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구하면서 생각해본 우리나라의 문제...
My Life/Just a Thought :
2010. 9. 29. 21:54
저는 지금 오피스텔에서 전세라는 방식으로 세입자로 살고 있습니다. 여자친구도 없지만 언제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부푼 꿈을 안고 결혼하면 이사갈것을 생각하고 1년 계약을 했고, 이제 계약 기간이 거의 끝나가서 새로 계약해야 하는데 집주인이 현재 전세 가격의 27.8%를 인상해 달라고 했습니다. 전세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다고는 들었지만 참 어벙벙하군요... 집주인이 처음에 계약할때 2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할때 그냥 2년 계약할껄...
어쨌든, 전세 가격을 너무 많이 인상하신 집주인 덕분에 새로운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여러가지로 새로 알게 된 내용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뭔가 새로 알게 되었다는 뿌듯함 보다는 화딱지가 치밀어 오르는군요!!! 왜 그런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지금 전입 불가 오피스텔에서 주거하고 있습니다. 오피스텔에 들어와 살때만해도 전입이 안되는것이 그냥 마냥 오피스텔이라서 사무용 공간 임대가 목적인 건물이라서 그런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새로 알아보고 있는 집은 전입이 가능한 오피스텔이라고 하더군요. 이제와서 알고보니 오피스텔 매입할 당시에 주인이 사무용 공간 임대용인지 거주공간인지 선택함에 따라 전입 가능 여부가 결정되어지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은 집주인이 사무용 공간 임대를 목적으로 구입을 하셨기 때문에 전입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부동산 아주머니께로 부터 들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지금 살고 있는 오피스텔에 이사할때도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안되는 곳에서 주거를 하려니 뭔가 찜찜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저의 불법(?), 편법(?) 행위는 제 자신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부동산과 집 주인의 잘못의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에서 정한 법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따르는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서도 때로는 나라의 법이 비합리적이고 앞뒤가 맞지 않아 불법이나 편법 행위를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법도 바뀌어야 하니까요. 그것이 공익이 아닐까요? 하지만 오피스텔을 사무용 공간 임대로 매매한 후에 주거용으로 전세를 주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용납되어서는 안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세가지 이유를 말하자면...
첫째로, 집 주인에게 부당이득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오피스텔을 사무 공간 임대용으로 매매를 하면 1가구 2주택의 기준을 피해갈 수 있어서 부동산 세금을 깎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사무용 공간 임대 수요보다는 주거용 수요가 더 많으니, 그 점을 악용해서 오피스텔 주인들은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는 셈입니다.
둘째로, 오피스텔 부동산 경기의 거품 생성. 1가구 2주택을 쉽게 피해갈 수 있다보니 부동산으로 재테크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아무래도 집 매매 보다는 오피스텔 매매를 선택하게 될텐데, 그러면 오피스텔 매매 수요는 더 많아지게 되고 오피스텔 가격이 오르게 되었을 것입니다. 전세가격이 결정되는데 있어서 전세 세입자 수요 자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보다 비싸지 않는 이상 매매 가격 또한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것입니다. 따라서 오피스텔 가격의 상승은 전세 가격도 오르게 하였을 것입니다.
셋째로, 전입 문제. 안그래도 위장전입과 같은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종종 거론되는데, 전입이 불가능한 집에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거짓 전입이 허용 되어야 한다는 말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화가 납니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현상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우리나라 정부는 하고 있는 것일까요? 왜 그런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법을 제정해놓고 집행을 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1가구 2주택에 대한 세금 추가징수에 대한 법을 마련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부동산 투기를 막고 부동산 경기의 거품을 줄이고자 함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법을 제정하고서도 그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위장전입을 통해 자기 자녀에게 좀더 좋은 교육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법이 원래 완벽할 수 없는 없지만 왜 시간이 지나도 법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개선되지 못하고 그 허술한 구멍은 채워지지 않나요?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 혹은 집행하지 않은 대가, 그리고 법을 개선하지 않은 대가로 인해 지금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었나요? 정치인들이나 연예인들을 통해서 자주 발각되고 있는 병역비리 또는 위장전입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문제들은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법을 지키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면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서민들은 이런 현상 때문에 정부에 울분을 토로하곤 하는데 과연 정부탓만 할 문제인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하면 남들 다 하는 것이니까 괜찮다는 우리의 의식도 고쳐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법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법을 어기면 처벌을 받아서? 법은 크게 보면 우리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것을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킬까요? 우리가 만든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지키지 않으면 될까요?
저는 사실 제가 사무용 공간 임대용 오피스텔에 주거해도 된다는 사실을 잘 몰랐습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부동산 중개인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고 부동산 중개인이 소개해준 집이었으니 당연히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알고 보니 이것은 부당행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문제에 대해서 부동산 중개인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러면 안되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오피스텔의 90% 이상은 다 그렇게 부당한 방법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국민의 일원으로 법을 지켜야 하는 의무에 따라 이런 중개 활동을 멈추어야 하며, 세입자들도 이런 거래는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다 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기 때문에 지켜지지 않는 것이겠죠... 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음에 따라 너도 나도 법을 어기면서 이득을 챙기게 되었고(주인은 주인대로, 세입자는 세입자대로), 이제는 법을 지킴에 따라서 1가구 2주택 기준을 피해 세금 혜택을 받지 않거나 자기에게 딱 좋은 사무용 공간 임대용으로 나온 집을 주거용으로 세를 들어 살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꼴이 되어버린 우리나라 사회가 되었습니다.
제가 겪고있는 문제를 통해 제 생각을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나라 부동산 경기의 과열은 부동산 경기 과열 방지 및 빈부 격차를 위해 부동산 정책상 마련한 부동산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전입의 엄격한 규제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이런 문제는 어느정도 최소화할 수 있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거짓 전입을 단속만 잘 했어도 부동산 무분별한 매입도 줄어들고 사무용 공간의 불법 주거가 많이 드러났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입의 엄격한 규제를 하지 않은 덕분에 위장전입과 같은 다른 문제도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문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많이 발생하고 있겠지요.
점점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의 자립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앞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청년들이 자립을 하지 못하고서야 나라의 미래가 밝겠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지금 우리나라는 우리들의 부모세대에서 이룩한 눈부신 경제성장의 후광에 끌려다니며 살고 있습니다. 그 후광이 없어지는 날까지 청년들이 자립할 능력을 얻지 못한다면 이 나라는 누가 부양합니까? 안타깝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조금씩이라도 법이 제 역할을 하여 안정된 사회로 변해가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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