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 여관에서 나름 쾌적하고 시원하게 잠을 자고 씻고 나섰습니다. 통일장 여관에 대한 추가 정보 두가지만 알려드리겠습니다. 남녀 혼숙에 대한 정책과 요금표...



주인 아저씨가 프론트(?)를 안지키고 계셔서 열쇠는 그냥 책상에 두고 나왔습니다.



통영 여객선 터미널

9시쯤 나왔는데, 뭐 그렇게 일찍 나온 시간도 아니지만, 배를 타고 섬에 한번 나가보기 위해 나름 일찍 나온 시간 입니다. 생각해 보면 요새 출근하는 시간보다 약간 이른 시간이니 저로써는 선방한 것입니다...


통영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해서 한산도에 가는 표를 구매 했습니다. 



헷갈리게 목적지는 한산도가 아닌 제승당으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한산도에 제승당이 있고, 알고보니 한산도의 선착장이 제승당 바로 옆이기는 했습니다만... 배 이름은 시 파라다이스호이고 왕복 요금은 5,250원이고, 카 페리라서 차를 끌고 싣고 갈 수 있는데, 차를 싣고 가면 18,000원의 추가 운임을 더 내야 합니다. 처음에 차를 끌고 가지 말까 하다가 한산도도 크다 싶어 차를 끌고 갔습니다. 위의 두 사진 중에 오른쪽에 배 표를 찍은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표에는 이름과 주민등록 번호 그리고 전화번호도 적어야 합니다.


만약에 차를 여객선 터미널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면 차를 타고 카 페리에 올라탈때 다시 주차장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주차장에 10분 미만으로 주차를 하면 주차료 면제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차를 가지고 갈까 말까 고민하고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보느라 시간이 좀 오래 걸려 주차피 500원인가 냈던것 같네요.


배편은 여객선 터미널에서 매 시간 정각에 출발하고요, 한산도에는 선착장에 두곳이 있는데, 제승당쪽에서는 매시간 30분에 출발하고 한산도의 다른 선착장을 들러서 바로 통영 여객선 터미널로 갑니다. 여름에는 7:00~18:00, 겨울에는 7:00~17:00 동안 운행 됩니다.


저는 그렇게 10시 배를 두대의 레미콘차와 함께 타고 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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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대첩 기념비

제승당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좁은 공간에 승선할 차는 대기하고 있고 승선해 있던 차는 내리고 있고, 사람들도 내리고 타고, 엄청 복잡했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었네요. 어쨌든, 저는 얼떨결에 차를 몰고 배에서 내려서 어디론가 빨리 가야 할것 같아서 그냥 마음이 이끄는대로 왼쪽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차를 세울만한 곳이 나오지 않아 그냥 막 달렸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배에 승선해 있던 다른 차들이 내리고 저를 뒤따라 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길이 아무리 좁아도 약간 빗겨서 정차한다음에 지나가라고도 했을 수 있지만 그냥 어차피 어디론가 가야 할것 같아서 쭈욱 가봤습니다. 그러다가 한산대첩 기념비가 있다는 안내판을 보고 무작정 그곳으로 가봤습니다.


가다가 길거리에서 소도 만났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간 것은 아니지만, 이 길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이상한 좁은 길로 가서야 한산대첩 기념비로 걸어갈 수 있는 길 입구에 도착 했습니다.



저 길을 따라 쭈욱 가면, 아래 사진의 맨 왼쪽 사진을 등진채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나무가 우거진 언덕길이 나오고... 언덕을 넘어가면 곧 멋있는 한산대첩 기념비가 나오겠거니 기대를 했는데, 굽은 내리막 길이 나오고... 입구에서 도보로 5분이라고 써있지만, 체감상 거리는 더 멀었던것 같습니다... 덥기도 했고 혼자 가서 심심해서 그랬을 지도 몰라요...



그리고 나타난 한산대첩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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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저는 무슨 광개토대왕릉비 같은 것을 기대 했는데, 알고보니 문화 유적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제가 태어나기 3년 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세운 기념비... 정말 차로 여기 까지 운전해 오면서 이곳에 뭐가 있기는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적한 곳에 있어서 정말 한산대첩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시대 때 세워진 기념비 일줄 알았는데... 고작 이것을 보러 왔다는 생각에 실망 했습니다...


실망감을 감추지 아니하고 어이 없어하면서 차를 이끌고 큰 길로 나오기 까지도 참 힘들었습니다. 그 좁은 언덕길에 시내버스가 들어와서 제가 경사 급한 곳에서 후진으로 운전도 해야 했답니다...



