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전 건강검진 이후 또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저번에는 수면 내시경에 도전했는데(2010/10/14 - 위 수면 내시경 경험담...), 이번에는 새로운 것에 도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도전해본 것이 위장조영촬영, 그리고 요추 CT.


건강검진 때문에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건강검진 센터로 갔습니다. 건강검진이 이루어진 곳은 회사 바로 옆에 있는 하나로 의료재단 강남 센터였습니다. 바로 넥슨 사옥에 있는데, 그 건물의 엘레베이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건물 로비로 들어서면 엘레베이터가 4기가 양쪽 벽으로 2기씩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각각 올라가는 버튼과 내려가는 버튼을 한 세트로 가지고 있거나 몇대씩 버튼을 공유하는 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건물에는 버튼이 없었습니다. 그 대신에 아래와 같은 터치 스크린이 있습니다.



이 터치 스크린이 양쪽 벽에 하나씩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2기씩 독립적으로 동작하는것 같지는 않고 4기 모두 동작시키는 것 같았습니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가고 싶은 층을 누르면 알아서 몇호기 엘레베이터를 타야 할지 안내를 해줍니다.


엘레베이터 안에도 굉장히 특이했습니다. 이미 가고자 하는 층을 타기 전에 터치스크린으로 등록한 상태이기 때문에 엘레베이터 안에는 버튼이 별로 없습니다. 열림 닫힘 버튼, 그리고 비상벨 버튼이 전부였던것 같습니다. 그대신에 모니터가 하나 있고, 그 모니터를 통해 탑승한 엘레베이터가 멈추는 층을 표시해 줍니다. 그리고 모니터의 넉넉한 real estate을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광고도 보여주나 봅니다.



이 건물에서는 늦었다고 아무 엘레베이터나 타면 안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엘레베이터 안에서는 가고자 하는 층을 선택할 수 없어 보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모르죠, 저는 처음 보는 형태의 엘레베이터라서요... 어쨌든, 여기까지는 신기한 엘레베이터에 대한 이야기였고, 이제는 건강검진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건물 7층에 내려서 접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9층 10층 11층을 골고로 돌아다니며 검사를 받았습니다. 뭐 건강검진이 기본적인 것은 다 똑같으니까 생략하고, 좀 특별하게 경험했던 위장 조영촬영 검사와 요추 CT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내시경은 이미 두번 경험해 봤고, 이번에는 새로운것에 도전해 보기 위해 처음에 언급했듯이 위장조영촬영을 신청했습니다. 이 검사는 어떤 가루약을 먹은 다음에 어떤 액체 약을 먹습니다. 가루약은 거품을 내는 용도인것 같습니다. 입에 넣자마자 녹으며 거품이 나기 시작했으며, 바로 액체 약을 먹어서 가루약을 재빠르게 삼켜야 합니다.


그러면 위에 가스가 차서 더부룩한 느낌이 듭니다. 중요한 것은 검사가 끝날때 까지 트림을 하면 안됩니다. 그 상태에서 한 손에 조영제로 추측되는 수정액 같이 하얗고 걸죽한 액체가 가득 담긴 종이컵을 들고 아래와 같이 생긴 기계에 올라탑니다.



<사진 출처: http://www.medicalexpo.com/prod/dms-apelem/remote-controlled-tilting-digital-radiography-and-fluoroscopy-tables-68244-418603.html>


올라 탄다고 표현한 이유는 처음에 저 기계가 눕혀져 있지 않고 서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오른쪽 끝 부분이 발판인데 그 부분이 아래로 간 상태로 세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저 기계에 올라타면 손에 들고 있던 컵을 원샷 하라는 안내를 받습니다. 원샷을 하고 나면 컵을 버리고 팔 옆에 있는 손잡이를 붙잡고 있으라고 합니다. 그러면 기계가 막 움직여지면서 세워진 상태에서 눞혀진 상태로 바뀝니다. 이때 느낌은 마치 무슨 아이언맨이 된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만 몸에 뭔가 탈착되지 않는 아쉬움이 큽니다.


그렇게 기계가 완전히 눞혀지면 갑자기 "왼쪽으로 두번 뒹굴러주세요"라는 안내를 받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체를 세우지 말고 굴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구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상체를 세우지 않은 채로 말입니다... 어쨌든, 시키니까 굴러야지요. 그래서 열심히 굴렀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구르고 있는데 빨리 굴러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굴렀습니다. 그랬더니 이제는 오른쪽으로 두번 구르랍니다. 그래서 또 열심히 굴렀습니다. 동작은 빠르고 절도 있게... 구르는 것은 아마도 조영제가 위에 고르게 퍼지게 하기 위함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 왼쪽으로 한바퀴 구르면서 앞으로는 위장 조영촬영은 필요하지 않으면 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잠도 잘 못자는데 차라리 수면 내시경으로 숙면을 취하고 일어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것이죠...


그렇게 왼쪽으로 두번 오른쪽으로 두번 구르면 갑자기 위의 사진에서 가운데 위로 튀어나온 부분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촬영을 시작합니다. 몇방 찍은 후 45도로 옆으로 기울어 누워서 찍습니다. 그렇게 정신 없게 열심히 몇번 찍은 후에 다시 기계는 수직으로 세워졌습니다. 끝난줄 알았는데 갑자기 플라스틱 공이 붙어있는 금속봉이 제게 접근하더니 제 위를 압박합니다. 그 상태로 또 몇방 찍습니다... 그리고 촬영은 마쳤습니다... 위장 조영촬영은 대략 이런 식으로 진행 됩니다... 앞으로 위장 조영촬영 하실 분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그 다음에 좀 특별히 자기계발비 털어서 추가로 진행한 검사는 요추 CT입니다. 이 검사는 허리쪽 척추가 좀 굽어있는것 같아서 그냥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자기계발비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판단되어 평소에 검사를 받을 엄두가 잘 안나는 그런 검사를 해보기로 한 것입니다.


요추 CT는 아래 사진과 같은 장비로 검사가 진행 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http://www.radiology-equipment.com/detail.CFM?LineItemID=1638>


이 장비는 외관상으로는 제가 받은 장비랑 동일한 장비인것 같습니다. 기계에 만세 자세로 누우면 침대가 앞뒤 상하로 움직입니다. 위치를 잡으면 저 둥근 부분에 뭔가가 빙빙빙 돌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또 침대가 움직입니다. 이 검사는 특별히 복잡하지 않고 이렇게 간단합니다. 검사를 받는 동안의 느낌은 스타게이트의 포털을 드나드는 듯한 그런 느낌입니다.


뭐 이렇게 검사를 다 하고 스케일링도 받고 건강검진을 잘 마쳤습니다. 그리고 전날 저녁8시 이후로 쫄쫄 굶었기 때문에 수고했다고 죽도 줍니다...



죽 맛은 인스턴트 죽 맛입니다.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3년 전에 지방간이 조금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번 건강검진을 통해서 약간의 지방간이 있다는 얘기를 들음으로써 지난 6개월동안 체중감량의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지방간이 조금 있고, 최적 체중을 위해서는 약 8키로를 더 빼야 한다는군요... 복부비만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네요...


이렇게 건강검진 경험기를 올려봅니다... 건강검진 받을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유용한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Danso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