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른건 아니고...
아버지께서 지르신것...

어딘가 먼 길을 떠나게 될 때, 혹은 초행길을 가게 될때... 아버지께서는 늘 HP 포켓피씨를 네비게이션으로 사용하셨다... 소프트웨어는 아이나비였지만, 일단 GPS 수신 모듈이 포켓피씨 내장이 아니라서 별도로 GPS 수신 모듈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블루투스로 된 GPS 모듈이 포켓피씨에서 잘 잡히지 않아 불편하였다... 화면 작고 LCD 어두운건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래서 항상 길을 떠나기 전에 아버지께서는 포켓피씨와 블루투스 GPS 수신 모듈을 들고 삽질을 하셔야맨 했고, 그래서 짧게는 5분 길게는 10분정도 출발이 늦어지는 바람에 어머니께서 아버지께 짜증을 내시곤 했다...
아빠는 공대 교수씩이나 되어가지고 기계를 잘 다루질 못한다...
라는 말을 늘 아버지 앞에서 나에게 어머니께서 하셨는데... 이 말이 싸나이의 자존심을 얼마나 상하게 했을까??? 나는 안다... 아버지는 속으로 울고 계셨을 것이다...

ㅜ.ㅜ

어쨌든, 저런 일이 한두번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해서 작년 아버지 생신때 GPS 수신 모듈 내장 네비게이션을 사시라고 40만원의 거금을 드렸다... 어머니께서는 거금을 그깟 기계에 투자한다고 불만이 많으셨지만, 나는 알았다... DMB가 되는 네비를 사드리면 엄마도 조용해질것을... 그래서 40만원의 거금을 아버지께 드렸던 것이다...

구입은 작년 11월달 쯤에 하셨는데, 그동안 내가 우리 차를 타고다닐 일이 없어서 한번도 못봤는데, 이번 설 연휴때 드디어 봤다!!! 뿌듯했다...

내가 살펴보니 노래방 기능도 있던데, 나중에 가족이랑 장거리 여행을 가게 되면 노래라도 부르면서 다녀야겠다... 그리고 아빠가 운전 하실때 엄마가 아빠 신경 건드리지 않도록 동방신기 뮤직비디오를 넣어 엄마가 지루하실때 그거나 보실 수 있게 해드려야겠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