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244건

  1. 2012.07.11 (우리집 애완견) 도리의 투병 이야기 10 by Dansoonie
  2. 2012.07.09 좋은 친구의 위로... 4 by Dansoonie
  3. 2012.06.28 선택과 행복에 관해서... 2 by Dansoonie
  4. 2012.06.26 여러분 책 많이 읽으세요... 그리고 블로그에 감상문을 올리세요... 4 by Dansoonie
  5. 2012.06.26 사람들이 나를 부르는 방법... 2 by Dansoonie
  6. 2012.06.05 Starting a movement!!! 혼자 잘 먹기... 6 by Dansoonie
  7. 2012.05.28 TEDxSeoul에 다녀오다... 4 by Dansoonie
  8. 2012.05.23 About relationships... 2 by Dansoonie
  9. 2012.05.22 I've grown another habit... 2 by Dansoonie
  10. 2012.05.21 기억과 삶에 대한 고찰... by Dansoonie

우리집 애완견 이름은 도리 입니다. 종은 시추이고 1998년 6월초생으로 지금 만 14살 입니다. 이 사진은 한달 전에 제가 대전에 있는 집에 내려갔을때 도리를 산책 시키며 찍은 사진입니다. 도리는 한달 전 까지만 해도 저렇게 건강했습니다.



그런데 저번주 수요일에 갑작스럽게 어머니께서 카카오톡으로 아래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갑자기 숨을 짧고 가쁘게 쉬어서 동물 병원에 급하게 데리고 갔더니 폐에 물이 찼다는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시켰다는 설명과 함께 받은 아마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 사진... 깜짝 놀라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는데 어머니께서도 충격을 받으셨는지 울먹이시면서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그때 비로소 상황이 실감났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러웠고 충격이 컸습니다... 애완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애완동물은 거의 가족과 다름 없습니다. 특히 개는 더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저에게도 그렇습니다. 특히 형제가 없는 저에게 도리는 아주 특별한 존재 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 침울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던 저를 본 부모님께서는 강아지를 사주시기로 했습니다. 동물가게에 가서 어떤 강아지를 살까 고민고민을 하다가 귀엽게 생긴 털복숭이 강아지 한마리가 어떤 치와와한테 뒷다리를 물린채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저는 불쌍한 털복숭이 강아지를 구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강아지를 구입할때 3만원 정도는 깎을 수 있다는 지인의 정보를 들은 어머니께서는 3만원을 깎으려고 시도를 하셨지만 제가 눈치 없게 3만원 정도는 제가 모아놓은 용돈으로 내겠다고 하는 바람에 동물가게에서 부른 가격에 강아지를 사왔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도리도리질을 연거푸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름을 도리라고 지어 줬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있는 저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안좋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말성을 부리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울상이었고 짜증만 냈었다고 부모님은 제게 말씀해 주십니다. 그런데 도리를 집에 데리고 온 후에는 집안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물론이고 어머니와 아버지도 도리를 통해서 새로운 삶의 즐거움이 생겼고 집은 더 화목해졌습니다. 가족의 분위기는 다른 분들께서도 달라졌다고 느낄 만큼 많이 바뀌면서 많은 분들이 도리를 복도리라고 불러주시기도 했습니다.


도리는 재롱을 피워 저와 가족에게 많은 추억을 남겨줬고, 저는 도리를 통해 어떤 생명체를 사랑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해준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제가 사랑을 해줄 수 있는 대상이 옆에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제게는 위안이 되었고 제 사랑을 받으며 하루하루 성장해 가는 도리의 모습을 보면서 또 하나의 살아갈 이유가 생기게 되었고 그런 감정들을 통해 제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리를 보면서 그런 감정들을 느끼는 것이 하나의 낙이었던것 같습니다. 온기가 있고 심장이 뛰는 하나의 생명체가 나를 믿고 의지한다는 느낌 자체가 정말 신비롭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때로는 도리와 단 둘이 있을때는 제 고민도 얘기하기도 하고 제가 집에 들어갈 때마다 반겨주는 도리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도리를 통해 위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도리는 가족이 되었고 형제가 없는 제게는 좀 많이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도리의 마지막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도리를 또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크게 낙담했지만, 그보다 더 마음 아팠던 것은 어머니께서 보내준 사진의 도리 모습이었습니다. 저 슬픔에 가득 찬 얼굴. 저 얼굴 표정은 고통받는 표정이라기 보다는 갑자기 자기 자신을 왜 좁은 우리 같은 곳에 가둬 놓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입니다. 폐에 물이 차서 숨이 짧고 가쁘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 산소방에 가둬 놓은 것이지만 개가 그것을 알리가 없죠. 저 표정은 우리 가족이 도리를 혼자 집에 두고 나갈때, 어디론가 장기 여행을 갈대 동물 병원에 맡기고 갈때 보던 그런 표정에 더 가까웠습니다. 건강하다면 모를까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버림받았다는 생각으로 동물 병원에서 저렇게 마지막을 혼자 상심한채 생을 마감하게 될까봐 마음이 제일 아팠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도리는 잘 버텼습니다...



입원 3일재 되는 날에 어머니께서 병원에 면회를 갔을때 도리의 모습입니다.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지만 어머니를 본 도리는 흥분을 하고 반갑게 어머니를 맞이해서 숨이 더욱 가빠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면회는 잠시였고 도리는 계속 병원에 홀로 남겨졌죠.


입원한 후로 하루에 꼭 한번씩 부모님께서 번갈아 가면서 동물 병원에 가서 면회를 했지만 입원 4일째는 친할머니 생신이 끼는 바람에 부모님께서 서울에 올라오셔서 아무도 면회를 못가습니다. 그리고 주말을 이용해 저는 부모님과 함께 대전에 가서 도리 입원 5일째 되는 날 부모님과 외할머니와 면회를 갔습니다.



하루 동안 가족을 아무도 못봐서 그런지 외면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삶을 포기한듯 자포자기한 상태로 보였습니다. 제가 갔는데도 아는척도 잘 못하고 기력이 없어 보여 위의 사진 정도로 밖에 몸을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 모습을 보면서 도리가 이번 주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 잘 버텨 주고 있습니다.


