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통영 여행... 첫째날(9/3)...
올해 말에 결혼하는 친구 두명이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에 같이 여행이나 가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결혼하면 가기 힘든 곳을 가자고 해서 갈라파고스나 마다가스카르 섬에 가려고 했지만 워낙 교통비도 비싸고 오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국내에서 조금 가기 힘든 곳을 고르다 보니 울릉도를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알아보기로 한 시점에서 울릉도 가는 배편은 매진된 상태여서 울릉도 말고 다른곳으로 가야 했고, 한명은 회사 일 때문에 애초부터 못가게 되는 등 여행 계획이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저와 다른 친구랑 둘이서 가기로 했으나 그 친구도 결국 회사 일이 바빠져서 저 혼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울릉도 여행이 무산된 이후 다른 계획을 세웠어야 하는데 이래저래 못하다가 결국 저 혼자 막판에 통영이나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월요일 아침 9시 30분에 성남에서 통영으로 가는 고속버스가 있길래 예매를 했습니다. 그동안 빨래를 안해서 옷을 전날 빨았는데 날이 습해서 잘 마르지 않아 아침에 짐을 싸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촌스럽게 오랜만에 여행간다고 잠이 안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침 5시쯤인가에 경우 잠들어 8시반에 겨우 일어나서 허겁지겁 짐 싸서 터미널에 가서 겨우 버스를 탔습니다. 예매할 당시에 한 좌석 밖에 예약이 안되어 있어서 사람이 적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1/3 정도 차서 갔습니다.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서 중간에 한번 휴게소에서 쉬더군요.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쉬었습니다. 물론 저는 거기 까지 정신없이 잤습니다. 아버지가 즐겨 쓰시는 표현을 빌어 쓰자면 혼비백산해서 잤습니다. 차를 아버지께 물려받은 이후로 고속버스를 잘 안탔는데, 오랜만에 탔더니 신기한게 있었습니다. 고속버스에 달려있는 TV가 뽈록이 TV 였습니다!!!
농담입니다. 사실 그것이 신기한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저렇게 어느정도 왔고, 얼마 남았으며 도착 예정 시간은 언제라고 저렇게 TV를 통해 안내를 해주더군요... 시간은 꽤나 정확했습니다...T-map을 쓰시나???
그렇게 4시간에 걸친 버스 여행을 하고 통영 종합 버스 터미널에 도착 했습니다.
도착 하자마자 안내책자 하나 집어 들고 좀 보다가 일단 배고프니까 밥부터 먹기로 했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터미널 앞에 돼지국밥집이 있길래 돼지국밥을 먹었습니다. 돼지국밥은 경상도에서만 먹을 수 있다고 들어서 안그래도 경상도에 가면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도전했습니다.
돼지국밥이라고 해서 특별히 소머리국밥이랑 많이 다르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맛있게 먹고 나와서 어디로 갈까 생각하며 버스 노선을 봤는데, 통영지리도 잘 모르는데 글자로만 써있는 버스 노선만 봐서는 도대체 어디로 가야할지 잘 모르겠더군요...
집에서 이미 버스 노선을 조금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통영에 오면 조금 더 보기 쉬운 버스 노선 안내도가 있을줄 알았는데 없어서 좀 실망했습니다. 가방 속에는 나의 소중한 랩탑과 아이패드 그리고 개발을 위한 안드로이드 단말이 있는데 날씨가 안좋을지도 모른다는 예보가 있었고 버스 노선도 잘 몰라서 그냥 차를 렌트 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터미널 앞에서 렌트 했습니다... 소형차 기본 요금이 하루에 보험까지 다 해서 7만원. 그래서 월요일 오후부터 수요일 저녁까지 18만원에 세종렌트카에서 렌트 했습니다. 처음에 3일 렌트 한다고 생각하고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 보면 이틀하고 몇시간이라 깎으려면 적어도 2~3만원은 깎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18만원에 렌트한 LPG 모닝>
이순신 공원
제가 처음 갔던 곳은 이순신 공원입니다. 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인지 석상인지 하나 있고, 짧은 산책로 있고 대포 하나 있고... 경치 말고는 특별히 볼것은 없었습니다.
공원이 해변에 있어서 약간 높은 곳에 정자가 하나 있었는데,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와는 달리 해가 쨍쨍 내리쬐고 있어서 무지무지 더웠고 도무지 그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을 수 없어서 구경할 곳이 많다고 생각한지라 빨리 다른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해저터널
다음 목적지는 해저터널이었습니다. 해저터널은 통영시 내륙이랑 미륵도를 연결하는 말 그대로 바다 밑 터널입니다. 미륵도는 원래 썰물때 도보로 갈 수 있는 섬이었는데, 일제 시대 때 어민의 이주가 본격화 되면서 빠른 이동수단을 만들기 위해서 해저터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터널이라기에 땅을 파서 만든 터널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바다를 양쪽으로 가로막고 콘크리트로 터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1932년에 준공 되어서 1996년에 보수를 했다고 합니다. 물론 일제 시대 때 일본의 기술로 만들어진 터널이지만 우리나라 민족의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아시아 최초의 해저터널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다고 합니다.
저렇게 해저터널을 통해서 잠시 미륵도에 다녀왔습니다. 참고로 통영 내륙쪽의 해저터널 입구 뒤쪽에 작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차 가지고 여행하시는 분들은 그곳에 주차하시면 됩니다.
