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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03 국가와 우리의 상관관계 그리고 우리의 자세 6 by Dansoonie
요새 나라가 많이 시끄럽다.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들이 왜 시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그들 입장에서는 시위를 해야 하는게 당연할지 모르겠으나, 제 3자의 입장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래서 그들이 주장하는것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고, 따라서 시위를 하게 되는 것이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폭력사태까지 벌어지게 된다.

그러면 먼저 왜 어떤 사람들에게는 당연한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은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시위의 당위성에 대해서 살펴보자...
아마 많은 사람들이 시위의 당위성에 대한 근거를 다음 두 가지를 가장 먼저 말할것 같다...

1. 자기가 주장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얼마든지 말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
2. 한 나라의 국민으로써 나라의 주인된 권리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초등학교 사회시간에 배우듯이 자유와 권리를 내세우기 전에 우리는 우리의 의무를 다 해야 한다. 왜? 그것이 바로 나라와 나와의 관계, 무언의 계약 같은 것이 맺어져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라에서 요구하는 의무를 다하는 대신에, 나라는 우리의 권리를 보장해 준다. 하지만... 잠깐...
우리는 태어나면서 어떤 나라에 구속된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 우리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이, 나라도 선택할 수 없다. 물론 귀하를 하여 국적을 바꿀 수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한적인 경우이지 않은가???

한 나라를 이루는 수많은 구성원, 즉 그 나라의 국민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나라는 없다. 따라서 나라를 이끌어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론을 통일하고, 단결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위기때마다 똘똘 뭉쳐서 위기를 이겨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분열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분열하는가? 그건 아마도 서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인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피해의식을 가지고 살고 있는것 같다. 특히 정치인들을 상대로는 절대적으로 믿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다. 한때는 믿었다가, 자기가 가진 생각이랑 상반된 방향으로 정책을 펴 나가면 바로 돌아서고 만다.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권력을 좇아 줏대 없이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이 그동안 많아서 그런탓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확실한 지지 세력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정치인들도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가?

이미 서두에 언급했듯이, 우리는 나라를 택하지 못한다. 따라서 나라에서 우리에게 수행하도록 하는 의무에 따라 우리가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도 선택권은 없다. 이미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쁜면만 본다면 구속을 받게 되고, 좋은 면을 바라보게 된다면 나라에서 보장하는 혜택을 누리고 산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나라와 정부에 순응하지 않고서는 그 나라가 보장해주는 혜택을 누릴 생각을 하면 안된다.

내가 갓 사회인이 되어서 첫 직장에 발을 딛고 우리나라의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한참 고생하고 있을때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순응하는 방법 밖에 길이 없다고 그랬다. 반면 나는 불합리하고 잘못된 것들은 꼭 누군가에 의해서 개선되어야 한다고 믿어왔다. 아직도 내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조직 내에서 전반적으로 한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조직이 분열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순응하는 수 밖에...

시위하는 행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자신이 믿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어 혼자서라도 조직을 상대로 맞서 싸우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말리지 않겠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요지는 그것이 쉬울것이라는 생각과 꼭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시위는 하되, 자신의 주장이 시위의 대상에게 관철되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어차피 하나의 조직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면 분열하는것보다 불합리함과 그릇된 문화를 떠안고서라도 하나의 조직으로 존재하는 것이 그나마 낫지 않을까 싶다. 그 방법이 그나마 조직원 개개인이 조직 내부 또는 외부로부터 최소한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직에 순응하라는 많은 사람들의 조언에 따라 가지게 된 생각이다.

그렇다면 왜 그런 조언을 해주는 많은 사람들은 나라의 정책에 순응할 수 없는가? 자기의 의지의 상관없이 어떤 나라의 국민이 되어서 그 나라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나라가 돌아가지 않게 되는것은 무지 화가 나는 일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불공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 사는게 다 그런걸 어쩔 셈인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 나라의 모든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 나라의 국민으로 태어난 이상, 딴 나라로 이민가고 싶지 않다면 이나라와 운명을 같이 하는 수 밖에 없다. 잘되면 나에게 좋은것이고, 잘 안되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나에게는 불리한 정책일 수도 있고, 나에게 유리한 정책일 수도 있고... 하지만 한 나라가 모든 국민의 요구를 충족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사용하는 말중에 "무슨일이 있어도 우리 모두 한번 끝까지 가보는거야~" 라는 말... 왜 그렇게 좋은 말이 술자리에서만 적용되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아마도 극도로 발전한 우리나라의 독특한 음주 문화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이지경이 된것은 나의 잘못도 당신의 잘못도 아니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좀 서로 믿고 양보할 수 있는 그런 풍토가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불의는 법에 따라 심판을 받고, 국책의 성공과 실패는 국민이 심판하여 모두 같이 개선된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서로 믿고 양보하여 존중해줌에 따라서 이렇게 해보고 실패하면 저렇게 해보고,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많은 일들이 있는 상태에서 서로 싸우기만 한다면 정체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

예전 정권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국민은 불만이 많았고, 이번 정권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은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일단 믿고 지켜봐온 입장이었다... 그런 자세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고 모두에게 권해보고 싶은 것이다...

끝으로 이 글을 읽고 내가 생각하는 나라와 정부를 상대로 우리가 가져야 하는 자세가 너무 극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것 같아 몇가지만 더 쓰겠다. 맞다. 너무 극단적이다. 그래서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라면 문제가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조직에서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 소수의 희생이 강요됨을 알아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는 조직이 나라라면 소수를 보호해줘야 하는것이 맞을텐데, 우리의 나라는 이런 면에 대해서는 무지 소홀하다. 하지만 어쩌나? 우리는 그런 나라에 태어났고, 그 나라와 운명을 같이 해야 한다. 그래서 진짜 최종적인 결론은... 열심히 살아가는 방법 밖에 없다는것...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