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강국에서 2시간 넘게 삽질한 이야기... 간 때문은 아니야...
My Life/일상 :
2011. 4. 20. 00:54
작년 이맘때쯤 받은 공인인증서의 만료 날짜가 거의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시간을 내서 미리 공인인증서를 갱신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오랜만에 제 Windows 7이 설치된 랩탑을 켰습니다... 우리 모두 은행 업무는 일반적으로 Windows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익히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 사실 조차 매우 sucks 하지만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이런 생각은 정말 앞으로 다가올 재앙을 상상도 못하고 하게된 아주 안일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sucks한 차원을 떠나 저의 열손가락 가운데 두 손가락이 근질근질 거리게 하는(don't be naive, you know what I mean) 그런 아주 Orz 스러운 상황의 재난상황에 더 가까웠습니다... 이제부터 2시간 가까이 제가 겪었던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Windows 7 이 설치된 랩탑도 작년 이맘때쯤 사서 그 랩탑으로 IE(Internet Explorer) 8을 이용해서 공인인증서를 갱신하고 제가 거래하는 모든 금융기관 사이트를 방문해서 공인인증서 등록하고 아이폰에 복사까지 했습니다. 따라서 올해도 별 무리 없이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죠.
제가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은 기관은 우리은행입니다. 우리 은행에 가서 공인인증 센터에 가서 공인인증 갱신 절차를 밟았습니다... 처음에 아이디와 주민번호를 입력하라고 해서 입력했더니 그 다음 페이지에서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그리고 보안카드에 있는 숫자들을 입력하라고 나왔습니다. 입력을 마치고 확인을 눌렀는데, ActiveX를 설치하라고(not literally ActiveX, but an ActiveX module) 나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ActiveX를 설치 했더니 갑자기 공인인증센터 첫 화면으로 갔습니다... 다시 아이디와 주민등록 번호를 누르고 그 다음 페이지에서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그리고 보안카드의 숫자들을 입력했습니다. 다음을 누르자 다음 화면으로 갔고, 진행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는듯 했습니다. 이때 이상했던 것은 뭔가 설치할때 나는 효과음이 났지만 화면이 어두워지면서 설치를 허가하는지를 묻는 창이 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진행이 되길래 계속 진행을 했는데 마지막 단계에서 확인을 눌렀는데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역시 다른 ActiveX가 더 많이 설치되어야 하는데 설치가 되지 않은 것 같아서 호환모드로 전환후 진행을 해봤지만 계속 되지 않았습니다... 3~4 차례 이 방법 저방법으로 여러가지를 해봤지만 매번 Windows XP 서비스팩 2를 설치했다면 브라우져 상단에 표시된 노란 줄을 클릭해서 ActiveX를 설치하라는 메세지만 뜨면서 결국 아무것도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에는 2005년 1월 초에 구입한 아범(IBM) ThinkPad T-42를 꺼냈습니다. 이 랩탑은 Windows XP 가 설치된 1.7GHz 프로세서를 가지고 있고 256MBx2(512MB) 램을 가진 구형 컴퓨터라서 아주 느린데다가 한번은 약 1.2m 상공에서 수직낙하해서 하드의 헤드 부분에 손상이 가서 그런지 탐색기로 파일 검색하는 일 조차 2~3초 딜레이가 있는 아주 구닥다리 컴퓨터입니다. 알약으로 마지막으로 바이러스 스캔을 한지 888일이 지났고, 마지막으로 DB를 업데이트한 날짜는 2010년 2월경... 이 컴퓨터를 부랴부랴 키고 IE를 실행해봤으나 랜카드까지 맛이 갔는지 802.11g 공유기를 코앞에 두고도 24Mbit/s의 속도로 통신을 하는데다가 우리은행 홈페이지만 로딩하는데 몇분이 걸렸습니다. 결국 로딩은 되었는데 공인인증 센터로 들어가자마자 또 엑ActiveX를 설치하라고 했는데 자꾸 설치가 안되어서 랩탑을 집어 던질뻔 했습니다... 2~3회 시도하고 페이지도 로드가 안되고 로드 되어도 Windows 7과 마찬가지로 Windows XP 서비스팩 2를 설치했다면 브라우져 상단에 표시줄을 클릭해서 ActiveX 설치하라는 메세지만 뜨는등 사람을 아주 미치게 했습니다.
이 중간 중간 두 컴퓨터에 Windows Update까지 돌려가면서 아주 삽질을 했습니다. 그래도 안되는걸 어떻게해...
저는 그때 큰맘 먹고 차라리 Windows 가 아닌 환경에서 하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요새 국세청에서도 Mac에서 Safari를 이용해서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도 사용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Safari를 사용해서 우리은행의 공인인증 센터로 가보니... "보안상 세션이 종료됩니다"라는 메세지가 뜨고 바로 다시 우리은행 홈페이지로 redirect되는 실망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냥 제 기대가 컸던 것이죠... 저도 알고 있습니다... Oh well, you can secure my ASS!!! 라고 울분을 토해내고 마지막으로 Mac에서 Boot Camp를 통해 마지막으로 알약으로 바이러스 스캔을 한지 960일이 지난 Windows XP로 부팅했습니다...
그리고는 별 무리없이 30분만에 우리은행 통해서 공인인증서 갱신하고 거래중인 다른 두개의 은행과 동양종금에 갱신된 공인인증서를 등록하고 아이폰에도 공인인증서를 복사했습니다. 이 과정도 아주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주민등록번호 입력하다가 오타가 생겨서 지우려고 백스페이스를 눌렀는데 왜 이전 페이지로 가서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하는건지... 분명 포커스가 텍스트박스에 있었는데 왜 그러는건지... 이 일은 IE 쓸때 종종 있었던 일인데, 막상 1시간 반 가량의 삽질후에 이런 일을 당하니 MBC에서 예전에 보도했던 게임의 폭력성이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에서 나왔던 결과와 비슷한 결과가 나오더군요... 열심히 공인인증서를 갱신하고 있을때 백스페이스 한번 눌렀다가 이전 페이지로 가자 저는 순간적인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 키보드를 던질뻔 했습니다... 제 키보드 블루투스 무선 키보드임... V(ㅡ.-)
뭐 결국 하려고 했던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예상했던것 보다 4배에 가까운 시간이 걸려서 하려고 했던 다른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참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작년에 Windows 7에 설치된 IE8으로 잘 했던 일을 이제는 왜 못하는 것인지... IE9이 나왔기 때문인가요??? 여러분... 이것이 역행하는 IT 강국 코리아의 모습, 그리고 우리의 현 주소입니다...
공인인증서, Windows XP, IE, ActiveX 콤보로 우리나라의 금융업계의 보안은 지켜주고 있습니다. 세련되고 최첨단과는 거리가 멀게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은행업무도 인터넷으로 보기 귀찮게 해서 거의 포기하게끔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공인인증서, Windows XP, IE, ActiveX 콤보로 우리나라의 금융업계의 보안은 지켜주고 있습니다. 세련되고 최첨단과는 거리가 멀게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은행업무도 인터넷으로 보기 귀찮게 해서 거의 포기하게끔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덤으로 오늘 본의아니게 혼잣말로 수없이 많은 욕을 했는데... 오늘 읽은 TIME 지의 기사를 통해 과격한 욕을 하면 고통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고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평소에 욕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이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기사 - WTF? Study Shows Swearing Reduces Pain)
내년에는 정말 이런 삽질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2시간여의 삽질로 혈압과 간수치 급상승...
내일 피곤하면 그것이야말로 바로 간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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