입원 6일째 되는 날. 어머니께서 아침에 면회를 다녀오시고 보내주신 도리 사진입니다.



다시 기력을 조금 되찾은 것 처럼 보인다고 어머니께서 문자를 보내주셔서 다시 안심을 조금 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가족들을 다시 본 후로 버림 받지는 않았다는 확신이 다시 들기 시작했나봅니다. 기력도 어느정도 다시 찾고 해서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이유를 진단하기 위해 정밀 검사를 더 진행했다고 합니다. 검사를 하면서 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오후에 아버지께서 면회를 가셨을때는 또 기력이 많이 없어 보인다고 하시더군요. 정밀 검사를 통해서 도리는 우심방이 많이 부어있고, 위에 종양도 있고, 기타 여러가지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리가 가족들을 보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도록 어머니 아버지께 자주 면회 가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병원에서 이틀 뒤에 퇴원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이제 병원에서 할게 없으니 집에 죽음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는 소리로 들려 또 한번 마음이 아팠습니다.


입원 7일째 되는 오늘...



여전히 기력은 없어 보이지만 다행히도 도리는 어머니께서 썰어서 가져간 수박을 보더니 벌떡 일어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먹어치웠다고 합니다. 물론 그리고는 바로 떠 저렇게 힘없이 쓰러졌다고 합니다. 이런 상태로 퇴원 시켜도 될까 의심되어 어머니께서 병원에 물어봤더니 아무래도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낫겠다고 병원에서 말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이제 1주일이 흘러갑니다. 이렇게 오래 버텨준 것도 대견하고 이제는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으면 더 버텨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밤에 어머니께서 갑자기 아래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며칠 더 입원해 있는 편이 낫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저 사진은 도리가 우리집 부엌이랑 거실의 경계 부분 바닥에 드러누운 모습입니다. 설마 설마하며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는데 어머니께서도 전화를 받자마자 쉽게 말을 잇지 못하시길래 마음의 준비를 조금 했습니다만 다행히도 아직은 숨은 붙어있다고 합니다. 집에 데리고 오는 동안 너무 흥분해서 숨이 매우 가빠졌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안정을 다시 되찾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사실은 집에 오자마자 우리집 서재에 도리가 즐겨 눕는 장소에다가 눕혀놓고 물도 그 근처에서 마실 수 있게 해주고 소변도 그 근처에서 해결할 수 있게 소변패드도 갖다놔줬는데 부모님이랑 할머니께서 저녁 식사를 하실때 도리가 힘겹게 걸어나와 우리가 저녁 식사를 할때면 매번 우리가 밥 다 먹고 남은 음식을 줄때까지 누워서 기다리던 곳에 나와 누워있는 것이라는 슬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렇게 힘들고 지쳐있는데 저러고 싶을 정도로 가족이 그리웠나보다 하는 생각이 아직도 눈물이 핑 돕니다... 어쩌면 도리는 얼마 전부터 자신의 생이 거의 다 되었음을 직감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 도리는 어릴때 부터 사람 옆에 다가가서 자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약 1년 전부터 제가 집에 갈때면 항상 제가 밤에 자고 있으면 옆에 와서 같이 자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와 조금이라도 시간을 보내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나 저는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6년 하는 바람에 도리를 많이 보지 못했고, 귀국 해서도 대전에서 직장을 갖았던 적도 없었기 때문에 기껏해봤자 한달에 한번정도 밖에 도리를 보지 못했으니까요.



숨이 많이 짧아지고 가빠졌는데 병원에서 사용하던 산소 공급기 없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이번주말이 고비가 될것 같은데 혹시라도 도리가 오래 버티지 못한다면 마지막이라도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에 저는 회사에 목,금 휴가를 내고 집에 내려가서 도리를 간호해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도리의 상태를 계속 업데이트 했는데 수의사들도 포기한 경우에도 집에서 사랑의 보살핌으로 완쾌된 애완동물의 사례도 많다면서 위로의 말을 건네주신 분들이 있어서 도리가 오히려 병원보다 집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면 더 빨리 회복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어머니께 도리의 폐에서 물이 조금이라도 잘 빠질 수 있도록 도리 곁에 물먹는 하마를 놔달라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건조한 공기로 숨을 쉬면 폐에 물이 조금이라도 잘 빠질까 싶어서요...



어머니께 부탁드렸더니 저렇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셨습니다. 지금 보니 옆구리는 초음파 검사를 했는지 털이 밀려있네요...


또 숨이 짧아 호흡이 곤란한 도리를 위해 산소도 구매해서 대전집으로 배송을 주문을 한 상태입니다. 




이거 3 묶음... 그러니까 15캔... 그거 다 쓰기 전에 다른건 몰라도 폐에서 물은 다 빠졌으면 좋겠네요...


지금 비가 오네요...

Posted by Dansoonie

저번주 목요일에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언제 부터 내렸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새벽에 집 바로 뒤에 흐르는 탄천은 범람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비는 오후 늦게까지 비는 내렸지만 빗줄기가 많이 가늘어진 덕분에 탄천에 물은 빠지고 해가 질 무렵에는 비가 그쳤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탄천에서 뛰었는데 다 뛰고 보니 하늘에 구름이 조금 거치고 비 때문에 맑아진 하늘 사이로 비친 별이 시원하게 보이길래 사진 한방 찍고 트윗을 올렸습니다.



탄천은 초토화 되었지만 언제부터 내렸는지 기억도 안나는 비는 그치고 공기는 맑아졌다... 평화로워진 하늘에 구름 사이로 별이 다 시원하게 보일 정도다...


그랬더니 요새 여러가지 일로 제가 힘들어 하는 것을 아는 친구가 이런 위로를 해줬습니다....

지금 니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짐들도 지나가고 나면 평화로운 하늘에 보이는 시원한 별처럼 널 웃게 만들꺼다. 언제 내린 비인지 기억도 안나는 것 처럼 언제 한 고민인지 떠올려 보며 한번 씨익 웃게될 그날을 위하여.


그냥 아무 근거도 없는 "괜찮아, 모든게 잘 될거야"라는 말보다는 훨씬 낫네요... 좋은 친구가 있어서 위로가 됩니다... 처자식 한국에 놔두고 멀리 일하러 간 친구가 해준 말이라 더 고맙고 미안합니다...


