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신동아 8월호에 실린 허정무 감독의 "히딩크 감독 한국 축구 말아먹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실려 축구계와 네티즌들이 난리입니다...

허허허... 허정무 감독의 히딩크 감독 비하 발언 사건에 쓴웃음밖에 안나오는군요...

허정무 감독의 히딩크 감독 비하 발언 때문이라기 보다는 사건이 터진 후에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에 대한 기사를 포함하여 허정무 감독의 과거의 외국인 감독들에 대한 의견 때문입니다.

먼저 언론 매체에 대한 실망감을 설명하자면...
허정무 감독이 히딩크가 한국 축구를 말아먹었다고 말했다고 기사를 실은 신동아는 무슨 생각을 하고 그런 기사를 실었을까요? 더더군다나 이제와서 허정무 감독은 그런 말을 한적이 없다고 해명을 하고 계신데, 이것은 어떻게 된 일일까요? 처음 허정무 감독의 외국인 감독들 비하 발언에 대한 기사를 봤을때, 허정무 감독이 정신이 나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와서 해명을 하시는것을 보면서 역시 우리나라 언론 매체들이 정신이 나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우리나라 언론 매체에 대해 별로 신뢰하지 않는 저로써는 지금 이 상황에서는 신동아 보다는 허정무 감독의 편을 더 들어주고 싶습니다. 어느나라나 가십꺼리를 만들어내는 삼류 잡지사나 일간지들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꽤나 지명도 높은 동아일보사의 잡지에서 이런 기사를 실은 후에 이런 논란의 중심이 된것 자체도 문제가 있고, 신동아에서는 아직 어떻게 대처하고 있지 못하는것을 보면 어느정도 과장 또는 왜곡된 기사인 것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원래 인터뷰를 진행하면 인터뷰어가 인터뷰 내용을 녹음하지 않나요? 그런 실제적인 증거자료가 있을텐데도 신동아에서 대처하고 있지 못하는 것에 근거한 제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언로사들은 언제쯤 미국의 Time, New York Times와 같이 권위윘는 언론매체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전 세계적으로는 권위있는 매체가 등장하지는 못하더라도 국내에서라도 권위있는 매체가 한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안그래도 우리나라 대표 언론사들이 모두 정치적인 색깔이 모두 짙게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도 스스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기사를 볼때마다 더 안타깝습니다. 모든 언론 매체들이 제가 한때 3류 매체로 분류했던 스포츠 일간지와 비슷해져가는 하향평준화의 길을 걷고 있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번 사건은 허정무 감독 설사 실제 인터뷰에서 그런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인터뷰어는 그의 생각을 재차 확인하고 모니터링해서 기사를 실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일단 사람이라는 것이 원래 감정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대화 내용에 서로 오해가 생길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터뷰의 대상이 된 사람의 의도가 강력하다면 사실 전달을 위해서 기사에 실어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좋겠지만, 이번 사건 처럼 논란이 일어봤자 매체의 권위 실추에 대한 여지도 충분히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허정무 감독에 대한 실망감을 설명하자면...
일단 허정무 감독께서 히딩크 감독및 외국인 감독에 대한 직접적인 비하 발언을 하지 않았다 치더라도, 허정무 감독의 외국인 감독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허정무 감독께서 과거의 외국인 감독들에 대해 비판한 것 중에 하나가 신인 발굴을 게을리 하고 단기적인 성과에만 치중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허정무 감독은 우리나라 축구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유망주를 발굴하고 키웠나요? 이번에 확실히 처음 들어본 신예 선수들이 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2002년 월드컵때 히딩크 감독이 발굴했던 신인들에 비해 활약이 부족했다고 봅니다. 허정무 감독은 세대교체를 하기 위해 김남일, 안정환, 이영표, 이동국등과 같은 선수들을 대표팀 명단에 올렸나요?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성적이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경기 내용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수많은 A매치 경기들을 통해서 신인 발굴및 대표팀 전력 형성에는 실패했고 그나마 월드컵때 해외파의 눈부신 활약으로 겨우 16강 진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허정무 감독은 아마 과거의 외국인 감독들이 신인 발굴을 소홀히 해서 그 공백을 매꾸느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맞을지도 모르는 말이지만, 외국인 감독들이 신인 발굴을 소홀이 한 이유로 단기적인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그것은 해외파에 크게 의존하려고만 했던 허정무 감독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또 과연 단기적인 성과 위주의 대표팀 운용이 과연 외국인 감독들 탓을 할 문제인지 또 물어보고 싶습니다. 사실 거액을 받은 감독들을 고용하는 것은 그만큼 성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허정무 감독은 잘 알것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축구협회의 특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허정무 감독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런 발언에 더욱 실망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축구협회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히딩크 감독만 이례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을 잘 준비하느라 축구협회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감독의 권한은 줄어들었고 축구협회는 대표팀 운용에에 많이 개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 가운데서도 단기적인 성과는 요구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때 축구협회는 감독들에게 장기적인 대표팀 육성 보다는 단기적인 성과위주로 고용이 되었고 감독들은 결과에 따라 조기 퇴진하거나 압박에 못이겨 스스로 떠났던것 같습니다. 이런 것을 상황을 감독들 탓으로 돌려야만 하나요?

허정무 감독을 원래 좋아하지 않았지만 남아공 월드컵을 향해서 조금씩 나아지는 대표팁의 모습을 보면서(물론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허정무 감독을 인간적으로 조금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다시 급 비호감이 되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죽어도 축구협회에 대한 문제는제기 하지는 않는군요... 대표팀 감독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일까요? 결국 이번 월드컵에 16강까지 밖에 가지 못한것은 과거 외국인 감독들의 탓이라고 말하면서 쿨하게 자진사퇴한 자신이 다시 기회가 찾아오기를 바라는듯한 태도가 마음에 안듭니다... <- 물론 순전히 제가 받은 느낌입니다.

아울러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 축구사에 세운 가장 큰 공적은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룬것이 아닌, 학연이 아닌 실력으로 선수들을 기용하는 문화를 그나마 잘 정착시켜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