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페이스북에서 버거킹의 행사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누가 와퍼를 대량 구매 해서 냉동 보관 해 두었다가 해동해 먹는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 떠올랐고, 순간 머리에 스친 American Dream...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굳이 부연 설명을 하자면... 미국에 Mini Burger를 파는 White Castle이라는 체인점이 있는데, 냉동 햄버거를 파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White Castle에서 파는 mini burger들은 너무 맛있어서 Harold and Kumar Go to White Castle이라는 한국 청년(배우는 John cho)과 인도 청년이 별로 있지도 않은 White Castle  매장을 찾으러 모험을 떠나는 내용의 영화가 있습니다. 그 영화에 햄버거를 American Dream과 연관지어 설명하는 부분이 나오지요...



어쨌든, 저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다만 저는 1,500원 할인 행사를 이틀 앞둔 상황에서 무작정 행사일을 기다렸다가 행사일에 대량으로 와퍼주니어를 구매해서 냉동 보관후 해동해서 먹어봤는데 맛이 없어서(물론 그럴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고 생각했지만요) 억지로 꾸역꾸역 먹을 정도로 무모한 사람이 아니기에 일단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문의를 했습니다. 어떤 친절한 분께서 제게 자신의 예전 룸메이트가 즐겨 사용하던 방법이라고 다시 확인해 주셨고, 제 트친중에 한분과 고등학교 친구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서 야채가 냉동되었다 해동되었을때의 식감에 대해서 걱정을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경험해 보기 위해 실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23일 점심... 저는 망설임 없이 버거킹에 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치즈 와퍼 세트를 점심으로 먹고 실험을 위해 치즈 와퍼 주니어를 하나 더 단품으로 구매 했습니다...



그리고 회사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와퍼 주니어를 냉동실에 넣었습니다. 



혹시 몰라서 종이 봉지에 제 이름을 써놨습니다... 누가 먹을지도 모르니!!!


그 다음날 아침 출근 하자마자 냉동실에서 와퍼 주니어를 꺼내서 회사에 있는 전자렌지에 돌렸습니다. 얼마나 오래 돌려야 할지 몰라서 팝콘을 튀겨먹는 시간이랑 똑같이 2분 30초를 돌렸습니다...


너무 많이 돌렸는지 마요네즈는 액체화가 되었고, 치즈도 거의 액체 상태가 되었습니다. 야채는 냉동 되었다가 해동되어 풀이 다 죽어있었지만서도 섬유질 때문에 약간 질기기도 했지만(질감이 질기지는 않고, 이빨로 잘 끊어지지 않아 한입 물었을때 물린 양상추가 햄버거에서 주렁주렁 흘러나왔죠)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와퍼 주니어의 구매를 결심 했습니다.


또 하루가 지난 25일... 저는 또 점심에 버거킹에 갔습니다. 평소에 점심시간에 사람이 많은데 비해 그 날은 행사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좋았습니다. 치즈 와퍼 세트와 행사기간 동안 와퍼 주니어를 1인이 한번에 구매할 수 있는 최다 개수인 10개를 구매 했습니다. 이번에는 치즈 와퍼 주니어가 아닌 그냥 와퍼 주니어를 구매했습니다. 전자렌지에 너무 많이 돌리면 치즈가 심하게 녹아내린 것을 보고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도 역시 회사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회사 냉장고의 냉동실에 대량 구매한 와퍼 주니어들을 정성스럽게 차곡차곡 채워 넣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또 누가 먹을까봐 포스트잇에 제것임을 표시해 놓은 글을 적어 놓고 문짝에 붙였습니다...


그리고 또 그 다음날 아침... 저는 집 있는 Kraft Singles 치즈 한 뭉치를 회사를 들고 가서 회사 들어가는 길에 환타 한병을 사 들어갔습니다. 아침에는 콜라보다는 약간 건강에 덜 해로울 것 같은 오렌지 환타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지난번에 2분 30초 돌렸다가 너무 뜨겁고 치즈도 녹아내리고(물론 이번에는 치즈는 와퍼 주니어에 안들어가 있지만) 마요네즈도 액체화 되는 것을 경험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전자렌지에 1분 20초를 돌렸습니다. 해동도 되었고 적당히 따뜻해진 것을 확인하고 치즈 한장을 뜯어서 와퍼 주니어를 분리한 후 햄버거 패티 아래에다가 치즈를 넣었습니다. 원래 치즈는 햄버거 패티는 고기 위에 넣어야 정석이지만, 이미 완성된 햄버거였고, 이미 냉동한 후 해동되어서 좀 빵과 내용물이 눅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편의를 위해 패티 아래에 치즈를 넣었습니다. Technically speaking, 햄버거를 뒤집은 후 아랫빵(그러니까 뒤집어 놓았으니 위에 있는 빵이겠죠?)을 분리 후 치즈를 얹어서 빵을 다시 결합해서 원상 복구 해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햄버거 패티의 한 가운데는 아직도 살 얼음이 껴 있었습니다...

그래서 20초 더 돌렸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1분 30초를 돌려야 겠다...


혹시 햄버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음에 또 이런 행사 하면 저와 같이 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억하세요... 700W 전자렌지 1분 30초...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