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anwhile in Dallas...
저번주에 갑작스럽게 미국 Dallas Texas로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출장 가서 보고 느낀 것들을 정리 해보기로 했습니다.
25일 아침에 일찌감치 공항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체크인이 늦은편이라서 aisle seat이 없다는 말에 잠시 당황했으나 정신 차리고 일단 데이터 로밍을 신청했습니다. 작년에 미국 갈때 하루에 무제한 데이터 로밍이 10,000원 이었는데, 올해 초에 유럽에 가는 친구들이 12,000원이라고 해서 가격이 오른줄 알았는데, 미국은 여전히 10,000원이더군요. 참고로 저는 KT입니다.
출국 심사를 마치자 아침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Quizno's를 먹으려고 했는데, 먹으러 가는 길에 갑자기 Food Court에 진열된 한식을 보고 필이 꽂혀서 한동안 한식 못먹을테니 한식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식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한참을 고민하다가 설렁탕을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맛이 없었습니다. 비추입니다. 게다가 비행기 타기 전에 뜨거운 국물을 먹는 것은 좋지 않은 결정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뜨거운 국물 때문에 혀를 살짝 데었는데, 그 결과 비행기 안에서 입 안에 다 헐어버렸습니다. 미국에 도착했을때 그 찝찝함이란...
비행기를 타고 금새 이륙했는데, 비행기가 뜨자마자 잠이 막 오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비행기에서 잠 별로 안자고 영화 많이 보는 편인데 저도 모르게 잠이 들어서 정신 못차리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비행기 소음이 White Noise 역할을 해서 잠이 저도 모르게 솔솔 왔나봅니다.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 나눠주는 음식을 마다할 제가 아니죠!!! 스튜어디스가 지나갈때 마다 저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잠에서 깨어나서 먹을것 마실것 할 것 없이 모두 다 챙겨 먹고 마셨습니다.
제일 처음으로 받은 것은 땅콩... 저는 땅콩을 받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위 사진은 제가 먹다가 찍은 땅콩이 아닙니다. 처음 봉지를 뜯었을때 당시의 땅콩입니다. 땅콩 몇개 안들어있는 것을 보고 항공사 인심이 많이 박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저 봉지만 비정상적으로 땅콩이 적게 들어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귀국할 당시에 받은 땅콩을 한번 살펴 보시죠...
말씀드렸다시피 챙겨 먹을것 마실것 다 잘 챙겨 먹고 마셨습니다. 그러면서 졸린 부릅뜨고 영화 세편을 감상했습니다. 영화 감상에 대한 포스트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올리겠습니다.
미국에 도착 하자마자 제 아이폰 설정에서 데이터 로밍 기능 봉인 해제 하고 포스퀘어로 Dallas/Fort Worth 국제공항을 체크인 했습니다.
Badge 획득과 1타 17피의 기쁨은 잠시... 입국 심사 받고 짐 찾고 공항을 빠져나오는데 거의 2시간 가량 걸렸습니다. 비행기가 약간 연착한데다가 최근에 중동에서 그 시간에 날라 들어오는 항공편이 생겼다는군요. 중동사람들 입국 심사라 오래 걸린것 같다고 공항에 계신 한국인 관계자가 말씀해 주셨습니다.
공항에서 차를 렌트 하는 곳으로 가서 2011년형으로 보이는 Toyota Corolla를 렌트해서 호텔로 갔습니다.
