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어느날 흥분하신 목소리로 나에게 전화를 걸어서 운동화 필요 없냐고 물어보셨다. 왜 그러시냐고 내가 다시 여쭤보니, 쇼핑하다가 \5,000 짜리 운동화를 발견했는데, 너무 좋으시다는 것이었다. 가볍고, 이쁘고, 멋있게 생겼다는 것이다.

필요 없어도, 놔뒀다고 신으면 되는 것이 운동화라서, 그냥 사달라고 했다. 그리고... 한달전 쯤에 나는 그 운동화를 받아보게 되었다...
내가 받은 운동화는...
바로... 이것...

오~ 막상 찍어놓고 사진으로 보니까 좀 괜찮아 보이는데???
하지만 직접 보면, 좀 아니다...

재질도 구리구리하고, 딱 보면 싸구려 티가 팍팍 난다. 오히려 중국에서 만드는 짝퉁 Nike가 더 뽀대가 나 보일 정도이다... 어쨌든, \19,000짜리 운동화를 \5,000에 파니 어머니께서는 흥분 하실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건 나도 이해한다... 그리고 뭐 저런 운동화 하나쯤 있으면, 밤에 조깅할때 신어도 될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속으로 밤에 운동할때 신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나에게 말씀하셨다...

친구들 만나러 갈때 오늘 신은 구질구질한 신발 말고 새 운동화 신고 가라~

내가 그날 신은 운동화는 바로 이 Converse 신발...


좀 오래 신어서 구질구질하기는 하다...

패션의 "패"자도 잘 모르는 내가 이 Converse 신발을 알게 된건 iRobot을 통해서였다... iRobot에서 Will Smith가 맡은 Detective Spooner가 고도화된 디지털 문명이 이룩된 사회에서 신소재로 만든것도 아닌 평범한 converse 신발을 주문해서 신으면서 "A thing of beauty"라고 하는 장면을 보고 나도 신어 보고 싶어서 사서 신게 되었다. 내가 말한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이다...


근데 이쁘고 멋있는건 잘 모르겠고... 발 뒷꿈치 부분이 약간 불편하다... 밑창에 쿠션같은게 없어서 그런지, 나는 Converse를 신기 시작한 후로, 발 뒷꿈치가 많이 아프고, 굳은살이 생겼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그런지 굳은 살은 없어졌지만, "A thing of beauty"라고 불릴 정도의 명품 운동화는 아닌것 같다...

실제로 iRobot은 노골적인 Converse의 과대 광고 때문에 욕을 먹었다고 한다. Converse를 신어보고 한동안 불편해서 나도 위의 영화 장면을 욕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친구들 만나러 나갈때 어머니께서 사주신 신발을 신고 나갈 수 있겠는가???
내가 어머니께 한말씀 드렸다...

엄마... 이 운동화는...
에러에요!!!


내가 뭐 그렇게 패션에 신경쓰는 사람은 아니라서... 엄마가 사주신 운동화랑 비슷한 운동화를 즐겨 신는 편인데(그래도 나이키, 리복, 퓨마, 또는 아디다스)... 그런 신발을 신고 다니다가 몇몇 사람들에게 한때 한소리를 들었던 시절이 있어서 그런지... 대외적인 활동을 할때는 별로 신고 싶지 않다... 그래도 내가 고른건 나이키, 리복, 퓨마, 또는 아디다스이지 않은가??? 내가 고른 운동화들은 안 이쁘다는 소리를 들어도, 그냥 메이커라는 것 하나로 내 스스로 위안은 되는데, 월드컵은 내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

엄마가 사주신 운동화로는 엄마가 그렇게 바라시는(나도 또한 바라고 있지만) 살빼기를 위해서 밤에 조깅할때 신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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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