Posted by Dansoonie

배부른 소리를 좀 하자면, 요새 좀 제 자신의 삶이 전반적으로 불행하게 느껴집니다. 어떤 일들 때문에 그런지는 말하라면 말할 수 있겠지만 그 일들로 인해 정확히 무슨 이유로 불행한지는 저도 혼란스럽습니다. 생각이 안그래도 많은 편인데 머리가 단순해서 그 생각들을 정리하기 힘들군요...


몇번 블로그에도 썼던 말이고 친구들에게도 간혹 하기도 하는 말이지만 제 인생을 가장 괴롭게 하는 생각들 중에 하나가 "What if" 입니다. 자기 전에 잠시 누워서 짧게는 최근 1년 길게는 3년 5년 전에 생겼던 일들을 떠올리면서 "What if"라는 질문을 계속 떠올려봤습니다. 제가 하는 쓸데 없는 많은 생각들 중에 이 생각이 제일 쓸데 없어 보입니다. 자기가 했던 일을 뒤돌아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인생을 가다듬어 가고 있다면 좋은 습관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보다는 지금에 와서 보면 만족스럽지 않은 과거의 선택들에 대한 원망과 그 감정에 대한 집착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What if"라는 질문을 제게 수없이 던지면서 생각을 확장해 봤습니다... 매 순간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나의 선택에 따라 다른 선택을 했을 때를 가정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평행우주가 무한히 존재 한다면 행복한 '나'는 과연 존재 할까? 그리고 존재 한다면 행복한 '나'가 존재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만약 행복한 '나'가 있는 평행 우주가 하나라도 존재 한다면 지금 처럼 그동안 살면서 했던 선택들을 한 제 자신이 원망스러울 것이고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냥 행복이라는 것을 좇는것 자체가 무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아... 암울하죠???


하지만 또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살면서 행복했던 순간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지금 상태가 전반적으로 불행하게 느껴질 뿐이지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들도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에 새로운 결론에 다달았습니다...


아무리 제가 제 자신을 위한 최적의 선택만 했다고 제 행복을 망칠 수 있는 외부 요인이나 변수가 무수히 많기 때문에 절대적이고 지속적인 행복을 느끼는 '나'가 존재하는 평행 우주의 존재 확률은 0에 가까울 겁니다. 또, 행복을 느끼려면 상대적으로 불행한 일들도 겪어야 한다는 것... 그 불행했던 일을 통해 나중에 느끼는 행복은 더 극대화 될 수도 있지 않나요?


그동안에 내렸던 나의 선택들에 대해 너무 자책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어차피 절대적이고 지속적인 행복은 존재 하지 않으니까 항상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야겠습니다... 앞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많은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평생 보장되지 않을 행복 당장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먼 미래의 행복을 내다보고 기대하면서 선택을 내리고 나중에 행복하지 않았을때 그 선택을 한 제 자신을 자책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래봤자 제가 하루 아침에 변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는 것을 기록으로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Posted by Dansoonie

제 블로그가 그다지 많은 독자가 있는 블로그는 아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시로 블로그에 들어와서 새로운 댓글이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새로운 댓글이 등록 되어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오늘 아주 기분 좋은 댓글이 하나 달렸습니다...


최근에 인더풀이라는 책을 읽고 책에 대한 감상문(2012/06/19 - [Book] 인더풀 (In the Pool))을 블로그에 올렸었는데 그 글에 반디엔루니스에서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댓글의 내용은 반디엔루니스에서 다음 View와 제휴를 해서 매주 다음 View에 노출되는 블로그 중에 좋은 글을 <반디 & View 어워드>로 선정하여 블로거에게 반디엔루니스 적립금을 지급하는데 제가 올린 책 감상문이 이번주에 선정 되었다는 것입니다. 반디엔루니스 아이디와 다음 View 발행 닉네임을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알려주면 적립금을 지급해 주시겠답니다. 


매주 <반디 & View 어워드> 선정된 블로그 포스트는 반디엔루니스 책과 사람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또 다음 파트너 view 베스트 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페이지에 방문해본 결과 매주 1명에게 5만원을, 10명에게 5천원을 지급해주는것 같은데, 저는 11명 중에 마지막으로 턱걸이로 뽑힌듯 하여 목록 제일 아래에 뜨더군요... 어쨌든, 


5천원 겟!!!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영광스러운 날이 올줄은 몰랐네요... 나름 뿌듯하면서도 좀 창피하기도 하지만 뿌듯한 마음이 더 크고, 애초에 제가 올린 글이 창피해서 제 생각을 사람들과 나누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싫었다면 블로깅도 하지 않았겠죠. 그래서 일단은 자랑해 봅니다...


그리고 역사적인 순간을 화면 캡쳐로 길이길이 남겨놓기로 했습니다...


먼저 반디엔루니스 책과 사람 페이지 화면...


그리고 다음 파트너 view 베스트 페이지 화면


여러분도 책 많이 읽고 블로그에 감상문을 올리시면 저와 같은 행운이 올지도 모릅니다... 지금 바로 책 읽고 도전하세요!!!

Posted by Dansoonie

누군가 자기 자신을 찾고 이름을 불러 준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인것 같습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안그런 경우도 있겠지만요...


그래서 요새 그냥 문득 김춘수의 꽃이 머리속에 맴돌면서 누군가 나를 찾는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행복해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저를 부를때 뭐라고 부르는지 호칭들을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윤수, 윤수씨, 이윤수님, 이선임, 이윤수 선임, 선임님, 윤수리, 단순이, 댄순이, 윤대리... 

야, 형, 윤수형...

또 있나? 제 지인들은 댓글을 달아주세요!!!


그리고 요새 행여나 꼬맹이 들이랑 말이라도 섞게 된다면 듣게 되는 "아저씨"...

분명 애들이 저를 "아저씨"라고 부를때는 원빈을 염두해 두고 부르지는 않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면 좀 씁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제 뭐 그런 소리 들을 때도 됐죠...


어쨌든, 하지만 제일 듣기 좋은 말은...

오빠


우리 오빠라는 말을 듣는 그날에는 만렙찍는 기분일것 같네요...

