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금요일에 우리나라 Apple Store에서는 깜짝 세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Apple TV를 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Apple TV를 팔고 있지 않더군요!!!

급좌절 Orz...

늘 그렇듯이 저는 좌절감을 Twitter와 Facebook에 표현했습니다...
AppleTV는 왜 우리나라 Apple Store 에서는 안파는고얌~!!!
그런데 Facebook에 이 글에 댓글을 달았더군요...
애플TV 보다 여자를 먼저 찾자
그 친구는 아무 생각 없이 단 댓글인지 몰라도 저는 이 댓글을 보고 좀 심각해졌습니다...

제가 아직 솔로인 여러가지 이유중에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아마도 제 lifestyle 때문이 아닐가 생각해 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제가 눈이 높다고 하지만, 눈이 높음의 기준이 외모에 한정된다면 눈이 높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제 친구들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까다롭습니다...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어떤 외모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도 못합니다. 그러니까 눈이 높은게 아니고 눈이 까다롭다는 것은 인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외모라는 조건 이외에도 예전에 블로그에 포스팅 했던 제 이상형에 관한 글을(2009/03/13 - 내가 바라는 이상형...)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이상형도 좀 까다롭습니다.

왜 이렇게 까다롭냐고요??? 일단은 그동안 만나봤던 사람들 중에 제 이목을 사로잡아 제가 한눈에 반한 여성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아마도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습니다. 누군가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에 맞춰가려고 할텐데, 그렇지 않다보니 머리로 사랑을 하려는듯 합니다. 나에게 가장 맞는 사람을 찾아 끼워 맞추려듯이 말입니다. 아무래도 어떤 사람을 보고 "이 사람이다!!!"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이런 조건들로라도 "이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 확신할 수 있지 않겠냐는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안그래도 많이들 싸우고 헤어지는 마당에 서로 비슷한 구석이라도 많아야지 좀 낫지 않을까요?

누군가를 위해서 내 자신을 변화시킬 필요도 있겠지만, 제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까지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이겠지요. 좀 이기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제 자신의 본 모습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게 자신 그대로를 존중해주고 좋아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왜냐면 저는 소중하니까요~ 하지만 당신도 소중해요~ 그래서 저도 당신에게 무조건 제 생각이나 취미 생활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저와 생각과 생활을 건설적으로 공유하고 싶은 사람을 찾고 싶은 것이니 너무 욕심쟁이라고는 몰아세우지 말아주세요~

어쨌든, 그건 그렇고... 이런 상황에서 저는 저만의 lifestyle을 점점 깊이 형성해 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인생에 반려자가 될 사람을 머리로 고르려는 작업에 대한 조건은 점점 까다로워 지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자아 정체성이 중고등학교때 한층 형성되고, 대학교 들어가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또 한층이 형성되고 새로운 layer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 세상에 대해서 좀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면서 또 새로운 자아가 형성되는것 같습니다. 만약 이런 과정중에서 서로의 자아 정체성을 같이 형성해 갈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혼자만의 세계에 점점 갇혀 살게 되는것 같습니다. 제가 바로 그런 상황에 있는것 같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결국 자신의 많은 것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변화 시키는 과정을 택하고 주변에 누군가와 교제를 하고 결혼을 하는 경우가 있고, 아니면 오랜 기다림 끝에 진짜 비슷한 사람을 찾게 되는것 같습니다. 어느쪽이 옳다고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나에게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따라 선택을 해야 하는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저는 후자를 원합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제가 말했듯이 점점 가능성은 희박해지겠죠. 오랫동안 혼자 생활하다보면 자신의 삶의 방식에 점점 익숙해지니까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됨에 따라 갑자기 겁이 나더랍니다... 평생 혼자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요... Apple TV 하나 때문에 이렇게 까지 깊은 생각을 하다니...

저는 굉장히 우유부단하기도 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신념에 대해서는 고집불통입니다. 하지만 저도 상대방을 위해 변화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 생각을 변화시키고 제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려면 저를 설득시켜서 그 변화의 방향이 옳다는 것을 납득시켜줘야 합니다. 저는 공대를 나온 매우 rational 한 사람이니까요... ㅋㅋㅋ 하지만 대부분의 여자들은 이런 과정을 무지무지 싫어하는것 같습니다... 그 과정은 건설적인 토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싸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요...

그냥 저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참고... 저는 "건설적"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는것 같습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