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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05 생명의 다리로 거듭난 마포대교... by Dansoonie

저번주 금요일에 공덕역 근처에 사는 친구가 딸 자랑하겠다며 저를 집으로 초대 했습니다. 아기 선물을 사들고 가서 맛있는 저녁을 대접받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지하철 시간이 끊길 무렵 일어서려고 하는데 친구가 컴퓨터가 이상하다며 고쳐달라고 해서 고쳐주다가 시간이 늦어졌습니다. 근처 찜질방에서 자고 그 다음날 집으로 갈 계획이었으나 찜질방을 검색하고 걷다가 최근에 마포대교에 무엇인가 설치 되었다는 말이 떠올라 마포대교를 건너보기로 했습니다. 때는 밤 12시 30분...


마포대교는 한강 다리 중에서 투신 자살 건수가 가장 많은 다리라고 합니다. 서울시는 삼성생명과 함께 이런 마포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하는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다리 난간에 센서를 설치해서 보행자가 건너는 위치의 난간에 설치된 형광등에 불이 들어오게 하여 형광등 에 쓰여진 메세지가 전달되도록 되어 있었는데, 메세지는 보행자들이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이 있고,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들도 있고, 인생의 낙으로 삼을만한 것이 많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9월에 설치 되었고 1년 동안  이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냥 혹시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 동영상만 찍어왔습니다. 밤이라 카메라 초점이 잘 안잡혀서 영상의 퀄리티는 별로지만 그래도 어떤 것이고 어떤 메세지가 있는지 마포대교로 직접 가지 않으시고도 볼 수 있도록 동영상을 한번 찍어봤습니다.



이런 식으로 다리의 절반이 하나의 메세지고 나머지 절반은 반대쪽에서 오는 사람들을 위한 순서로 메세지가 써 있었습니다. iPhone에 저장공간이 부족에서 다리 전체를 동영상으로 찍지는 못했습니다.


요즘에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것 같은데 이런 기업이 시도를 통해 문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기여를 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은것 같습니다. 또, 다리 중간 중간 앉아서 쉴만한 곳도 있어서 어떤 커플은 그 야심한 밤에 거기서 데이트를 하고 있더군요. 폭이 넓은 강을 건너기 위해 차로 재빨리 건너던 그런 한강 다리가 생각보다 산책하기도 좋고 야경도 즐길 수 있는 좋은 공간인줄은 몰랐네요... 생각이 많고 복잡하시다면 저 처럼 혼자 저렇게 뚜벅뚜벅 다리를 건너면서 생각을 정리 해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너무 야심한 밤에 가서 그런지 조금 무서웠습니다.



저는 다리를 건너 4시간 동안 반포대교까지 걸어가서 고속버스 터미널에 가서 지하철 운행 시간이 될때 까지 기다렸다가 맥도날드에서 맥모닝을 먹고 집에 갔습니다... 생각보다 그 야심한 밤에 자전거 타시는 분도 계시고 조깅 하시는 분도 계시고 끼리끼리 술 한잔 걸치시고 돌아다니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군요... 그냥 그랬다고요...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