하지만 연상 연하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 함정...

Posted by Dansoonie

며칠 전에 트친중에 혼자 용기내어 쌀국수를 드시러 가시겠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저는 이미 몇번 해본터라 "been there, done that"이라고 리플라이를 날려드리며 용기를 북돋아드렸습니다. 오늘 퇴근하는 길에 마침 집 앞에 있는 삼겹살 집을 지나가다가 향긋한 삼겹살 냄새를 맡으며 트위터에 삼겹살이 먹고 싶다고 올렸더니 며칠전에 쌀국수를 혼자 드셨던  트친께서 "역시 혼자 삼겹살은 아직..." 이냐며 제게 멘션을 보내셨습니다...


순간 오기가 생겼습니다. 마침 지루하고 따분해진 인생, 시트콤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은 인생으로 살고 싶었던 터라 How I met your motherBarney Stinson을 떠올렸습니다... Barney는 분명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반응 했을 것입니다.



혼자 밥을 먹으러 간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닙니다. 혼자 밥을 - 더군다나 삼겹살 같은 음식을 - 먹으면 왕따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혼자 삼겹살 먹는다고 한 순간에 왕따가 됩니까? 이미 왕따였다면 할 수 없지만요... 다 잘먹고 잘 살자고 열심히 일하고 사는건데 왜 먹고 싶은 것을 혼자 먹는데 큰 용기가 필요해야만 할까요? 아! 이 불편한 진실...


어쨌든, 저는 트친님께서 저에게 제안(?)한 도전을 받아들임으로써 어제 올린 포스트(2012/06/04 - [TED Talk] How to start a movement...by Derek Sivers)의 말대로 하나의 변화의 물결(movement)을 만들어 내고자 합니다. 혼자 밥먹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더이상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하는 변화의 물결을 시작합니다.


물론 이런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어제 올린 글에서 처럼 배짱이 필요합니다. 또 도전 과제를 수행하려면 삼겹살이 무지 땡기는 그런 날이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언제 이 도전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실 분이 계시다면 제가 도전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얼마든지 이 변화에 동참해 주세요... 패스트 푸드나 샌드위치, 혹은 국밥같은 메뉴는 혼자 자주 먹기는 하지만 혼자 먹는 것을 상상하기 힘든 메뉴를 혼자 드실 분은 망설임 없이 도전해 주세요~ 그리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시고 트랙백을 남겨주세요...


I will be the lone nut, but you can be the follower and I will treat you well.


P.S. 경기도 분당에 거주하시는 분은 저와 같이 삼겹살을 먹으러 가주셔도 됩니다. 하지만 각자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드셔야 합니다. 식사 후에는 제가 후한 후식 대접을 해드리겠습니다... 콜드스톤 아이스크림이 좋을것 같네요...


Posted by Dansoonie

평소에 TED talk들을 YouTube나 Podcast로 즐겨 보는데 TEDxSeoul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가 신청을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참가 신청서 양식에는 개인을 잘 나타내는 단어 4개를 고르시오. 자신의 분야에서 남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일이 있는지 또 그일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해 주시오, TED에서 사람들에게 말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말들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해 보시오와 같은 단답형 질문이 아닌 내가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얼만큼 노력하면서 사는가에 대해 물어보는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그런 질문들이었습니다. 참가 신청 마감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서 차근차근 생각해 보고 성심성의껏 대답하고 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회사에서 해외 출장 일정이 갑자기 생기고 그 일 때문에 한동안 바빠서 결국  심오한 질문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시간도 없이 참가 신청 접수 기한이 훌쩍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신청인원이 미달 되었는지 추가 신청을 받는다기에 재빨리 어떻게든 신청서를 작성하려고 했는데 그 질문들에 대한 답변 여부가 optional로 바뀌는 바람에(원래 optional 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답변 안하고 신청했는데 운좋게 참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서대문역 8번출구에 있는 서대문 아트홀에 가서 TEDxSeoul을 참관하고 왔습니다. 세 세션에 걸쳐 15번의 talk가 이루어졌고 참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모르고 있던 분야에 대해서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이번 TEDxSeoul의 주제는 장(場) 이었습니다. 어떤 분야를 하나의 마당으로 봤을때 그 마당에서 어떤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해줄 수 있는지 사람들이 그 활동에 얼마나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할 수 있는지가 큰 주제였습니다.


1. 첫 연사는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와 개코였습니다. 자신들의 음악세계가 어떻게 변해왔으며 그 과정을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는지를 말해줬습니다. 힙합정신으로 무장해서 사회 비판적인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기만 하다가 어려움을 겪고 군대를 다녀오고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짐에 따라 긍정적으로 변하고 삶의 여유를 찾게 되었다고 고백한 그들은 자신들의 강연이 부족했으리라 말하면서 자신들이 자신있는 노래 부르기를 통해 부족했던 강연을 들어준 청중들에게 보답하겠다면서 노래도 한곡 불러주고 갔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노래라 잘 호응을 못해줬지만 일단 호응을 해주고 싶어도 new iPad로 촬영중이었기 때문에 뛸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한번 예전에 iPad2를 떨어뜨려 박살낸 기억이 있어서 차마 그 위기를 감수하고 펄쩍펄쩍 뛸 수 없었습니다...


