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2.13 숭례문 화재사건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by Dansoonie
  2. 2008.02.11 신문기사, 숭례문, 그리고 코리아~ by Dansoonie
오늘 회사에서 저녁먹으면서(<-야근했음 암시) TV를 보고 있는데 YTN에서 하는 돌발영상 코너가 나오고 있었다. 숭례문 화재 사건을 두고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소방방재청 사람과 문화재청 사람과 그두 두 사람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사람... 뭐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서로 책임을 회피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시각부터 진화되기까지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서 말하고만 있었다. 책임을 묻기 위해서 그 과정이 필요하겠지...

하지만 잠깐... 굳이 일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알아야만 이틀전에 벌어진 참사의 책임자가 가려지나? 물론 상황에 따라서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일단 1차적인 책임은 숭례문 경비를 맏은 보안업체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2차적인 책임은 불을 초기에 진화하지 못한 소방청에 있다고 보고, 그 다음으로 문화재청이라고 생각한다(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다음에 할 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꺼낸 말임). 그리고 상황에 따른 책임유무 판단이 이루어져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딱히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건의 연루된 당사자들끼리 서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물론이고, 따지고 보면 다 잘못했기 때문이다. 한사람의 과실로 인한 사건이었다면 오히려 사태 수습은 쉽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한 사람이 아닌 여러명이 과실정도에 따라 발생한 사건에 대한 책임의 정도도 다르게 지어야 한다. 하지만 과실 정도는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만 또는 최악의 경우에는 엉뚱한 사람이 그 대가를 치루는 경우가 허다한것 같다. 결국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는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타격을 제일 크게 받게 되고 조직의 말단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끝난 문제이므로 자신들의 과오를 잊고 나중에 또 다시 문제를 터뜨리곤 한다.

우리나라의 사회는 불합리한 면이 많다...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가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는것은 아마도 머지 않은 옛날만 하더라도 후진국이었다는 그런 인상 때문인것 같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많은 선진국들에 비해 사회 시스템이 많이 낙후되어있는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기업문화만 봐도 이번 숭례문 화재 사건과 같이 어떤 큰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 불분명한 우리나라 사회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나는 엔지니어다. 내가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제품은 여러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뜻을 모아 협력하여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은 일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나눠서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책임질 사람은 없다... 책임질 사람이 없으면 우리 회사와 같은 경우에는 가장 복잡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 부서가 누명을 쓴다. 확실한 증거없이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 복잡한 부분을 담당하는 만큼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부서이기도 하지만 그렇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현상에 대해서 설명이 불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누명을 쓴다. 이런일이 더욱 많이 일어나는 이유중에 또다른 이유는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개선할 생각은 안하고 숨기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많다...

우리 회사를 볼때나 우리나라의 사회를 볼때 우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크게 세가지라고 생각한다.

첫번째는, 각자가 담당하는 업무에 대해 정확히 정의가 되어있지 않다.
두번째는, 실무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형편없게 이루어진다.
세번째는, 문제가 발생해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문제 발단의 증거물을 없앤다.

개개인 또는 부서간의 업무가 확실히 정의되어있지 않고, 개개인 서로간에 또는 타 부서간의 업무가 잘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없다. 그래서 개개인의 업무나 부서간의 업무영역의 경계는 참 애매모호하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문제가 생겨도 책임질 사람은 없고, 문제 발생의 원인 분석도 하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연대책임으로 사건이 마무리 되고 사건이 해결됨으로써 그 문제는 우리의 기억속에 잊혀진다. 그러다보면 비슷한 문제로 또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도 좀 변했으면 좋겠다... 아마 서로간의 업무가 정확하게 정의되어있고, 화재 사건이 발생했을때 대처 방법도 정확히 정의되어있었으면 책임자를 지목하는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아마 내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회가 갖고 있는 3가지 문제점 때문에 일은 크게 벌어졌고, 그에 따라 책임자를 가리는 일도 어려워진것 같다.




Posted by Dansoonie
오늘 Naver를 통해서 스포츠 기사를 보고 있는데 눈에 띄는 기사 하나가 있었다...

"이천수 감독, 네덜란드 차기 감독 유력"

...이게 무슨 말인가 했다...
기사를 읽어보니 이천수가 현재 소속되어있는 네덜란드의 축구 클럽 폐에노르트 로테르담의 감독이 네덜란드 국가 대표 축구팀 차기 감독으로 유력하다는 기사였다... 많은 사람들은 나와 다르게 첫 두 단어를 "이천수의 감독"이라고 무의식중에 읽었을지도 모르지만 난 분명히 "이천수 감독"으로 읽고 이해했다. 이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한 실망감을 느꼈다...

물론 대중매체의 입장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기사를 많이 써서 독자를 되도록 많이 확보해서 광고수입을 올려야 하겠지만, 또다른 한편으로는 정보를 전달하는 입장에 서 있으므로 보다 명료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심을 끌기 위해서 teaser성, 또는 낚임성 제목을 다는 경우도 있지만, 위의 경우는 그런 경우와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사를 다 읽어보기 전에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게 하는 경우와 기사 제목에서부터 독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될 여지가 있는 경우는 다르지 않은가?

내가 국어를 잘해서 이런것을 시시콜콜하게 따지자는것은 아니다. 난 글 쓰는 재주도 없고, 논리적으로 글을 풀어가는 능력또한 부족하다. 그것을 알기에 항상 글을 쓸때 독자의 입장에서 어떤식으로 내 생각을 전개해야 하고 전달해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한다. 나 조차도 이런 고민을 많이 하면서 글을 쓰는데, 전문적으로 글을 써서 돈을 버는 사람의 입장에서 저런식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국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다. 의도적으로 저렇게 쓴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서두에서 말했듯이 저런 문장 구사는 신문기자로써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우리 자신의 것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자긍심을 느끼는가? 저런 사소한 곳에서까지 나는 우리나라의 언어조차 제대로 취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어제 발생한 남대분 화재 사건만 봐도 우리나라 국민은 우리나라의 문화적 자산을 소홀히 관리하는지 알 수 있다.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정말로 방화에 의한 화재였다면 방화를 저지른 사람이나, 화재에 즉각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관련 기관들을 보면 그렇지 아니한가?

언젠가부터, 아니면 우리나라는 해방의 기쁨을 맛본 순간부터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득을 챙기기에만 급급했고, 우리나라의 전통이나 문화는 돈보다 뒷전이었던것 같다. 그런 반면에 나이, 부, 또는 신분에 의해 생기는 계층에따라 알게 모르게 행세되어오던 권위주의와 같은 낡고 안좋은 관습은 그대로 유지되어왔다...

숭례문은 이미 불타고 무너져내렸다... 어차피 복원할것이고, 복원해야만 한다... 숭례문은 우리나라의 하나의 자존심과 같은것이라 생각된다. 이왕 복원하는 김에 우리나라 자존심도 다시 세우고, 그동안 오래도록 존속해오던 잘못된 관습과 관행을 타파하고 반듯한 대한민국으로 다시 일어섰으면 좋겠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