봉암 해수욕장

안내 책자에는 제승당과 한산대첩 기념비 말고는 한산도에 볼 것이 더 이상 표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로 제승당만 보고 한산도를 떠나기는 아쉬워서 한산도와 다리로 연결된 추봉도에는 봉암 해수욕장에 가보리고 했습니다. 맨발로 해수욕장을 거닐면서 발이나 바닷물에 적셔볼까 했지요... 그래서 찾아갔지만 음...



안그래도 백사장 해수욕장은 아닐거라고 예상은 해서 맨발로 걸어다니기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은 했는데, 쓰레기가 너무 많아 보여서 자칫하다가는 발을 다칠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그냥 되돌아왔습니다. 바닷물은 참 깨끗하고 맑았는데... 철이 지나서 그랬나?


되돌아오는 길에 한산도에서 추봉도로 넘어오는 다리가 있는 곳에서 또 포로 수용소 안내 표지판이 있어서 거기도 가볼까 했는데, 가보다가 갑자기 길이 좁아지고 더이상 안내가 표지판이 없어서 그냥 되돌아와서 제승당으로 향했습니다...



제승당

다시 한산도에 처음 왔을때 도착한 선착장에 와서 차를 세우고 제승당 입구로 들어갔습니다.



이곳은 임진 왜란 당시에 해군 작전 사령관실로 사용되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산섬 달 밝은 밤에"로 시작하는 이순신 장군의 진중시의 배경이 된 수루가 있기도 한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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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의 위업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지만 그 분의 자세한 행적이나 전투 하나하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만약 임진왜란때 이순신 장군에 얽힌 많은 이야기와 이곳의 역사적 배경을 더욱 더 많이 이해하고 갔더라면 더 재미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승당 앞 바다 맞은 편 언덕에 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말 별볼일 없는 곳에 세운 한산대첩 기념비가 있는데, 그렇게 한산대첩 기념비를 방치해 두기 보다는 제승당에서 그쪽으로 가는 쪽배를 운행하거나 케이블카 같은 것을 설치해서 쉽게 접근하게 한다면 제승당도 보고 한산대첩비도 쉽게 갈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승당은 역사적 의미가 깊은 사적이지만 사실 배타고 한산도까지 와서 제승당 하나만 보기에는 좀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한산대첩 기념비는 그냥 그 자체만으로 사실 어떤의미를 갖는지 잘 모를 정도로 별볼일 없는 것인데다가 쌩뚱맞은 곳에 있어 가기도 힘들어서 둘을 동시에 볼 수 있게 해주면 관광객들에게 더 좋지 않을까요?


제승당은 좀 역사적인 의미에서 엄숙한 분위기로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했지만 뭔가 재미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거북선 식수대...


혼자 여행가서 사진을 찍다 보니 제가 들어간 사진은 죄다 저런것 뿐이네요...



한산도 탐방 지원센터

제승당 구경을 다 하고 다시 배 선착장 있는 곳에 와서 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그때서야 선착장 주변을 여유를 가지고 둘러볼 수가 있었는데, 한산도 탐방 지원센터가 있었습니다. 안에 들어가봤더니 안내 책자 몇가지 있고, 특산물 홍보물도 있었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센터 앞에는 관광을 위해 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곳으로 보이는 자전거 거치대가 있었고 한산도 관광 안내 지도가 있었습니다.



거기서 저는 한 20분 가량 배를 기다리면서 오랜만에 밀키스를 자판기에서 뽑아 마셨습니다. 사랑해요 밀키스!!!



그리고 다시 통영 여객선 터미널로 갔습니다... 전에 언급 했듯이 통영 여객선 터미널 가기 전에 한산도의 다른 선착장에 한번 들렀다 가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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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회 초장집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해서 다시 강구안에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주차가 쉽기 때문에... 공영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중앙 시장 안에 들어가서 멍게 비빔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먼저 멍게 비빔밥을 한다고 써있는 집 중에 눈에 띄는 깔끔한 곳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멍게 비빔밥 주세요~ 라고 했더니 갑자기 주인 아주머니께서 정색하시더니 1인분만 먹을거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살도 많이 빠졌는데 내가 많이 먹게 생겼나보다 하고 아무 생각 없이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멍게를 다른 곳에서 사와서 해야 하기 때문에 1인분은 못해준다고 하셨습니다. 친절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았을텐데 막 화를 내시더군요... 그래서 그 옆집에 갔습니다. 그곳도 그럴까봐 문앞에 기우뚱 거리면서 멍게 비빔밥 먹을 수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가족들이랑 팥빙수를 먹고 계신 주인 아저씨께서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먹을건데 진짜 되냐고 여쭤 봤더니 멀뚱멀뚱 서있지 말고 빨리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들어갔지요... 제가 간 곳은 한이회 초장집...