2. 두번째 연사는 황두진 건축가였습니다. 이 분은 세계화(Globalization)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세계화는 하루아침에 되지 않고 자신의 사회에 이바지함으로써 그 첫걸음을 떼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자신이 건축사무소를 차리고 지역사회에 시작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전국으로 진출하고 또 세계로 진출하게 된 과정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세계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먼저 타국의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며 우리의 것을 그들과 나누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와 그들의 차이를 좁혀 나가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 진정한 세계화라고 생각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3. 세번째 연사는 CLO Virtual Fashion의 오승우 CEO CFO 였습니다. 가장 인상깊게 들은 강연중에 하나였습니다. 대학원에서 연구한 옷의 3D 렌더링 기술을 바탕으로 차린 회사를 운영하면서 겪은 일들, 그리고 꿈꾸는 비전을 공유하셨습니다. 마치 실사와 같이 렌더링된 옷을 보여주면서 이것이 자신들이 가진 기술이라고 하면서 옷은 어떤 도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형태로 제작된다고 보여주시면서 각 부위에 해당하는 도면을 실시간으로 편집하면서 최종 결과물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여주는 툴을 개발한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것이 패션계에서 큰 인기를 끌것이라고 확신했었다는데 패션계에서는 예전의 프로세스에 너무 익숙해져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툴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이 있어서 새로운 시장을 찾게 되었다는데 그 시장은 디지털 케릭터를 디자인하는 사람들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업 모델을 바꾸어 툴을 그 목적에 맞게 개선해서 오픈을 했는데 툴이 크랙되었다는 웃지 못할 사연을 들려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통해서 미국의 대형 CG 스튜디오들과 게임 회사들에서 연락이 오고 더 큰 기회들이 찾아오고 있음을 말해주었습니다. 오승우 대표의 꿈은 현실 세계의 옷과 가상 세계의 옷이 하나가 되어 옷을 구입하면 그 옷을 가상세계의 케릭터에 입히고 유통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오승우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제가 예전에 회사에서 같이 일하다가 다른 대기업으로 직장을 옮기신 분께서 이런 비슷한 일을 기획해서 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벌써 몇번 시작했다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는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입장에서 오승우 대표께서 하신 일들을 대충 머리 속으로 그렸고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었는데 결국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은 이 사업 모델이 씨알도 먹히지 않는 패션계 쪽으로만 파고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기술을 개발하는데도 매우 인색하지만 그 기술을 사업화 하는데 있어서도 그 잠재력이나 사업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또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일에 인색할 수 밖에. 저는 오승우 대표의 이야기에 기립박수를 쳐주고 싶었는데 기립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혼자라도 기립해서 박수 쳐줄걸 이라는 생각이 이제서야 듭니다...


4. 네번째 연사는 문화로 놀이짱 안연정 CEO 였습니다. 이 분은 소비를 공유의 개념으로 바라보고 사람들이 창의적인 일을 하기 위한 공구들을 공유하는 시스템도 만들고 무심코 낭비되는 자원들을 어떻게 하면 재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여 그 방법을 고안하여 홍대 근처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5. 다섯번째 연사는 붕가붕가 레코드의 고건혁 대표였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음반 사업에 대해서 예전에 TEDxSeoul에서 말씀하신 것을 영상으로 봤는데 이번에는 그것을 넘어서 어떻게 하면 인디 음악을 문화 산업으로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을 하신 것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관광상품과 결함한 형태의 공연문화에 대한 개념을 설명해 주셨고, 그것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또 그 결과는 어떤지 말씀해 주셨고 현재 대형 기획사들에서 키운 아이돌 위주로 돌아가는 공중파 방송 때문에 우리가 문화적 다양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인디 음악을 홍보하는 매체가 되기로 했다면서 인디 음악에 대해 관심을 더 많이 갖아달라고 호소하셨습니다.


6. 여섯번째 연사는 Oliver Griem 이라는 독일 media artist였습니다. 독일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말로 우리나라의 도시 문화를 보면서 느낀 생각들을 말해주어서 많은 사람들이 놀랐습니다. 이 분은 우리나라 특히 서울을 90년대 부터 유심히 지켜봐왔다고 합니다.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서양 문물을 동경하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서울의 고유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 한탄하였습니다. 또 그 모습을 잃어가는 재개발 과정에서 주거권을 잃거나 상권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 대한 나라의 처사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했습니다.


7. 일곱번째 연사는 Ablar Company 신정규 CSO 였습니다. 알고보니 이분은 Tatter Tools를 만드신 분이셨고, 현재 TextCube와 여러가지 open source 활동을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Open Source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이 전부가 아니라며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었고, Open Source가 선의의 자기 조직화라고 표현하면서 지식을 공유하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고 그런 활동들을 통해서 인간이 선하다는 것을 알게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꼭 소프트웨어의 소스를 오픈해서 공유하는것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관점에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소중한 일이고 중요한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8. 여덟번째 연사는 Enswers 라는 회사의 이재형 CTO 였습니다. Enswers라는 회사는 이미지 검색엔진 서비스를 하는 회사라고 설명을 해주셨는데, 그런 기술적인 이야기 보다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준비 하셨다고 하면서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인간이 에너지를 통해서 얼마나 자유로워졌는지 설명하면서 에너지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그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지금 지구 온난화와 같은 문제, 그리고 그로 인해 자연 재해가 많이 일어나는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재생 가능한 에너지도 지금으로써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에 대한 꿈을 설명했습니다. 엔트로피와 열역학을 언급하면서 공돌이인 저도 잘 이해가 안가는 말씀을 하시는 바람에 청중이 한순간 멍때리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결론은 Victor Schauberger가 고안한 발전 방법(refer to tornado generator)에 한발 다가서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하는것 같았습니다. 역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진짜 잘하는 사람들은 물리쪽에도 능통한 것 같습니다...


9. 아홉번째 연사는 이재준 디자이너였습니다. 이분은 우리의 생활속에서 가장 기초가 되고 중요한 의식주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주거라고 했습니다. 옷은 덜 예쁘고 싼 옷을 입으면 되고 밥은 조금만 먹어도 되지만 살 공간이 없으면 그것만큼 인생을 비참하게 하는것 없다면서 주거가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 내집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고 그것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건설사와 은행들 그리고 자본가들로 인해 투기가 만연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의 주택 보급율은 98%를 넘고 전국 주택 보급율은 101%가 넘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에는 빈집이 50만호가 넘고 전국적으로는 80만호가 넘는다는 충격적이고도 불편한 진실. 이런 상황에서도 거리로 내몰리는 노숙자들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취나 하숙집을 찾기 어려운 대학생들이 많은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런 문제 대한 해답이 될만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4시간 이상 앉아있다보니 집중력이 떨어져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이분께서 진행하고 계신 새동네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힘드네요.