호텔로 가는 길에 내비게이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애를 좀 많이 먹었습니다. Dallas의 도로 시스템이 익숙치 않았는데 내비게이션 기기가 구렸기 때문입니다. Dallas의 주요 고속 도로는 양 옆으로 나란히 local 도로가 평행으로 가 있고, 수시로 exit과 entrance가 있습니다. 그리고 exit하자마자 반대쪽으로 쉽게 갈 수 있도록 local 도로는 고속도록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U turn을 할 수 있도록 대부분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고속도로로 빠져갔다 들어갔다 u turn했다가 복잡한데, 내비게이션 기기에서는 모든 길을 거의 같은 굵기로 표시를 해주고 있고 설치 되어잇는 위치도 약간 엄해서 참 난감했습니다. 호텔 가는 동안 3번 정도 잘못된 길로 빠져들어 헤매고 다녔습니다. Dallas의 도로는 한 이틀 다녀보니까 좀 익숙해 지더라고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체크인을 하려는데 체크인 기준 시간이 3시라서 방이 없었습니다. Early check-in을 신청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안되면 방을 못 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할 수 없이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에 앞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없는지라 간단하게 근처에 있는 McDonalds로 갔습니다. 거기서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Angus Deluxe라는 메뉴를 먹었습니다. 왼쪽 사진이 Angus Deluxe이고, 오른쪽 사진은 Angus Deluxe를 포함해서 제가 미처 먹어보지 못한 메뉴들 입니다.
부랴부랴 점심 먹고 첫날 부터 공식 일정은 소화하고 저녁에는 잠시 이것저것 먹을 것과 우리나라에서는 사지 못하는 것들을 사러 근처에 있는 CVS에 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RedBull이 작은 캔에 들어있는 것이 3000원인데 500ml PET병 높이에 버금가는 굵은 캔에 들어있는 RedBull이 $4.50... 그리고 역시 비슷한 크기의 Arizona Green Tea는 $0.99. Arizona Green Tea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비싸죠(2010/02/15 - [Drink] 헉... Arizona Green Tea 가격?)... RedBull은 시차적응 해야 하는 형편이라 마실일이 없어서 사지 않았으나 Green Tea는 한캔 사서 나중에 호텔방에서 일할때 마셨습니다. 그리고 미국 방문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마시는 Root Beer도 12pack을 샀습니다.
그리고 처음 보는 신기한 세재도 있었습니다. 비닐 공 같은 것에 쌓여있는 세재... 하지만 빨래 통에 넣으면 녹아서 알아서 풀어지는듯... 가루 흘릴 필요 없이 비닐 공 하나만 빨래 통에 넣으면 되는것 처럼 보이는 아주 편리한 빨래 세재 같았으나 드럼 세탁기에는 맞지 않을듯...
첫날 저녁은 제가 좋아하는 Chipotle Mexican Grill을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출장을 같이 간 분이랑 주유소에서 맥주를 사들고 들어가서 마시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Texas에서 생산되는 local 맥주로 보이는 이 맥주는 참 맛이 맹맹해서 술을 잘 못마시는 제게는 딱이었습니다. 보통 300cc도 잘 못마시는데 이 맥주는 거의 다 마시고 나서야 취기가 좀 오르기 시작하더군요... 배불러서 못마신 맥주는 이게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이런 경험도 하게 될 줄이야!!!
시차 적응이 잘 안되서 그런지 밤에 계속 깼습니다. 그러다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호텔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엄밀히 말하면 숙박비에 포함되어있는) 아침을 먹었습니다... 이날 뿐만 아니라 호텔에서 먹은 아침은 대체로 이런식이었습니다.
거의 매일 아침 맥모닝을 먹는 저에게(2012/03/08 - 맥도날드 아침 메뉴 숴시지(소시지) 에그 맥머핀 맛있게 먹는 방법...) 딱 맞는 스타일의 아침... 심지어 둘째날과 셋째 날은 베이컨 에그 맥머핀과 소시지 에그 맥머핀을 손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메뉴였습니다... 매일 아침 먹으면서 즐거웠던 한가지는 요플레를 따면 그 은박 껍질에 재미있는 다이어트 팁들이 적혀 있는 것을 읽을 수 있다는것. 생활 속에서 그런 기회들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하나하나 더 알아갈 수 있다는 것, 정말 즐겁지 아니한가요?