저는 멍게 비빔밥만 나올줄 알았는데, 반찬 몇가지랑 매운탕도 나왔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지금도 생각 하기만 해도, 사진만 보고 있어도 군침이 돌고 또 먹고 싶어 미칠 지경입니다. 가격은 만원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 또 먹고 싶다~



충렬사

밥을 먹고 택시를 타고 충렬사로 갔습니다. 왜 택시를 탔냐하면, 렌트한 차가 LPG 차량이었는데, 가스 충전소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서... 통영이 워낙 작고 유적들이 고만고만한 곳에 있어서 요금은 얼마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도착한 충렬사...



이곳은 매년 봄과 가을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이순신 장군의 위패가 모셔져 있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물품 몇개 배치해 놓은 작은 전시관 같은 것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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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승당에는 거북선 식수대가 있었다면 이곳에는 거북시 식수대가 있었습니다...



이곳 역시 제승당과 마찬가지로 공부를 미리 많이 하고 왔다면 더욱 재미있게 구경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세병관

그 다음에는 세병관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충렬사에서 멀리 있지 않아 걸어갔는데, 날씨가 더워서 힘들었습니다. 시원한 날에 통영에 놀러오면 해저터널, 윤이상 기념관, 강구안, 세병관, 충렬사, 그리고 다음에 소개될 향토 역사 박물관은 걸어서 다녀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세병관은 굉장히 큰 목조 건물로 통제영이 한산도에서 이곳으로 옮겨져 왔을때 객사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세병관 주변에 여러 건물들이 있었지만 현재는 세병관 하나만 남아 있는 상태라서 나머지는 복원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세병관 주변으로 온통 공사판이었습니다. 볼 것은 세병관 하나 밖에 없는 유적지이기는 했지만 이곳이 통영 여행중에 인상적이었던 곳 중에 하나로 손 꼽고 있습니다. 저는 부석사 무량수전 보다 이 건물이 더 멋있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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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향토 역사 박물관



세병관 바로 앞에 통영 향토 역사 박물관이 있습니다. 비록 덥고 시간에 쫓기고 있어서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규모에 비해 볼것은 참 많았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진 촬영이 금지 되어 있어서 촬영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근처에 돌하르방(?), 천하장군 석상(?) 비슷한 것이 있어서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렇게 통영 관광을 마쳤습니다. 강구안으로 가서 차를 몰고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찾아본 LPG 충전소(E1 동명충전소)를 들러서 원래 차 있던 만큼 채우고 통영 종합 버스 터미널로 갔습니다. 표를 발권하고 더위도 식히고 스마트 폰도 잠시 충전하고 수분섭취를 할겸 근처 커피숍에 가서 시원한 녹차 프라푸치노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미용실 이름을 보고 피식 웃기도 했습니다...



오후 5:30에 차는 출발 했고 올라올 때도 내려갈 때와 마찬가지로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차가 정차했습니다. 너무 너무 배고파서 핫도그를 사 먹었습니다... 맛있게 보였는데, 거기에 뿌려준 머스터드가 허니 머스터드 였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 우리나라에서는 허니 머스터드를 너무 좋아하는것 같습니다...



밤 9시 반에 버스는 성남에 도착했고, 10시쯤 집에 왔습니다. 


마지막 날은 좀 너무 성의 없게 정리를 했네요... 하지만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어떻게든 이 여행기를 빨리 마무리 해야지 뭔가 다른 글들을 쓸 수 있을것 같아서 어떻게든 마무리 했습니다~


혼자 떠난 통영 여행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참 많은 것을 보고 돌아다녔는데, 뭔가 남는 것은 별로 없고 열심히 돌아다니기만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볼 것은 참 많은데 막상 보러 가보면 딱히 볼것이 별로 없는 곳... 그나마 저는 차를 렌트 해서 여기저기 열심히 다녔으니 그렇게 많이 봤지만, 대중교통만 타고 돌아다녔으면 힘도 많이 들고 많이 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또 요새 많은 고민이 있는데, 그런 고민들을 두고 생각해볼 시간이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너무나 깊은 멘붕 상태에 빠져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 조차 몰라서 그런지 몰라도 여행을 다녀 와서도 뭔가 refreshed 된 느낌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1주일 내내 집에 있었으면 뭔가 더 우울했을것 같아 후회는 안되지만 차라리 섬 하나 골라서 1박 2일로 하이킹 하면서 경치나 보고 민박하면서 여유를 느껴보고 하루는 정말 볼만한것 몇개만 골라 봤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들었습니다.


이것저것 구경하러 다닐거면 통영은 혼자 가기에는 비추입니다. 하지만 저는 또 혼자 간다면 섬 위주로 자연이나 만끽하면서 돌아다녀보고 싶네요...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