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청 광장에서 열린 한국교회 8.15 대성회가 열렸는데,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 또한 대성회에 참여하게 되어 저도 다녀왔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 오늘 열린 8.15 대성회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하자면, 한국 교회의 연합을 통해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문제를 뒤돌아보고 회개하고 앞으로 한국교회가 우리나라에 어떻게 이바지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거국적인 집회 입니다.

우리나라의 중심인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이런 집회가 열리는것에 대해 다른 종교단체나 집단, 또는 일반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걱정되기는 했지만, 저는 제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신념을 바탕으로 좋은 취지로 이 집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인인 저로써는 우리나라의 중심에서 열리는 집회라 의미있게 보여 기대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짧고 굵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집회는 예상 밖으로 각종 퍼포먼스와 함께 무려 6시간정도 동안 진행되었고 제 마음속의 염려는 현실이 되어 가는것 같아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저는 오늘 집회가 비신자와 신자의 입장 모두에서 과연 우리나라 교회의 옳은 결정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기독교인이지만, 많은 기독교인들이 제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번 숙고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제 자신이 기독교인이면서 우리나라 기독교를 비판하는 글이기에 약간 조심스럽습니다. 기독교인이 아니시라면, 제가 글을 쓴 의도는 오늘 거행된 대성회를 통해서 우리나라 기독교를 비판하기 위함이지 기독교를 부정하기 위한 글이 아니므로 기독교를 존중하는 자세로 읽어봐주시기 바랍니다. 기독교인들께서는 우리나라 기독교 및 기독교 지도자들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시고 우리나라에서 오늘 집회를 통해 느꼈던 아쉬움을 나누는 글로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독교적인 관점에서는 우리는 조물주의 피조물된 입장에서, 구세주의 보혈로 구원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가 창조주와 구세주를 언제 어디서나 기뻐찬양해야 합니다. 하지만 굳이 우리가 시울 시내 한복판에서 그렇게 집회를 거행했어야만 할까요? 저야 기독교 신자의 한 사람으로 행사 진행 준비가 어떻게 되었고, 어떤 이유 때문에 장소가 이렇게 정해졌는지는 잘 모르지만 오늘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을것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서울 시내 교통이 통제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데 있어서 피해를 봤을 것이고, 여러 목사님들의 신자들을 향한 감정에 호소하는 크나큰 외침 때문에 많은 소음이 발생되었습니다. 근처에 있는 호텔들의 투숙객들과 사무실에 부득이하게 출근하여 주말 근무를 하시는 분들은 큰 피해를 감뇌했어야 했을것입니다. 몇몇 목사님들께서는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은 마땅하며 방해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시며 기독교인들이 자신을 세상에 노출시켜 하나님을 널리 알려야할 판에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세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세상과 타협하는 것이라고 단정지으실 분들이 계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기독교인들이 자신을 노출하여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단지 우리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는 종교적 행위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의 종교적 견해의 차이에 의해서 주는 반감이 아닌 실질적으로 피해를 주면서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키우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번 집회는 분리된 여러 한국 교회의 단합이 주된 목표로 이루어진 집회이긴 하지만,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민족의 화합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라는 설명을 들은 저로써는 이번 집회를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현재 소위 우리들이 말하는 진보와 보수 정치세력의 정치적 갈등에 얽힌 진상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천안함 사건과 같은 사안들이 거론되기도 했으며 일단 한 종교단체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불만을 살만한 집회를 장시간 했다는것 자체가 민족 화합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일반 성도들의 입장에서 볼때에도 자살문제, 낙태와 같이 기독교 원리와 상반되는 사회적 문제와, 빈부 격차와 같은 사회적 갈등을 두고 회개를 하고 지혜를 구하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는것은 성도들의 입장에서도 쉽게 수긍할 수 있는 문제였지만, 그보다는 이번 집회의 주된 목표가 우리나라 교회의 연합이라는 취지 때문인지 여러 목사님들께서 우리나라 교단의 분리를 두고 회개의 목소리와 기도를 촉구하셨는데, 솔직히 이 문제는 일반 성도의 입장에서는 마음에 와닿지 않는 문제였습니다. 평생을 교회에 다니고 있지만, 우리나라에 어떤 교단이 있는지도 잘 모르고, 사실 교단 분리와 대립 문제는 목사님들과 신학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었던가요? 여러 교단의 목사님들께서 집회가 진행하는 동안 돌아가시면서 말씀도 전하시고, 기도도 하시고,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시기는 하셨습니다만, 솔직히 이것은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이 우리나라 해방을 기념하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는 자리에서 꼭 목격되었어야 했나 싶습니다. 다른말로 말해 오늘 행사는 솔직히 목사님들께서 필요했던 자리이지 일반 성도들이 꼭 개입되었어야 했나 싶었습니다. 물론 많은 성도들을 증인으로 내세워 우리나라 교회의 단합을 다짐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했어야 했던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한국 교회가 연합(연합을 다짐하고 그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하여 예배드리면서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 훨신 보기 좋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저는 정말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는 엄숙하고 경건한 자리이길 바랬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중심인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이루어진 한국 교회의 역사에 길이 남을 집회였기에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자리이길 원했고, 당연히 그럴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우리나라 중심에서 이루어졌던 오늘 집회는 한국교회의 연합을 주제로 기독교인들만의 행사로 머물렀고, 더 나아가 기독교 지도자들의 행사라는 짙은 인상을 저에게 심어줬습니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여러가지 우리나라의 현 문제점을 표면화하여 나라를 위해 기도할 것을 요청했지만 그보다는 교회의 연합에 치중하여 신경쓰는 모습에 나라를 위해 기도하러 모인 청년들은 더위에 지쳐 잡담을 나누었습니다. 이것이 이번 집회가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얼마나 미미한 영향력이 미쳤는지에 대한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웠습니다.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리는 예배, 우리들의 모습을 회개하고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이 우리나라 변화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시간이 될것이라는 기대는 실망감으로 변했고, 그냥 우리나라 교회의 역사에 길이 남을 집회를 거행했다는 사실만으로 한국 교회는 만족하게 되지는 않았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