우리나라에서도 빵에 피카츄 스티커를 넣어서 판다던지 치토스에 따조를 넣어서 판다던지 하는 그런것(이렇게 제 나이대가 드러나는군요)도 좋지만 저렇게 고객들에게 재미있는 생활의 팁이나 짤막한 지식을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둘째날 점심은 출장간 곳에서의 보스님께서 사주셨습니다. Thai 음식점에 갔는데 우리나라에서 쉽게 먹지 못하는 제대로된 Pad Thai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업무를 마치고 저녁에는 Northpark center라는 곳에 가서 쇼핑을 좀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부탁을 많이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몇군데 들러서 부탁 받은 물건들을 사고 제 옷을 사려고 하는데, 피곤해서 돌아다니면서 어떤 옷을 사야 할지 생각하기도 귀찮았고, 워낙 패숑 감각이 없는지라 어떤 옷을 사야 할지 모르겠더랍니다. 하루빨리 평생 코디를 해줄 사람을 고용해야 겠습니다. 그래도 어렵게 온 미국인지라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기는 했는데 결국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찾은 가게는 Lego 가게 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저렇게 부속품 별로 Bulk로 Lego를 살 수 있는 가게를 보지 못했는데, 미국에서는 위의 왼쪽 사진 처럼 팔고 있더랍니다. 그리고 다양한 머리, 몸통, 다리, 모자나 악세사리를 모아 놓은 곳이 있었는데 여기서 커스텀으로 Lego 사람을 3명 만들어서 $9.99에 살 수도 있더군요.
쇼핑 후에는 작년에 In-n-Out을 먹었습니다. 서부에만 존재하는줄 알았는데 남부 쪽에도 많이 진출해 있더군요... 따라서 작년에 San Francisco에 가서 Facebook 친구들로 부터 배운 Protein Style Burger와 Animal Style Fries를 먹었습니다(2011/11/08 - San Francisco Day 3 (AnDevCon II Day 1))...
마지막 날 공식 일정은 예상과 다르게 늦게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최악이었던 것은 제가 렌트한 차에 있는 내비게이션이 잠시 고장났었다는것. 그리고 iPhone으로 구글맵 보면서 겨우겨우 전기 면도기 부속품 사려고 갔던 곳은 엉뚱하게 화물트럭 주차장이었다는 것... 결국 모든 공식 일정 끝내고 자유로울 수 있었던 저녁을 낭비 했다는것... 어떻게 어떻게 큰 쇼핑몰을 들르게 되었는데, 그 날도 역시 심신이 지쳐있었고 어뚱한 곳에 다녀왔다는 허무함 때문에 쇼핑할 맛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백화점 내부에 사진 하나 찍었습니다.
Galleria Dallas라는 mall인데, 우리나라 롯데월드 처럼 건물 내부에 아이스링크가 있었습니다. 롯데월드에 있는 아이스링크 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이 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신비로운 장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은 좀 근사한 곳에서 먹자고 같이 출장간 분이랑 합의를 봤습니다. 그래서 가본 곳이 호텔 근처에 있는 Sushi Sake라는 나름 고급 일식집.
나름 고급이기는 했지만, 역시 땅덩이 넓은 미국의 내륙에 위치한 일식집이라 그런지 회의 퀄리티는 별로 안좋았습니다. 그래도 나름 이 지방에서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맛있는 일식집인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미국에서의 출장은 거의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저는 house keeping 때문에 지출되는 팁을 아끼기 위해, 그리고 아무래도 house keeping 서비스를 받으려면 제 짐도 어느정도 정리해야 하는데 그것이 좀 귀찮아서 늘상 house keeping을 거부했습니다. 아래 사진 처럼 문에다가 걸어 놓는 것이 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 이렇게 혼자 외국에 나가서 호텔에 묵어 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동안 잘 몰랐는데 좀 다녀보니 나름 이런 쓸데 없는 여행중 노하우가 생기더군요...
