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 두달 반에 가까운 시간동안 5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The Martian, Ender's Game, Hunger Games,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새의 선물 이렇게 5권. 평소에도 독서를 많이 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그렇게 감탄할 만큼의 독서량은 아니겠지만 30년 조금 넘게 살면서 이렇게 밀도 있게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인것 같습니다. 어렷을 때부터 저는 책하고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경험을 통해서든지 깨달음만 얻을 수 있다면 된다는 신념으로 밖에 나가서 놀기 좋아하고, 오락기로 오락을 즐기고, TV를 보는 것을 책보다 더 좋아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엄밀히는 아니겠지만 약간의 난독증에 시달렸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저는 난독증이라고 하면 네발가락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영화에서 주인공 중에 하나인 각그랜져가 학창 시절에 선생에게 지목 당해서 일어나서 국어책에 있는 시 한편을 읽는 장면이 나오는데 책에서 글씨가 막 날라다닙니다.



난독증을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면 한국어로는 주로 문자를 읽는데 어려움이 있는 증세에 초점을 맞추어 한 글자씩은 읽을 수 있지만 여러 글자를 결합하여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난독증, 위키피디아). 우리나라에서는 아마 위에 나온 영화의 한 정면에 묘사된 장면과 같은 증상을 주로 난독증이라고 하나 봅니다.


하지만 저는 저런 경우는 아니고요, 책은 충분히 잘 읽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는 책을 읽을 때 글자들은 잘 읽지만 머리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랬습니다. 과학동아, 소년과학, 뉴튼, 마이컴과 같이 관심이 있어서 자발적으로 잡지를 읽을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으나 유독 할 수 없이 읽어야 하는 책을 읽어야 할 때에는 읽으면서 딴 생각을 해서 내용을 거의 알 수 없었습니다. 방학 때마다 필독 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써야 할 때에는 책을 다 읽고도 인상적이었던 부분도 없고 줄거리를 전혀 알 수 없어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상태가 이러니 책에 도무지 재미를 느낄 수 없었겠죠. 그래서 글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수능 모의고사도 고등학교 3년 동안 언어영역이 100점을 넘은 적이 딱 한번 밖에 없었고 실제 수능에서는 언어영역이 80점대를 기록하면서 언어영역에서만 깎아먹은 점수가 전체에서 깎아 먹은 점수의 75% 정도를 차지할 정도였습니다(참고로 언어영역은 120점 만점 이었습니다). 그리고 토익, 토플 시험을 봐도 늘 Reading 부분 점수는 아무리 공부해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정도였습니다.


위키피디아에서 난독증이 한국어로는 증상이 여러가지가 있다고 하면서도 글씨를 잘 읽지 못하는 증상에 초점에 맞추어 설명한 반면 영어로는 조금 더 다양한 증상이 설명 되고 있습니다(Dyslexia, Wikipedia). 그렇다고 해서 제가 책을 읽으면서 겪었던 문제가 그대로 나와 있지는 않지만,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와 난독증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제가 ADHD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아니지만(제가 제 학창시절에 겪은 독서의 장애를 약간의 난독증으로 의심하는것 처럼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도 약간 있는 것으로 의심이 가기도 하지만), 주의력 결핍으로 인해 책을 읽으면서 딴 생각을 했을 수도 있었겠구나 생각한다면 난독증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난독증에 시달렸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어도 집중하지 못하고 내용 파악을 못하는 증상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제 의지로 읽고 싶은 책을 부담없이 읽기 시작하면서 점점 좋아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1~2년)에 들어서야 정말 많이 개선 된것 같습니다. 아마도 지금 다시 언어영역 시험을 본다면 100점 정도는 넘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안타까운것은 글을 읽을 때 겪었던 어려움을 사실은 어려서부터 많이 토로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냥 넌 이과 생이고 어렸을 때 미국에서 자라서 그럴거라는 추측과, 좀 집중해서 글을 읽고 책을 많이 읽으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을 뿐입니다.


여전히 책 읽는 속도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느리고 어려운 글을 읽을 때는 여전히 좀 딴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책을 좀 읽기 시작하면서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것을 보면 역시 그 방법 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자식 교육에 대해서 써보자면... 아직 애는 없지만, 만약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살게 된다면 꼭 책 읽는 집안 분위기를 만들어서 애들이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애들이 읽는 책 같이 읽고 내용에 대해서 토론하면서 애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계속 가깝게 지내면서 좋은 아빠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해 보지만... 결혼은 언제 어떻게...

Posted by Dansoo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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