윤이상 기념관
해저터널 근처에 윤이상 기념관이 있습니다. 차도 주차해놨겠다 지도상으로 보아 윤이상 기념관에는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을것 같은 예감이 들어 그냥 걸어서 갔습니다. 윤이상 기념관 건물은 굉장히 독특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윤이상이라는 작곡가가 있었고 세계적으로도 어느정도 이름을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학교 다닐때 배웠는데 제가 까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념관에 소개된 자료들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으로써 상당히 자긍심을 가지고 있을만한 작곡가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모르고 지냈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윤이상 선생님의 유품들도 있고 여러가지 재미난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제와서 보니 사진을 많이 안찍었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잔디밭에 놓여진 낫... 그리고 건물 앞에 있는 연못에 나타난 녹조(?)현상..
남망산 조각공원
다음에 간 곳은 남망산 조각공원 이었습니다. 해안에 접해 있는 언덕에 공원을 조성해 놓은 곳인데, 작품도 보고 거북선이 정박해 있는 강구안도 보이는 그런 곳입니다...
작품은 생각보다 몇개 없었던것 같지만, 인상적인 작품 몇개 있고, 저는 혼자 가서 좀 심심했지만 둘 이상이 가면 작품에 대한 시오한 견해들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자리인것 같습니다. 조각공원 둘러보기 위해 숲이 우거진 길을 지나가기도 했는데, 그곳에서 30cm 가량 길이의 뱀을 봤으니 주의 하시기 바랍니다...
강구안
저녁 시간이 다 되어서 거북선이 정박해 있는 강구안에 갔습니다. 차는 강구안 공영주차장에 세워뒀습니다. 원래 유료이지만 저녁에 가면 무료인것 같습니다. 아래 위성 사진에서 왼쪽 상단쪽 주차장 입구 부터 오른쪽 하단에 주차장 출구까지 모두 주차장입니다. 주차장 출구 밑으로도 주차 공간이 더 있었는데, 그 공간이 똑같은 주차장이었는지 다른 주차장이었는지 생각은 잘 안나네요. 요금은 하루 최대 6,000원 으로 싼 편이어서 정확한 정산 방식은 잘 안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주차를 하고 일단 거북선을 봤습니다. 그 다음날 거북선을 타기 위해 배 일정을 알아봤습니다. 안내표지판에 거북선 관람 시간이 9:00~5:00인가로 되어있어서 그 시간에 오면 거북선을 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고 일단 사진만 찍어뒀습니다... 그리고 해진 다음에도 또 찍었습니다...
그리고 밥을 먹을까 해서 중앙시장에 들렀습니다...
회를 떠서 먹고 싶은데 혼자 가서 회를 떠 먹기도 양이 애매모호할 뿐만 아니라 매운탕까지 먹으려고 하니 양을 얼마나 어떻게 먹어야 할지 잘 몰라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동광식당이라는 곳에 들어가서 뽈락 매운탕이라는 것을 먹었습니다. 배고파서 그런지 여행와서 신선한 생선으로 한 매운탕을 먹어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뽈락 두마리 대가리까지 다 쪽쪽 빨아먹는 기염을 토해내면서 반찬까지 싹쓸이 했습니다.
하루종일 얼마나 열심히 돌아다녔는지, 아침에 양말 신으면서 봤던 쌀 한톨 만했던 구멍 사이로 엄지 발가락이 튀어나와 구멍이 제 엄지 발가락을 조이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발가락이 좀 아팠더랍니다...
그건 그렇고 발가락 참 예쁘네요...
저녁을 먹고 배는 불렀지만 통영의 명물인듯으로 보이는 꿀빵을 한번 사서 먹어봤습니다.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팟 들어간 빵에 꿀 범벅을 해놓고 깨를 얹어 놓은... 너무 달았고 맹세하건데 배불러서 맛이 없었던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냥 제 스타일의 후식이 아니었습니다...
후식을 먹고 뭐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미륵도 한바퀴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습니다... EBS 책읽어주는 라디오를 들으면서 미륵도 한바퀴를 쓸쓸히 돌았습니다. 그러면서 이곳은 진짜 시골이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륙을 등지고 있는 섬 해안가에서는 라디오 신호 조차 안잡혀서 화이트 노이즈 소리만 나고... ㅜ.ㅜ
그렇게 한바퀴 돌고 하루의 일정의 마지막으로 통영대교 야경을 보기로 했습니다. 이미 아주 늦은 시간이어서 통영대교 아래에 있는 길가에 있는 식당 앞에 차를 세우고 통영운하 변을 걸으면서 통영대교의 야경을 감상했습니다...
사진을 찍는 법을 잘 몰라서 저정도의 퀄리티의 사진밖에 안나온 것이 좀 아쉽네요... 밤이라 특히 사진이 잘 안나온것 같네요...
정당새미 찜질방(http://kr.jdsaemi.com/)
통영에 게스트 하우스며 민박, 호텔, 모텔, 여관 등 많은 숙박 시설(방법)이 있지만, 혼자 가서 방을 잡기가 돈이 좀 아까워서 찜질방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찜질하는데 7,000원 이었던것 같고요, 얼마나 오래 있을수 있냐고 그냥 물어봤는데 24시간 머물 수 있다고 하더군요... 목욕탕에는 냉탕과 온탕 그리고 사우나 하나 있고 샤워기와 때미는 좌식 샤워기들이 몇개 있는 아주 작은 규모였고, 특이했던 것은 등의 때를 자동으로 밀어주는 기계가 있었습니다. ㅋㅋㅋ 때밀이 수건이 고정되어 있어서 좀 불결해 보였지만 사용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힘 조절을 잘 못해서 그 다음날 보니 등의 살이 약간 까졌다는 슬픈 이야기로 통영 여행 첫째날에 대한 포스팅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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