그리고 미국에 웬만하면 호텔에는 대부분 수영장이 있습니다. 제가 묵었던 호텔에도 꽤나 아름다운 야외 수영장이 있었는데, 저는 이 수영장을 보면서 수영복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뽈록한 뱃살이 부끄러우십니까? 문제 없습니다. 미국에는 훨씬 더 뚱뚱하지만 당당하게 수영장에 나오는 사람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에 미국에 또 갈일이 있으면 수영복을 꼭 챙겨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문고리에 걸린 no house keeping 태그를 떼어내고 공항에 갔습니다. 렌트한 차를 반납하고 터미널까지 가는 버스를 탔는데, 마치 제가 대학교 시절에 타고 다니던 일명 BT(Blacksburg Transit) 버스와 유사해서 옛 향수에 젖어 사진 한방 찍어봤습니다.
공항 터미널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했습니다. 같이 갔던 분께서 모닝캄 회원이라서 줄을 길게 서지 않고 탑승 수속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aisle seat이 그분 께서 마지막으로 더이상 없었다는것...
어쩔 수 없이 터미널 안에서 또 쇼핑이나 하면서 마음을 달랬습니다. 그나마 볼거리가 좀 다양해서 좋았습니다. 같이 가신 분께서 향수 같은 것이라도 사라고 하셔서 그동안 베이비 로션을 애용하던 저는 이 기회에 앞으로 회사 여자 동료들의 조언대로 베이비 로션을 버리고 남자로 거듭나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구입한 것이 Hugo Boss Element. 일부러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안쓰는 향수를 골라보려고 했는데 그동안 향수를 좀 뿌리고 다녀봤어야 알텐데 몰라서 그냥 제가 임의로 냄새 맡아보고 우리나라에서 잘 맡아보지 못한 향수를 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닌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중요한것은 제가 베이비 로션을 버리고 향수를 뿌리기로 했다는 것...
향수를 구입한 후에 여기저기 더 둘러보다가 찾은 재미있는 먹거리들... 사실 이 부분이 이 포스트의 제목에 가장 부합하는 부분입니다.
미국에서 이런 먹거리들을 발견하게 될 줄이야...
그나마 다음 사진은 좀 미국적인 사탕입니다. Lego 블럭과 같은 사탕...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더 깊은 잠을 자보겠다고 구입한 이상한 물... 그래봤자 알고보면 멜라토닌 약간 들어간 약간 신맛의 블루베리맛 액체...
공항에서 찍은 이 모든것들을 트위터에 올리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저는 데이터 로밍이 끊어진 상태였고, 공항에서는 무료 WiFi를 제공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료로 인터넷을 쓰고 스마트 폰을 충전할 수 있는 곳은 있더군요!!! 하지만 경쟁률이 워낙 치열해서 말이죠...
그리고 공항에 피곤한 사람들을 위해 마사지를 해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물론 돈을 받겠죠... 제 생각에는 팁도 받을것 같아요...
뭐 이렇게 공항에서 나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저는 비행기에 탑승해서는 아주 불편한 창가자리의 좌석에 앉았습니다...
그 불편한 자리에서 14시간 반동안 앉아있었습니다. 수면을 유도해주는 물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은 미국으로 갈 때보다는 푹 잤습니다. 미국에 가는 길에는 옆에 좀 산만한 아줌마가 앉으셔서 가끔 내 얼굴에 머리를 들이대면서 주무시기도 하시고 해서 잠을 잘 못잤는데, 귀국하는 비행기에서는 푹 잤습니다... 하지만 역시 먹는것 마시는 것은 가리지 않고 다 받아 먹고 마셨습니다...
기내식을 먹으면서 좀 감동 받았던 것은 샐러드와 같이 나온 드레싱이 한국이들이 좋아하는 그런 류의 오뚜기 상표의 드레싱이 아니라 Kraft사의 드레싱 이었다는 것... 게다가 한국인이 좋아하는 Thousand Island가 아니었다는 것... 하지만 맛은 Italian 보다는 Thousand Island에 가까웠다는 것이 좀 흠... 저는 그냥 Italian이 좋은데 말이죠...
지루한 시간 끝에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같이 출장 갔던 분 덕분에 모닝캄 서비스를 받아서 짐도 일찍 찾았습니다.
그래서 덕분에 비행기 착륙 후 2시간 만에 집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제 출장은 이랬습니다... 별로 관심들은 없으시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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