10. 열뻔째 연사는 자칭 Science Oriented Engineer 김주환 박사였습니다. 박사님은 고등학교때 어떤 공식을 통해서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그런 문제들만 접하다가 대학교에 가서 토목공학을 공부하면서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토목공학에서 구조물이 지진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을 하면서 그 과정은 어떤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에 맞는 실험 결과를 얻는지를 보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대학원에서는 수학을 공부하셨고 결국에는 우주과학을 하게 되셨는데 목성의 자기장을 연구하면서 똑같은 과정을 통해 연구를 하셨다고 합니다. 나중에 컨설팅 업계에 뛰어들어 문과를 공부한 사람들과 20년 만에 처음으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마케팅 기법을 살펴보니 그것 또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반복적인 작업을 하더랍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어떤 공식을 통해서 해답을 찾기 보다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인생의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면서 시도와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는 금쪽같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11. 열한번째 연사는 TEDxSeoul Organizer인 곽인호님이셨습니다. 자기 소개를 시작으로 TEDxSeoul을 기획하게 된 사연, 그리고 TEDxSeoul을 통해서 우리들이 변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TEDxSeoul의 목적은 Inspire, Share, 그리고 Change라고 했는데, inspire 와 share는 오늘과 같은 행사를 통해서 사람들이 만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나중에 영상으로 강연을 보는 것으로 가능하지만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가 이런 일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가 변하고 나아가 사회를 변화 시켜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12. 열두번째 연사는 또 다른 독일 출신의 Visual Artist Nils Clauss였습니다. 이 사람 역시 서울이라는 도시의 매력에 빠져 우리나라에 머무르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모습을 보면서 건물의 벽이나 담장들에 그려진 자연의 모습들을 종종 보면서 사람들이 자연을 그리워 하고 있는것 같다면서 자신도 시골인 독일의 고향을 가고서야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 분은 Visual Artist로 서울이 겪고 있는 문제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들을 사진으로 찍고 뮤직비디오로 나타내기도 한다면서 부분부분을 보여줬는데 제가 보기에는 서울이 점점 자연을 파괴하면서 개발되는 모습을 통해서 사람들의 감정이 삭막해지고 얼마나 무자비하게 변하는지 보여주면서 모두들 자신의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깨우쳐주려고 하는것 같았습니다.


13. 열세번째 연사는 이종범 웹툰 작가였습니다. 이 분은 어릴때 부터 만화가의 꿈을 가지고 컸는데 막상 만화가가 되려고 보니 시대가 전통적인 만화책에서 인터넷이라는 매체로 만화가 옮겨가고 있어서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를 하면서 웹툰이 만화 창작에 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새로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테크닉들,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더 풍부한 감성이 전달될 수 있고 독자는 몰입할 수 있는 그런 환경으로 바뀐 만화의 세계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14. 마지막 연사는 제네럴닥터였습니다. 의사의 신분으로 다른 의사들과는 다르게 인간미가 넘치는 진료법을 연구하고 그 방법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 두분이 강연해 주셨습니다. 세상에 병원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생각으로 사람의 건강을 지켜주는 의사의 입장에서 그런 안타까움 때문에 더욱 인간미 넘치는 진료법을 생각해내고 확장하려고 하신다는 의사 두분. 병원을 꼭 아파서 오는 곳이 아니라 감성의 교류의 장소로 변모시키고 더 나아가 사람들이 건강할때 건강을 더 잘 챙기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살아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따라서 병원을 카페처럼 꾸미고 누구든지 언제나 방문할 수 있게 하여 주 수입원이 진료가 아닌 커피와 빙수 판매라고 합니다. 이분들은 주치의라는 개념과 비슷한 "안녕하세요"라는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을 만드셨는데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의사 한명을 배정하여 사람들이 의사와 인간적인 관계도 유지하면서 바쁜 현대인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전화로 건강에 대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입니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특정 분야의 전문의가 아닌 나 자신에 대한 전문의라는 개념으로 사람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중간에 빼먹은 연사가 있네요... 몇번째인지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9번째에서 11번째 사이인것 같은데 서대문 아트홀 극장주이자 허리우드 극장 대표인 은주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요즘에 멀티플렉스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을 잃어버린 노인들을 상대로 문화 사업을 펼치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이 분의 말씀에 의하면 노인들은 옛날에 영화를 보려면 하루종일 줄을 서야 했고 운이 좋아야만 영화 표를 구해서 영화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가 그들에게 주는 가치는 요즘 세대들 보다 더 귀중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멀티플렉스라는 요즘의 극장 형태는 노인들이 가기에는 복잡한 구조이며 젊은이들의 애정행각 때문에 노인들이 멀티플렉스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꺼려하신다고 합니다. 노인들이 그동안 우리 세대를 위해 전쟁에 나가서 싸우고 외화를 벌기 위해 중동에 가는 등 많은 것을 해주었지만, 바쁘게 살아온 그들이 이제와서 여유를 즐길 수 있을때 우리는 그들을 소외해왔다는 것이 김은주 대표님의 주장입니다. 따라서 김은주 대표님은 단관 극장을 운영하시면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를 상영하신다고 합니다. 이런 문화사업을 통해서 옛 향수를 되새기며 알츠하이머가 호전되는 노인분들도 계시고 문화생활을 통해서 삶의 재미를 다시 찾게 된 경우가 많다면서 이 사업의 소중함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1시를 조금 넘어 시작해서 7시반에 행사가 끝났습니다. 많은 유익한 이야기들을 듣기도 했지만 회사에서 다녀온 여행의 여파 때문인지 집중력이 떨어져서 아쉬웠습니다. 게다가 이번 행사를 통해서 제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정리를 해서 제 스스로 이해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함을 깨달았습니다. 강연을 들으면서 그 강연을 열심히 노트에 정리를 해보려고 해도 무엇이 중요한지 잘 모르겠고 정리를 하다보면 중요한 사실들을 하나씩 꼭 놓치는것 같은 그런 느낌... TEDxSeoul 해시태그 달린 트윗들 보면 다들 연사들의 강연 내용을 잘 정리해주고 자신의 느낌도 140자로 정리를 잘 해주시던데 저는 그러지 못하겠더라고요... 왜 저는 어렸을때 글쓰기와 책 읽기를 소홀이 했을까요? 저도 제 생각을 조리있게 설득력있게 풀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동안 제가 나름 생각을 많이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연사들을 보니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일을 통해서 남들에게 어떤 유익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자리에 서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오늘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해서 불만족스러웠던 부분들도 있었지만 이 행사를 준비하시는 모든 Staff들이 본업을 가진채 시간을 쪼개어 열심히 준비해준 덕택에 그나마 이런 행사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고마움이 더 앞서네요. 이번에는 쓸쓸하게 홀로 다녀오고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제가 원래 낯을 좀 가려요) 다음부터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처럼 추상적인 생각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 노력해야겠습니다...

