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될지 궁금합니다. 요새 기독교에서는 이슬람교의 확대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 영화를 단지 이슬람교의 확대를 위한 그런 이슬람교 영화로 바라보지만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종교의 차이를 인정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newage(뉴에이지)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동안 저의 다른 종교를 인정한다는 것은 newage 사상에서 비롯된 잘못된 것이고 기독교에서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가르침을 받아왔습니다. 기독교적인 시각에서 보면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여기서 인정하다라는 말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저는 이 말이 전적으로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기독교 내부에서 다른 종교를 인정한다라는 말은 그 종교를 수용한다는 말로 주로 해석되는것 같지만, 좀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다른 종교의 존재 자체를 수용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기독교의 입장에서 이교도들의 심판은 기독교인(사람)의 몫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다른 종교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그들이 모두 틀렸고 우리만 옳다고만 하는것은 결국 미움을 살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생각합니다(기독교 내부에서 파생된 이단에 대한 입장은 다릅니다). 다른 종교를 인정한다고 해서 세상과 타협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제가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생각할때는 종교로 편을 갈라 서로 미움을 사는 행동을 하는것 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면에서 영화속의 주인공은 기독교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요 근래에 본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굉장히 기억에 남는 말이 많습니다... 그만큼 마음에 와 닿는 대사가 많다는 뜻이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증오에 대한 감정이 왜 생기고 그것이 피흘리는 분쟁으로 왜 이어지고 꼭 그래야만 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자기의 뜻을 상대방에게 관철시키기 위해 폭력이 사용되어야 하는지, 내 자신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발견할 수는 없는지 꼭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였습니다.

옛날에는 인류 역사상 전 세계가 평화로웠던 날은 손꼽을 정도로 적다는 말에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는데 요즘에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과 전쟁, 그리고 일본 원전 사태를 보면서 인류 역사상 복받은 세대는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무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s there hope for mankind? 저는 이 영화를 통해 또 다시 한번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생각해본 결과 인간은 선천적으로 선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것은 남을 억누르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는 환경과 성장하면서 받게 되는 교육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이 태어날 당시에는 본능에 충실하지만 이성적 사고를 하게 되는 나이가 되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선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 그 선한 생각과 사고를 하기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모두 다를 뿐이라는 것... 윤리라는 것이 인류의 조상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한 이성적 사고를 형성해 나가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고 윤리의식도 점차 발전해 나가는것이 사람은 선천적으로 선한 증거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전 세계에 평화가 찾아오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별점: ★★★★★★☆ (9/10) 
명대사: 
Good people. Bad people. No other dif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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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