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고등학교 동창이 결혼했다...
이젠 내 친구들도 제법 결혼도 많이 하고, 결혼식장에서 만나면 각자 자기 여자친구 데리고 오는 친구도 많다... 대부분 내년쯤에 결혼할 생각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그 친구들도 조만간 결혼할 것이다...

결혼하는 친구들 보면 가뜩이나 부러운데, 그 결혼식에 여자친구들 데리고 오는 친구들까지 보면 왠지 모를 뿌듯함(?)과 동시에 가슴 한구석에서 느껴지는 허전함과 외로움... 허전함과 외로움은 당연히 느껴지는 것일테고, 뿌듯함은 그냥 우리가 이제 결혼할 정도로 컸다는 것에 대한 신기함에서 오는 느낌일듯...

어쨌든, 대립되는 두 감정이 교차할때 느껴지는 혼란스러움...
그리고 이어지는 !!!

뻥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해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냥 왠지 나의 삶이 좀더 만족스러워져서일까? 그런거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저번주에는 별일 없이 토요일에 회사에 나와서 하루종일 일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우울하지 않았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원인분석에 들어갔다...

도대체 왜?
나는 변했을까?

그동안 나의 인간관계가 매우 제한적이고 편협했던것 같다. 학교 다닐때는 어차피 학교에서 많은 친구들과 후배와 선배들과 부대끼면서 살아서 그런거 못 느꼈었는데, 사회에 나와보니, 맨날 회사에서 만나게 되는 똑같은 사람들... 천안에서 일할때도 우리 부서 사람들 및 입사 동기들 외에는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분당으로 회사를 옮기고 나서도, 우리 팀, 실 이외에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나마 분당에는 친구들이 좀 살고, 서울이랑 가까워서 평일에도 가끔 그 친구들을 만나기도 해서 천안보다는 상황이 좀 괜찮았다. 하지만 그래도 주로 생활하게 되는 공간은 회사이므로, 그다지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서 느끼는 생활의 재미는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은 뭐가 달라졌는가? 아니다... 여전히 나는 우리 실 사람들 이외에는 회사에는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하지만 최근에 실에 신입 사원들이 떼거지로 몰려들면서 실의 인원이 이제는 70명(?) 정도에 육박하고 실 사람들까지 이제는 다 알지 못한다. 그러면서 기존에 알던 사람과는 좀더 친해졌음을 느끼게 되었고,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됨에 따라 내 인생이 조금 더 만족스러워진것 같다.

선임과 전임이라는 직급이 직급상으로 그다지 큰 차이가 있는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나처럼 학교에 주로 있다가 그것을 경력으로 인정받아서 입사한 선임급 사원은 지식적인 측면이나 여러가지 측면에서 볼때 별 차이 없다... 그래도 갓 입사하신 전임님들께서 선임님이라고 불러주면 나름대로 책임의식도 좀 생기고 그것으로 인해 일을 더 잘 해야겠다는 자극도 받고 내가 조금이나마 그들을 도와줄 게 있게 됨에 따라 내 인생의 의미는 그동안 상당히 값져졌다고 할 수 있겠다. 그 뿐만 아니라, 모르는것은 서로 배우고, 간식도 챙겨주고, 밥도 사주는 그런 사소한 것들이 상당히 나에게 의미있게 다가오고 있다...

뭐 결론은... 예전만큼 결혼식 다녀와서 느끼는 허무함이 줄어들었다는것... 작년 가을에 산 양복이 단추가 잠궈지지 않아 좀 거시기 했지만, 이번에 결혼식에 다녀오고는 허무함 보다는 앞으로 내 인생에 대해 큰 기대감이 생겼다는 것...

난 (살만 좀 빼면) 괜찮은 남자니까~
후후훗 !!!
Vㅡ.-

결혼식에서 만난 친구가 소개팅 시켜주겠다고 한 탓도 크겠지만, 뭐 그냥 그렇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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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