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트의 원래 제목은 "Aaron Swartz의 Open Access 정신을 기리기 위한 #pdftribute" 이었지만, Open Access가 어떤 정신이며,  Aaron Swartz가 만들어낸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어 제목을 수정했습니다...

얼마 전에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을 발칵 뒤집은 소시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Aaron Swartz의 자살 소식이었습니다. Aaron Swartz는 유능한 프로그래머였고, 인터넷 활동가입니다. 저도 사실 어떤 사람인지 몰랐으나 알고보니 RSS 1.0 specification을 14살에 co-author하고 Reddit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Infogami(Reddit과 합병되었음)를 설립한 사람이더군요.


Aaron Swartz는 인터넷 상에서의 정보 공유 및 활동의 자유에 대해 특히 관심이 많은 인터넷 활동가였습니다. 그는 퍼블리셔들이 저자들의 노력으로 쓰여진 학술 저널의 글들을 가지고 이권을 챙기면서 유료 서비스로 사람들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술 저널 데이타베이스 중에 하나인 JSTOR에서 아마도 공유를 목적으로 다량의 문서를 다운받을 받았는데, 그 혐의로 그는 체포 되었고 재판을 기다리고 있던 중에 자살을 했습니다.


물론 그의 범죄는 모두들 인정하고 있지만, 유용한 정보를 더 많은 대중에게 평등하게 공유되기를 바라는 순수했던 그의 의도 치고는 그에게 내려질 형량은 터무니 없이 무거웠다는 여론이 일반적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가 자살한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르지만 아마도 그것이 그가 자살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아닐까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다닐때는 학교 계정을 통해서, 학교 도서관을 통해서 나름 보고 싶은 학술지 저널들을 대부분 손쉽게 열람할 수 있었지만, 학교를 졸업한 지금은 간혹 보고 싶은 논문이 있어도 보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도 Aaron Swartz가 한 일이 옳다고는 하지 못해도 그의 정신과 행동을 지지하는 바 입니다. 자료와 정보 그리고 지식의 공유는 필수는 아니지만 이 세상을 조금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권장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경우에 따라서는 영리를 위해 자료와 정보 그리고 지식을 극비로 다루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학술을 목적으로 저술된 글들은 연구의 결과를 통해 이익을 얻기 위해 쓰여진 작업물들이 아니므로 공유 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 저자들 보다는 퍼블리셔들이 금전적인 이권을 거의 다 가져가는 상황이 그렇게 바람직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Aaron Swartz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Open Access를 지지할 정도로 정보와 지식은 공유 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자기가 죽으면 자신의 하드드라이브에 있는 모든 내용이 공개되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그 모습에 솔선수범을 보이는 의지도 갖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기사 참고). 그래서 누군가 Aaron Swartz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그리고 그를 죽음로 내몰아버린 이 상황에 대한 투쟁을 의미하는 캠패인을 계획했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잘 모르겠고, 아마도 Micah Allen이라는 사람에 의해 시작된 것 같은데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소유한 학술 논문들(academic articles)을 인터넷에 올려서 트위터를 통해 #pdftribute라는 해쉬태그를 사용해서 링크를 공유하자는 것이었습니다. Micah Allen이 Reddit을 통해 이 운동을 시작하고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지게 된 과정에 대한 글은 여기에.


그래서 지금 얼마나 많은 논문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공유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것은 O'Reilly Media에서 Open Government라는 책을 Aaron Swartz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GitHub를 통해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많은 좋은 자료들이 공유되고 있을것 같습니다. 트위터 해시태그 #pdftribute가 이 운동을 널리 알리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O'Reilly Media의 Open Government 의 무료 배포 소식을 retweet해서 사실상 많은 자료를 찾지는 못했습니다만 앞으로 계속 좋은 자료들이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트위터 클라이언트 통해서 #pdftribute를 계속 지켜보기에는 너무 번거로움이 많다고 생각되시는 분들은 #pdftribute 해시태그 내용들을 정리해서 링크만 모아 둔 pdftribute.net 라는 사이트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Aaron Swartz의 정신을 기리는 #pdftribute 운동을 시작한 Micah Allen의 의도는 사실 돈을 내야 받을 수 있는 글들을 서로 공유하자는 것이었던것 같은데 사실상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의미는 약간 다른것 같습니다. 유료로 받은 문서를 재배포 하는 것이 문제가 될수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딱히 어떤 글을 공유해야 할지 몰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료로 받아놓은 문서를 공유하기 보다는 자기가 만들어 놓은 자료나 자신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퍼블리셔들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마치 보여주려는듯한 움직임이 더 보기 좋아 보이기 까지 합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또 그 사람이 이렇게 큰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흥미롭기도 이런 긍정적인 움직임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Rest in Peace, Aaron Swartz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