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 송파 예비군 훈련장 입구>


첫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습니다. 3일 동안 강동 송파 예비군 훈련장으로 출퇴근 하면서 받은 예비군 훈련, 훈련을 받으면서 있었던 일들, 그리고 든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예비군 훈련 처음이 뭐하는지도 모르고 설렝 1/3, 기대 1/3, 그리고 걱정 1/3의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그런데 훈련을 받아보니 왜 사람들이 그토록 예비군 훈련을 싫어하는지, 그리고 싫어하면서도 왜 예비군 훈련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훈련을 받는 사람 수에 비해서 훈련 시간이 매우 어중간하고 예비군 들이 말을 잘 듣지 않다보니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리가 없고, 그러다보니 시간 떼우기 식으로 받는 교육이 많습니다. 무료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아 아주 지루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예비군 훈련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또 많은 사람들은 일터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거기서 무료하게 보내는 시간으로 풀고 있더군요... 그래서 야근에 찌든 사람들은 또 예비군 훈련을 좋아하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옛날에 비해 나라가 잘 살아서 요새는 시설도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훈련을 위한 좋은 환경은 제공되지 못하는것 같았습니다. 페인트볼 하는데, 제가 가지고 있던 가스총 같은 경우는 총알이 5미터 정도 밖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거 왜 이러지 하는 순간에 얼굴에 페인트볼을 맞고 전사했습니다... 이처럼 훈련을 위한 자재가 좀 부실하다던지, 훈련을 위한 교육 자재가 인원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것을 안타까워하시는 교관님들을 보면서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점심시간에 지급(엄밀히 말하면 5,000원 주고 사먹은 것이지만)되던 밥은 참 맛있었습니다. 


이것이 대략 훈련을 어떻게 받았는지에 대한 설명과 소감이고, 조금 더 깊은 생각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가장 크게 들었던 생각은
예비군 is underrated...
by whom??
by ourselves...

예비군의 존재 이유, 그리고 그 가치는 저평가 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예비군으로 편성된 사람들에 의해 저평가 되고 있습니다. 예비군 훈련을 통해 교관님들로부터 들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에 의하면 현역 장병들 못지 않게 예비군의 전투력도 중요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예비군들의 훈련에 임하는 태도를 통해서 자신들의 역할의 중요성이 저평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보통 군복을 입고 다니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습니까??? 우리 모두 나라를 지키는 예비군의 일원이라는 것에 대해 자긍심을 갖지 못할 망정 부끄러워 하다니!!! 그런 자세는 나라를 지켜주시는 현역 장병들 및 군인을 직업으로 사시는 분들께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까요? 저는 예비군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나라를 얼마나 사랑하나요?

저는 미국에서 오랜기간 살아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많은 것을 미국의 많은 것들과 비교합니다. 객관적으로 봐도 우리나라의 많은 것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개선되어야 할것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런 저의 태도를 보고 종종 저보고 미국이 그렇게 좋으면 미국사람 하라는 식으로 극단적인 태도를 보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애국심이 어쩌네 하면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보라고 훈계를 합니다. 하지만 불량한 태도로 훈련에 임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과연 그들은 나라를 얼마나 사랑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소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훈련에 임하는 태도가 그렇게 불량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훈련을 통해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는 전시에 있다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하지만 예비군 훈련에 열심히 임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휴전 상태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예비군이 나라를 지키기 위한 인력들인 것을 감안한다면,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만으로도 열심히 훈련에 임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이 나라에 위기가 닥치면 애국심으로 뭉쳐서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은 알지만, 평소에도 애국심을 발휘할 수 있는 국민 개개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교관들과 현역 군인인 조교들이 이제 민간인이 된 예비군들을 존대 하면서 훈련에 잘 임해주도록 당부함에도 불구하고 불량한 태도로 훈련에 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웠던 것은 제가 훈련을 받으면서 모두가 훈련에 임하는 태도가 불량하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교관들은 이번에 소집된 예비군들이 비교적 훈련에 임하는 태도가 양호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그동안 운동을 하지 않아서 많이 저하된 체력 때문에 훈련의 강도가 그렇게 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고, 실제로 강한 훈련을 받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비군인 저로써는 예비군이 동원되어야 하는 일이 만약 생긴다면 더 준비된 상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늘 자유는 아무런 댓가 없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국방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세계의 평화를 외치면서 이곳 저곳을 자기들 마음대로 뜻에 따라 자기들 이권에 따라 국방력을 과시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우리가 우리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국방력을 기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국방력이 어떻게 사용되느냐는 일단 국방력을 키운 후에 나중에 실제로 사용될 때에 우리가 스스로 판단하여 능동적으로 대처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첫 교육이라고 하면서 교육에 열심히 임하려고 했던 이등병 조교에게 조교의 교육이 서툴다는 이유 하나로 어떤 예비군 대원이 그냥 쉬자고 해서 아무소리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교육 자재를 정리하면서 시간을 떼우던 조교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이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그리고 초라한 제 사격솜씨 6발...

<초라한 사격솜씨... 그래도 PRI 교육은 제외 받았음 ㅎㅎㅎ>




※군대도 산업체에서 근무하면서 훈련소 4주로 떼운 주제에 말이 많다고 하실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런 댓들은 과감히 반사하겠습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