Posted by Dansoonie

About relationships...

My Life/일상 : 2012. 5. 23. 01:15

Once again, I went to Starbucks again in my attempt to use my time more productively. Unfortunately, I forgot to bring my earphones that I could shove into my ears to keep me away from distraction. Could have gone back home for my earphones as the Starbucks I usually go to is right in front of my place. However, I just thought I could give it a try spending my time without my earphones. Besides, I have this sucky earphone that came with the Galaxy Player.


Anyway, I failed. Although my sucky pair of earphones are also kernel type earphones, the surrounding noise seem to have no problem penetrating the rubber stuffed in my ear. So I was able to listen to a group of women about my age having a chat about their relationships (with men).


Since I was reading something I wasn't able to pay full attention to all of their conversation (and it's also rude to secretly overhear others talk) but I heard a great deal of disappointment they have about their significant other or maybe just boy friend because they all each said something like "if I were to marry him" at some point in their conversation.


Honestly, I hardly know about women and I suck at understanding them. If i had a relationship with someone if I really cared about, eventually I'll try to do anything for her including trying to listen and adjust to her. I know it won't be easy after all because I'll probably never understand them, but at least I'll try. All they would have to do is just tell me what's wrong and I'll tell her why I did such a thing that made her upset.


My point here is that when there is something unsatisfying about your relationship you should talk it through with the person you are having a relationship with. If you are in a healthy relationship either one of you or both will be adjusting to the person you really care about. Talking about the person you care about on his or her back will probably lead to something ugly. Sometimes you may get frustrated because your partner may not adjust to you as you have expected and all the talking the problem through together may not seem to be working. But that is when you have to step aside and try to adjust to the person you care about. If you really care.


On my recent attempt to pursue a relationship didn't work out quite well, but I've learned that fondness does not result from the similarities you have with another. It's the fondness you have towards another that makes you want to adjust to that person. If you have become fond of someone you should be able to adjust to that person. Probably not always, but isn't that how love is supposed to work? If you can't you might as well break up. But please don't use the word break up to threaten the person you care about to adjust to you. Just say it when you really mean to do so.


People say that I am looking for an ideal relationship and that is because I never had a serious relationship before (I'm just really careful about picking the right woman). People say that relationship between men and women just don't work out the way I say it should. But I'm ready to make it work. I just need to find the right woman... Let's see if I change my mind later...

Posted by Dansoonie

I have grown a new habit during the past few days. This may sound really gay for my Korean friends, but I have started to come to Starbucks to get things done like studying new technology and do some reading. Because Starbucks in Korea is always crowded and noisy it seemed to be a stupid idea, but I found Starbucks to be a perfect place to get things done over the weekend when my parents and grandma visited. As a matter of fact, I'm at Starbucks right now...


My place isn't that small for myself, but it could get really overcrowded with 3 more people plus our pet Dori. My mom would watch drama from my now not-so-beautiful 40 inch LED TV. But since my parents own a TV from a decade ago, they seem to be very impressed with my TV set. Anyway, for that reason, my mom will watch a drama most of the time she stays. Dad will do his usual Chinese studies, and grandma will do whatever she feels like. In this environment, I can hardly do anything. But usually I stay home and try to be with my parents and play with my pet dog. However, I have a presentation to give to my colleagues this week, so I needed to get some work done. So I escaped and started to come to Starbucks.


Yes, Starbucks is overly crowded and noisy during the daytime and early evening, but something has changed. Since last winter I own a new pair of kernel type earphones which can be shoved deep inside my ears preventing most of the noise reaching my eardrum. And if I start listening to Mozart, the noise has almost no affect on me. I can still hear some noise, but its just random noise that I will never be able to interpret. Almost like random white noise. So, the noise problem has been solved.


And there's more to doing things at Starbucks. Since you are at a public place there are a lot of eyes on you. I doubt anybody will pay attention to me, but still... There are some people studying or doing work like me and those people can be motivating. Also, with all the other people who are enjoying their time around me makes me feel that I'm using my time more wisely.Thus making me proud. Silly but true story. So I cannot slack off.


I now seem to understand why some people like to spend their time in a cafe. I've been in Starbucks like about total of 6 hours since the weekend, and I've been really productive. There are only a couple downsides to this habit. One is that I have to buy a drink. Maybe I don't have to, but I feel more comfortable. And doing this alone makes it really hard to have bathroom breaks. Not that I've stayed in Starbucks that long up until now, but someday I will be worrying that my laptop would get stolen while I have a bathroom break. Anyway, if I can spend my time efficiently, a cup of iced tazo chai tea latte every night might be worth it...


And one more thing... which might sound super GAY...

I need company to drink frappuccino with. 






Posted by Dansoonie

할머니께서는 당뇨를 앓고 계시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치매는 아니라지만 치매 증상을 보이시고 계십니다. 따라서 할머니께서는 자기 몸을 돌보실 수 없는 상태이며 24시간나 돌봐드릴 사람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인 요양원에 모시고 있습니다.


오늘 오랜만에 부모님께서 올라오셔서 부모님과 함께 할머니를 뵈러 요양원에 갔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본인이 왜 요양원에 와 계신지도 잘 기억 못하시고, 그곳이 요양원인지도 잘 모르시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께서 건강하실때 마지막으로 뵈었던 때도 미국으로 유학가기 전에 대학생 때 였음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한 기억은 애기때의 기억밖에 없으셔서 언제 이렇게 컸냐고 그러십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가면 저를 알아보시는 것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찡합니다.


