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린 윤하의 새로운 앨범에 대한 포스트(2009/04/21 - [My Life/지름 신고] - [윤하] peace love & ice cream (3집))에서 타이틀곡 1, 2, 3이 표절시비에 휘말리고 있음을 언급하고 내 생각에는 표절은 아닐것 같다고 나의 생각을 널리 세상에 알렸다. 이에 대해서 어떤 한분이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팬으로서의 심정은 알겠습니다만....
라고 리플을 달아주셨다.

흠... 그럴수도 있다... 나는 윤하의 팬으로써 그녀를 옹호해 주고 싶었다... 장우혁이 지지않는 태양으로 컴백했을때, 나는 그 노래가 The Black Eyed Peas의 Lets Get It Started(Retarded)랑 비슷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었다 !!! 하지만 그때 나는 그 노래가 표절이라고 단정지었나??? 잘 생각나지 않는다...

일단 표절에 대한 정의 부터 살펴보자...
표절... 영어로 plagiarism...
Wikipedia에 의하면 1995 Random House Compact Unabridged Dictionary에서 plagiarism은 다음과 같이 정의 되어있다고 한다.

Use or close imitation of the language and thoughts of another author and the representation of them as one's own original work.

그리고 밑에 추가적으로 Musical Plagiarism이라는 항목이 따로 나와 있어서 그 링크로 따라가보았다. Musical plagiarism은 은 다음과 같이 정의 되어 있다.

Use or close imitation of another author's music while representing it as one's own original work.

Duh...?

중요한건 부연설명... 부연설명에 음악의 표절은 크게 두가지 형태로 일어나는데, 그것이 바로 유사한 멜로디 또는 모티브의 사용 그리고 다른 음악을 샘플링 하는것이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이런 표절 행위에 대한 판명이 어려운 것이 무의식적으로 다른 곡의 멜로디를 따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8마디 이상이 똑같아야 한다는 기준이 있는것 같다. 이 기준에 대한 믿을만한 출처는 찾지 못했다.

어쨌든, 윤하의 표절 의혹과 표절에 대한 생각을 음악을 취미로 하는(그러니까 나보다는 그쪽 industry나 culture를 잘 이해하고 있는) 친구에게 물어봤다. 일단 윤하의 노래는 딱 들어보면 작곡가들이 Jackson 5의 노래 ABC에서 모티브를 따온것 같은데 소속사 측에서 한국, 일본, 스웨덴의 순수 창작물이라고 우기는건 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작곡가와  소속사들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었나? 아님 소속사의 미숙한 표절의혹에 대한 대응이었나? 어쨌든, 모티브가 ABC라는 것만 당당하게 말하면 별 문제 없이 넘어갔을 문제를 순수 창작물이라고 해서 문제가 커진 것 같다는 것이 내 친구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표절의 기준에서 음악의 스타일에 대한 표절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잣대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일단 내 입장은 표절이라는 민감한 단어를 너무 막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가벼운 의미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표절은 유사한 곡은 다 표절이다라는 정도인것 같다. 하지만 표절이라는 행위는 매우 엄중한 처벌이 따르게 되는 것이므로, 상대방이 자신의 창작물이라고 claim하는 것에 대해서 함부로 표절 여부를 논하는것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나와 같이 대중음악을 그냥 쉽게 듣고 말아버리는 그런 사람들은 말이다. 음악에서 표절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나 의미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 노래는 표절이다 아니다라고 논하는건 너무 경솔한 행동 아닌가?

우리나라 가요계의 노래들 중에 외국의 노래들과 유사한 노래들이 많다.
장우혁의 지지않는 태양  <-> The Black Eyed Peas의 Lets Get it Started,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 Milli Vanilli의 Girl You know it's True,
그 밖에, 룰라의 천상유애, 신화의 T.O.P,  등등... 외국곡과 유사해서 표절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킨 곡은 많았다... 하지만 진짜로 표절로 판명되어서 법적 절차를 밟게 된 경우는 몇번이나 있었나?

원작자가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표절 여부에 대한 판명을 확실히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확실히 이 노래는 표절이다 아니다라고 확실한 판명이 내려진 경우는 아직 없었던것 같다. 그리고 표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판결도 내려지기 힘들 것이다. 표절에 대한 의견도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를테니 말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표절 여부가 논란이 되었던 곡들이 많았던 반면에 표절 시비에 대한 법적 분쟁은 없었다는 것은, 원작자는 큰 불만이 없다는 뜻인것 같다. 외국곡이면, 원작자가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고, 알아도 나라간 법에 차이가 있어서 절차가 복잡해서 그런지 소송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차피 다른 나라의 시장을 자기의 나라와는 완전히 별개의 시장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니면 서태지가 말했던 창작자의 살이 내리고 뼈를 깎는 듯한 창작에 대한 고통과 부담을 이해하기 때문에 서로 눈감아 주는건가?

법적인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표절을 해도 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표절 자체에 대한 판명이 힘들고 기준이 애매 모호하기 때문에 원작자만 큰 불만이 없는 상태에서, 표절에 대한 기준을 제대로 알고 있는 전문가(작곡가)가 아닌 사람이 표절이니 아니니 떠벌리고 다닐만한 입장은 아닌것 같다는 것이다. 어차피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꼭 모방을 통해서만 창조물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훌륭한 창조물은 모방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분명 우리나라 가요계에 표절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들이 창조적이지 못하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모방도 어디까지나 창작의 한 방법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정확히는 모르나 어떠한 작품을 이용해서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냈을 경우 그 새로운 창조물에 대한 저작권은 인정 되는것으로 알고 있다. 이 역시 기준이 매우 애매매호 하지만,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유사하다는 정도만 가지고 표절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것이다.

매우 유사해서 표절이 의심된다고는 말할 수는 있겠으나, 작곡이나 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없이 음악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무조건 표절로 단정짓고 몰아가는건 경솔한 행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