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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19 한글을 영어로 번역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 4 by Dansoonie
  2. 2009.10.27 좀 고쳐졌으면 하는 우리나라의 문화... 4 by Dansoonie

평소에 한글을 영어로 번역하는 것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럴때 마다 어려움을 느낍니다. 글의 앞뒤 상황 문맥을 모르는 상태에서 번역을 하게 되면 직역할 수 밖에 없는데, 직역을 하려고 하다보면 빠져있는 내용이(주어, 목적어) 많음을 느낍니다. 왜 사람들은 글을 명확하게 쓰지 않을까 생각하고는 했습니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번역을 부탁받는 내용은 대부분 기술적인 내용을 정리하는 문서의 일부이거나 비즈니스를 위한 서신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기술적인 내용을 정리하는 문서나 비즈니스를 위한 서신의 내용은 분명히 내용이 명확하게 기록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는 글을 쓸때 굉장히 명확하게 모든 상황이 설명되는 글을 쓰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내용이 쓸데 없이 자세해서 읽기 불편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오히려 글을 간단하게 쓰면 잘 썼다고 칭찬을 받을 정도입니다.


어쨌든, 오늘 어떤 논문을 읽게 되었는데 High Context Culture라는 용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용어로 우리가 한글로 글을 쓸때 좀처럼 명확하게 쓰기 힘든 이유를 어느정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igh Context Culture는 이와 상반된 Low Context Culture라는 용어와 함께 사용되고 있고, 이 용어들은 1976년 Edward T. Hall이라는 인류학자가 Beyond Culture라는 책을 통해 처음 사용한 용어라고 합니다. High와 low라는 단어가 들어감에 따라 이 용어들이 문화의 우월함, 열등함을 나타내는 그런 용어라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런것은 아닙니다. 어떤 문화에서 일상적인 의사소통을 하는데 있어서 서로 주고 받는 말에 context, 즉 상황에서 알 수 있는 맥락이나 전후 사정이 많이 고려되는지 안되는지 정도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문화는 High Context Culture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있어서 그 상황의 맥락이나 전후 사정이 많이 고려되는 상태에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문화 입니다. 따라서 주어, 목적어가 많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이와 반대로 영국과 미국은 Low Context Culture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있어서 Context가 많이 고려되지 않는 그런 문화 입니다. 따라서 비교적 명확한 의사 소통을 하게 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일상 생활속에서 둘이 대화를 나눌때 무엇을 달라고 부탁할때 "그것 좀 줄래?" 라고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영어로 말할때는 특별히 화가 많이 나서 무엇인가 뺏어가는 상황이 아니면 "Give me that."이라고 말하지 않고 "Can you give me that?" 이라고 말하는것 같습니다. 두 언어로 모두 간단한 형태의 문장을 사용해서 의사 소통을 하지만 영어로 의사소통 할때는  "You"라는 정보가 추가적으로 들어가 있지 않습니까? 쉽게 말해서 이런 예 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의사소통을 하는데 있어서 빼놓고 언급하지 않는 말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성격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러겠죠...


"여기 너 말고 누가 또 있니?"


농담이고요... 어쨌든, 제 요지는 이런 간단한 경우에는 번역에 큰 지장이 없지만 상황이 복잡해지거나 문장이 사용된 전후 맥락을 쉽게 알 수 없는 상황속에서는 글을 영어로 번역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많은 번역을 도와주면서 어쩌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글을 그렇게 명확하게 쓰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 그 이유가 우리나라 초등 교육이 글 쓰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그것 보다는 그냥 문화적인 차이가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유명한 작가들의 글도 저는 사실 어렴풋이 읽어보면 도대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이해가 안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저는 유년시절과 대학생활을 미국에서 보내서 그런 High Context Culture에 익숙하지 않아 글의 전후 맥락을 보고 눈치껏 재빠르게 이해해야 하는 능력이 제게 부족해서 그런가 봅니다.


앞서 말했듯이 문화 자체가 High Context냐 Low Context냐를 두고 우월함이나 열등함을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한 문화에서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어떤 정보나 사실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글들은 Low Context Culture에서 글로 표현하듯이 조금 더 명확하게 써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특히 공학 분야에 몸담고 계신 분들은 명확한 의사 소통을 위해서 이 점을 염두하고 글을 명확하게 쓰는 훈련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Posted by Dansoonie
  우리나라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몇가지가 있습니다. 문화라는 것이, 사람들과 섞여 생활 하면서 몸과 정신에 흡수되어 이해하고 말고의 차원이 아닌 그냥 수용되어야 하는 것인데, 저는 어린 시절과 대학 시절을 외국에서 보내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나라 문화중에는 납득할 수 없는 몇가지 문화가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한턱 쏴~!!!" 의 문화입니다.
무슨 일이 생긴 사람에게 한턱 쏘게하는 것입니다. 물론 나쁜 일을 당한 사람에게 그런 소리를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좋은 일이 생긴 사람에게만 하는 소리도 아닙니다. 제 경험에 비춰볼때는, 저에게 생긴 일이 나쁘지 않은 어떤 일일 경우, 그러니까 좋은 일일때는 물론이고 별볼일 없는 일일 때에도 대개 주변에서 한턱 쏘라는 얘기를 어떻게든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건수만 찾아다니면서 그 말을 할 틈을 노리는 사람들만 제 주변에 깔려있다고나 할까요????

 우리나라 문화는 타 문화권 보다 나누고 서로 도와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치있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일이 생기면 그 기쁨을 나누는 것은 좋은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턱 쏴"의 문화에 대해서는 제목에서도 느끼실 수 있듯이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나눔의 덕을 남에게 강요하기 때문이지요...

 저 또한 욕심쟁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제가 가진것을 공유하고, 나누는 것을 중요하고 좋게 생각하여 그것을 통해 기쁨을 누리기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기가 가진것을 나눠주는 사람도 결국에는 자신의 뜻에 따라 그렇게 하게 되는 경우가 제일 좋겠지요.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누군가에게 좋은 일 나쁘지 않은 어떤 일이 생겼을때, 한턱 쏘고 안쏘고는 당사자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모두들 제 말이 맞다고 하겠지요, 그리고 "한턱 쏴"는 강요의 의도는 없고 그냥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한번 해볼 수 있는 소리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턱 쏴"라는 말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말을 들었을때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일단 누군가에게 그런 부담이 주어진다면 그냥 해보는 소리 치고는 너무 부작용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안그래도 좋은 일이 생겨서 친구들 밥 한번 사주려고 했는데, 저에게 생긴 좋은 일에 대해서 친구가 알게 된 후에 한턱 쏘라고 하면 갑자기 밥을 사주고 싶은 굴뚝 같았던 마음이 미미해지는 것은 저 뿐인가요??? 얻어먹으려고 하는 입장에 있으면서도 명령조로 한턱 쏘라고 까지 말하는 것은 정말 얄밉지 않습니까?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사람들에게 나쁘지 않은 어떤 일이 생길때 마다 한턱 쏘라고 하는 그런 문화는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 생겨도 사람에 따라 한턱 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꼭 얻어먹는 것이 우리의 지상 최대 목표는 아니니까요...

 때로는 좋은일 생긴 친구를 위해서 파티를 열어준다던지 축하의 선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아... 돈은 없는데 사람들이 자꾸 쏘라네요...
ㅜ.ㅜ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