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애완견) 도리의 화장...
일요일 아침 6:07에 도리가 사망했다고 충남대학교 동물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2012/07/15 - (우리집 애완견) 도리가 생을 마감했다...).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회사 위드엔젤을 통해서 장례를 치뤄줬고, 일요일에는 화장을 안해서 오늘 화장이 진행되었습니다. 위드엔젤이라는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회사 정말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오늘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문자가 왔습니다...
어제는 밤에 도리가 화장지로 운구되고 있다고 문자가 왔었고, 위에 보시다시피 화장이 진행될때 사진을 찍어서 문자로 보내주면서 알려줍니다. 그리고 방금 아버지께서 도리의 유해가 대전에 도착해서 방금 위드엔젤 대전지사에서 찾아가라고 연락을 받으셨고, 또 위드엔젤에서 이메일을 통해서 문자로 보낸 사진 이외에 화장 절차상에서 찍었던 다른 사진들을 보냈다고 그 메일을 아버지께서 제게 포워딩 해주셨습니다.
화장 소식을 듣고 몰랐던 것도 아닌데도 다시 한번 큰 슬픔에 잠겼습니다. 하지만 이렇게나마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순간을 같이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주는 서비스에 정말 감사할 수 밖에 없더군요... 혹시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은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다른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위드엔젤(http://withangel.net/)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도리의 화장은 우리 가족 모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사이에 제가 도리에게 쓴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와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도리의 유해는 다음과 같이 대전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어머니께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부탁드렸더니 무슨 개봉기라도 올리라듯이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셨습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어머니는 도리의 유해를 받고 집안 어디에 놔둬야 할지 고민을 좀 하셨나 봅니다. 도리는 평소에 온 가족이 서재에 있을때 TV 장식장 안에 들어가 있는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는 도리의 유해를 그 자리에 도리의 장난감들과 함께 놔두셨습니다. 왼쪽 사진이 도리가 세상을 떠난날 도리의 흔적들을 사진으로 남겨놓기 위해 제가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이 오늘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그동안 도리 때문에 IPTV 셋탑박스와 인터넷 공유기를 TV위에 올려놓고 사용했는데, 이제는 TV 장식장 안에 원래 있던 선반을 사용해서 넣어 놓으셨네요...
이렇게 도리의 온전한 모습은 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존재가 없어진다는 사실인것 같습니다... 기억속에 그동안 같이 했던 시간들을 통해 느꼈던 느낌들을 고스란히 잘 보존하는 수 밖에요... 하지만 사람의 기억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기억 속의 존재도 점차 사라질까봐 마음이 아픕니다... 그나마 도리의 온전한 부분이 남아있다면 사망 당일에 아버지의 제안으로 털을 잘라놨습니다.
저도 생각하지 않은것은 아닙니다만, 가끔은 제 집착이 너무 비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되서 참았던 것인데 다행히도 아버지께서 먼저 제안하셨습니다. 윤리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겠지만, 혹시라도 생명체 복제가 가능해지고 허가가 되고 비용이 저렴하다면 도리를 다시 키워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제게는 도리가 세상을 떠나기 전날 병원에 다시 입원시키고 어머니와 제가 병원을 떠날때 벌떡 일어나 우리를 바라보던 그 슬픈 눈빛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물론 영화 AI에서 미래의 외계 문명도 죽은 이의 기억은 되살리지는 못한다고 예견하듯이 기억력까지 복제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도리를 한번 더 잘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더 자주 놀아주고 산책도 시켜주고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마지막 순간에 같이 있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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