1시간동안의 짧은 면회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와 같이 말씀을 나누다 보면 본인이 하신 말씀도 10분 정도만 지나면 잊어버리시고 똑같은 질문만 계속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억이라는 것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어차피 나도 이렇게 늙어서 기억을 잃게 된다면 현재의 삶에 대한 기억이 중요할까? 그런 측면에서 좋은 기억, 즉 추억을 만들려고 하는 내 자신의 노력은 헛된 것일까? 도대체 기억이 우리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크게 이런 질문들을 제 스스로에게 던져봤습니다.


기억이라는 것은 인간 더 나아가 인류에게 두가지 측면에서 바라보고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기억을 자기가 겪었던 일이나 보고 들은 것을 Fact로 받아들이고 이 정보를 나중에 다시 머리 속에서 되살릴 수 있는 능력으로 바라봤을때 기억은 인간이 문명을 이룩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그런 요소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기억을 통해 지식은 계속 축적 되었고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문명은 계속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오랜 역사를 바라볼때 문명이 훨씬 발달하기 이전에도 사람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기준으로 보면 그 당시의 삶은 지금 보다 좀 불편 했을지 몰라도 우리가 10년 전에 그냥 그런대로 그때의 삶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살았듯이 그 당시의 사람들도 그러지 않았을까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사람의 기억을 통해서 문명은 발전 했고 문명의 발전을 통해 사람들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편하게 살게 되었지만 기억이 문명 발전의 중대 요소였다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기억을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여 나중에 머리 속에 정보를 되살리는 것에 그치지는 않습니다. 기억이라는 것이 머리속에 어떤 정보를 저장해 뒀다가 나중에 다시 끄집어낼 수 있는 그런 능력에만 그쳤다면 우리는 Star Trek에 나오는 Vulcan족 처럼 참으로 무미 건조한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사람의 기억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인해 문명은 발전 했겠지만 그 문명은 무미건조한 과학적 문명의 발전에 그쳤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기억을 하는 능력도 있지만 그 기억에 자신이 가진 감성을 그 기억에 부여합니다. 이 말은 위에서 말한 기억이라는 것을 바라보는 측면에서의 기억이라는 것이 전제가 되기는 하겠지만 사람이 기억에 감성을 부여하게 됨에 따라 그 기억은 전혀 새로운 기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기억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기억에 감성을 부여하는 능력은 사람의 문명을 더 풍요롭게 해줬습니다. 기억에 감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자신이 좋았던 것 싫었던 것이 결정 되고, 그 사람의 취향이 결정됩니다. 이런 각자의 감성이 부여된 기억을 사람들은 서로 공유하게 되고 서로의 기억속에 남은 상대방의 기억은 또 다시 각자의 감성에 의해 다른 발전된 형태의 감성이 형성 됩니다. 이렇게 우리는 감성이 부여된 기억을 공유하게 됨에 따라 우리의 자아가 형성 되고, 사회적인 존재로 발전해 갑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우리의 감성은 계속 풍부해지고 따라서 우리는 예술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예술의 주된 주제가 되기도 하는 사랑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봅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억에 좋은 감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되면 그것은 우리의 머리속에 오래 남아  그 기억을 통해 느꼈던 감성을 되살릴 수 있게 되고, 때로는 간접적으로 경험한 좋은 것들 까지도 기억의 형태로 머리속에 담아두어 우리가 느껴보지 못했던 감성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는 것. 이런 능력을 통해 우리는 희망이라는 것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전에 느꼈던 감정을 기억을 통해 되살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큰 축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불행일 수 있기도 하죠. 하지만 그것은 삶의 자세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Up이라는 Disney Pixar의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보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보고 참 슬픈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 할아버지는 유년시절에 만난 단짝 친구와 성장하면서 같이 미래에 대한 꿈도 꾸고 결혼해서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갑니다. 그런 식으로 분명 할아버지의 기억속에는 할머니에 대한 좋은 기억(추억)들이 생생하게 남겨졌겠죠. 하지만 할머니는 할아버지보다 먼저 병들어 죽고 결국 둘이 같이 꿈꾸던 꿈은 이루지 못합니다. 분명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같이 꾸던 꿈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그동안 같이 꿈을 이루리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던 희망이 한순간에 사라졌을 것이고, 같이 보낸 좋은 추억들을 머리 속으로는 되살릴 수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그와 비교가 될만한 것은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할아버지에게 얼마나 큰 좌절감을 줬을까요? 실제로 애니메이션에서도 할아버지는 그것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하지만 결국 둘이 꾸던 꿈을 혼자 이루고자 하면서 그 꿈을 막상 이루고 나니 기대 했던 것과  달랐고, 목숨이 오가는 그런 경험을 하면서 그 좌절감을 극복 하기는 하지만, 제가 할아버지의 입장이 된다면 참 많이 힘들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기억들을 통해서 고통받게 된다면  우리 할머니 처럼 기억력이 나빠지는 편이 오히려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옛날에 좋은 기억들은 할머니께서는 여전히 잘 기억하고 계신다는 것이 오늘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의 요지를 정리해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좋았던 기억들을 기억하시는 할머니를 보면서 내가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추억을 같이 만들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기억이 오락가락하시는 할머니를 보면서 잠시 지금 좋은 추억들을 만드는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라는 생각을 해본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이가 나이인 만큼, 그리고 외로운 만큼 제가 요새 고민하는 것이 연애다 보니 어떤 여자를 만나느냐에 대한 고민에 제 생각을 투영해 본다면, 그냥 아무나 괜찮은 사람이랑 결혼해서 그저그런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더 좋을지, 아니면 오래 걸리더라도 정말 좋아해서 평생 살면 같이 행복할것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지에 대한 고민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역시 좋은 추억은 나중에 Up에서 나온 할아버지 처럼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도 하지만은 살아가는 인생의 긴 여정에서는 그만큼 값진 것은 없을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말했지만 좋은 추억들 때문에 가슴아프게 사는가 마는가에 대한 문제는 그 시점이 왔을때의 마음자세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늙어서 추억하면서 슬퍼할 일 없는것도 참 슬픈 일인것 같기도 하고...


쓰다보니 또 제 의사가 잘 전달이 안될것 같지만... 

Star Trek에서도 그렇게도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기만한 Vulcan족 외교관이 인간과 결혼해서 Spock을 낳게 된 것도 모두 인간들만이 가지고 있는 이런 감성적인 매력 때문이었을 겁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