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했던대로 오늘은 영화 아바타를 보고 3D (3차원) 영상기술에 대해서 들었던 생각에 대해서 잠시 써보겠습니다.

3차원 영상기술이 새로 나온 기술은 아니죠. 오래 전부터 존재 했지만 제작비가 비싸서 그랬는지, 배급및 극장 시설 교체에 어려움이 있어서 그랬는지 많이 존재 하지는 않았습니다. 예전에 디스플레이 업계에 몸담고 있었던 적이 있어서 3차원 영상 기술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었는데, 미국에서는 이미 2006년쯤 부터 3D 영화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고, 상영관도 많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전업계에서도 3D 기기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시작했고, 조만간 대중앞에 시판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에 컴퓨터용으로 3D 게임을 안경을 끼고 3차원으로 볼 수 있는 기기와 유사한 기술들은 많았는데, 이제 TV와 같이 가전제품으로 우리 생활 깊숙히 파고들 듯 합니다.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요근래에 개발되고 있는 3D TV나 3D 영화 상영관에서 관람할 수 있는 3D는 옛날에(80~90년대)에 보던 3D와는 차이가 좀 있습니다. 안경을 끼고 보느냐, 안끼고 보느냐, 끼는 안경은 passive 방식이냐, active 방식이냐의 차이가 아니라, 실제로 보이는 현실감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옛날에 디즈니 월드나 대전 엑스포에서 제가 봤던 3D영상은 정말 현실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바타의 3D영상이 현실감이 없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무슨 말이냐면, 디즈니월드나 대전 엑스포에서 봤던 3D 영상에서는 무엇이든지 화면에서 튀어나와 보였습니다. 돌이 날라오면 정말 바로 코 앞에서 손으로 잡을 수 있을것 같았다는 말이죠. 하지만 요새 3D TV나 3D 극장에서 볼 수 있는 3D는 푹 들어가 있습니다. 모든것이 푹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기준으로 그 안쪽이 깊게 파여 있어서 그 안쪽에서만 원근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다음 그림을 보시면 더 이해가 잘 가실것입니다.

<주된 영상이 상댇적으로 화면 앞쪽으로 나와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예전 방식과 주된 영상이 화면 뒤에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 방식>



3차원 영상의 원리는 상당히 어렵지만, 본질적으로는 우리의 두 눈이 한 물체에 대해서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보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서 재현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두 눈은 서로 다른 영상을 봐야 하는데, 가장 쉽고 값싼 방식이 바로 영화 아바타에서 이용한 편광 필름을 이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안경 없이 영화를 보면 뭔가 이상합니다. 상이 두개 맺힌듯한 영상을 보게 됩니다. 가까이 있는 물체는 양쪽 두눈과 이루는 각도가 크기 때문에 넓은 간격으로 상이 맺혀있는듯 보이고, 멀리 있는 물체는 양쪽 두눈과 이루는 각도가 작기 때문에 좁은 간격으로 상이 맺혀 있는듯 보이게 됩니다. 다시한번 그림을 통해서 제가 설명하고자 하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왼쪽 그림과 같이 가까이 있는 물체 A와 조금 더 멀리 있는 물체 B 그리고 아주 멀리 있는 물체 C가 있다고 칩시다. 일단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는 크게 보이고, 멀리 있는 곳의 물체는 작게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미 2D 그림에서 원근을 그런식으로 자연스럽게 표현된다는 사실은 모두들 잘 알고 계실것입니다. 그래서 크기에 의한 원근 효과는 이미 2D 영상에서도 우리가 모르게 자연스럽게 주어졌다고 해도 무방할것이고요... C 가 아주 멀리 있는 물체라서 양쪽 눈으로 봐도 별차이가 없다고 가정했을때, A와 B가 상대적으로 더 가까이 있게 느껴지게 하기 위해서는 각 눈에서는 양쪽 눈으로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본 물체의 상이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A와 B가 양쪽 눈에서 각각 어떻게 상이 맺히는지의 기준은 C를 바라보고 있는 시선(초점)을 기준으로 만들어지게 되어있고, 두 물체의 상이 이중으로 맺혀질때 그 간격은 가까이 있는냐 멀리 있느냐의 거리에 따라 그 간격도 결정지어집니다.

이렇게 상이 이중으로 맺히는 영상을 만든 후에 양쪽 눈이 각각의 눈에 해당하는 상이 보이도록 해주면 영상이 3차원으로 보이게 됩니다.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보이는 물체의 상은 약간 다를텐데 우리가 아무런 이상 없이 자연스럽게 사물을 인지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의 뇌 속에서 양쪽 눈으로 부터 보이는 영상을 자연스럽게 처리해 주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대충 이해하고 있는 3D 영상 재현의 방법입니다. 이제 왜 3차원 영상을 관람할때는 영화관에서 제일 좋은 중앙자리가 좋은지 이해가 가나요? 

위에서 설명한 3차원 영상의 재현 원리를 바탕으로 볼때 아마도 주된 영상이 앞으로 튀어나와 보이게 하려면 각 눈에 보이는 영상의 상의 간격이 많이 벌어져있어야 할것이라는 것이 제 추측입니다. 실제로 옛날에 보던 3차원 영상에 비해 이중상의 간격이 많이 좁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중상의 거리를 넓히면 비록 손에 닿을듯한 매우 현실감 넘치는 3차원 영상을 관람할 수 있겠지만, 영상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으면 영상으로 보이는 것이 현실세계였다면 실제로 봐야 하는 두 눈의 시선 방향과 영상에서 제공하는 시선의 방향의 오차가 커져 3차원 영상이 제대로 재현되지 않고 여전히 이중상으로 보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된 경우에는 양쪽 눈에서 보이는 영상의 부자연스러움을 자연스럽게 처리해주는 일이 뇌에서 하기 때문에 뇌에 과부하가 걸리고, 기존에 우리가 눈으로 세상을 인지하고 있던 것과 다른 영상들이 두 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눈이 피로하고 멀미가 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3차원 입체 영화가 주된 영상이 화면 앞으로 튀어나와 보이던 방식에서 화면 뒤로 보이게 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영상이 현실세계라고 가정했을때 나타나는 우리의 시선의 방향과, 실제 영상에서 가정하고 있는 시선의 방향과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
  2. 오차를 줄임으로써 3차원 영상을 시청하는 관람객들의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멀미가 날 가능성을 덜어주기 위해
  3. 오차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영상을 보는 각도에서 발생하는 오차도 줄임으로써 대체로 영화관의 좌석 어디에서나도 비슷한 3차원 영상을 경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4. 오차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각각의 사람들의 눈이 벌어진 거리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오차도 줄임으로써 전반적으로 많은 연령대 또는 다른 얼굴 형태의 사람들에게 비슷한 3차원 영상을 경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입니다...

또한 요새는 디지털로 영화를 촬영하고 상영하기 때문에 영상의 화질이 더욱 좋아져서 3차원 효과는 더욱 정확하게 재현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요즘 3차원 영상의 동향은 3차원의 효과는 예전에 비해 줄이는 대신에 더욱 많은 사람에게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고해상도의 디지털 영상을 활용함으로써 선명한 3차원 영상을 재현하는 것이 동향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결론에 이르기 위해서 3차원 영상의 재현 원리 설명이 불가피해져서 글이 길어졌네요... 

이 글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주변에서 들은 것과 개인의 과학적 상식을 바탕으로 쓰여졌음을 명시하오니, 이 글을 참고하라 경우에는 위험을 감수하시기 바랍니다(Do it at your own risk). 사실과 다른 부분은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모두의 지식 공유에 큰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